사계 외 1편

[신작시]

 

 

사계

 

 

차원선

 

 

 

    죽었다는 꿈을 꾸었다

 

    탐욕스러운 오렌지가 마른들에 나타나 춤을 추었다

 

    아파도 좋으니
    피를 흘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기이하구나
    함부로
    살아 있는 아픔에 대하여 빌었다

 

    아픔은 즐거워지리라

 

    여름이면 우리는
    싸우지 않고 멀어질 수 있다

 

    이 피부를 뚫고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닌 어떤 빛을 먹고
    멀어질 수 있다

 

    무언가 열린 것들이 깔려 있을 것이고
    어린 천재의

 

    손에는
    노래의 음계가

 

    강강술래, 강강술래

 

    죽은 아들은
    오렌지에 칼을 꽂아 상자에 던져 넣는다

 

    누군가는 낫질을 하러 나가
    한참을 서 있을 것이다
    서 있는 당신을 한참을 보고 서 있을 것이다

 

    맞아 죽는

 

    무료한
    오렌지들이 여러 개

 

    겨울을
    기억할 것이다
    표정보다 긴 뒷모습으로

 

    깨지기 쉬운 기억

 

    석양이 오래도록 지지 않는다

 

    이 열매는 누군가의 배를 부르게 하고

 

 

 

 

 

 

 

 

 

 

도마 위의 신문

 

 

 

 

    미닫이문은 열릴 때도 닫힐 때도 같은 소리를 내 샤워를 하고 나오면 안에 있을 네가 밖에 있기도 하고 밖에 있을 네가 일어나지 않으면
    나는 그날의 얼굴을 씻기고 손질해 그날 소식은 주방에 걸린 채로

 

    너의 이불 맡에는 선보다 틈새가 많은 손
    있지 않은 후손의 미래가 들리고

 

    차마 자르지 못한 손

 

    감싸 쥐면
    지문들 사이로 설익은 종잇조각이 떠올라 여전히 일어나기 싫은 너는 커튼을 치고

 

    우리 식사를 할 수 없을까
    네가 그랬잖아 나는 모래 섞인 거품을 걷고 익어버린 팔목을 흐르는 물에 닦는다

 

    씻으면 안 돼 네가 말했지 이미 지난 날짜의 신문들을 냉장고에서 골라 차례로 쓰레기봉투에 담으며
    잊으면 안 돼 나는 지나간 말들을 하고
    살아 돌아온 글에는 사람이 없어 너는 다시 이불을 재촉해 표정을 지우고

 

    나는 조리된 요리를 태운다 기름 묻은 손을 내밀면 너는 심장 안을 돌다 발을 구르며 쏟아진다
    먹어도 죽지 않는 말
    도마 위에 버린 아가미

 

    하수구에 모인 눈, 칼끝에 걸린
    탯줄

 

    매일 아침 소용없는 이야기가 네 얼굴을 덮어 매일 아침 처음 보는 속눈썹들을 떼어내 끓는 물에 넣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 들어가 나를 보는
    너를 도마 위에 놓고

 

 

 

 

 

 

 

 

 

 

차원선
작가소개 / 차원선

문학 플랫폼 〈던전〉에 웹 시집 『미신을 만드는 사람들』 발표. 2021년 《한국경제》 신춘문예 당선.

 

   《문장웹진 2021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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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분께 미안하지만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네요. 횡설수설 어렵게 쓰면 읽는이의 공감을 얻기가 힘들지 않을까요.

소실

현재 문창과에서 시를 배우고 있는 학생입니다. 시에 대해 바쁜하루님과 같은 의견을 내시는 분들을 뵌 적이 많아 언젠가 꼭 이와 관련해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소통이란 게 뭘까? 사전을 찾아보니 ‘막히지 않고 서로 통함’이라고 나와 있다. ‘서로’라는 말에서 짐작이 가듯 소통은 결국 둘 사이의 문제다. 나와 너, 이쪽과 저쪽의 문제라는 말이다. (…) 너와 내가 소통이 안 된다고 다른 누구와도 소통이 안 될 것처럼 과장하는 것, 그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아닐까. 너는 나 아닌 다른 누군가와 소통할 수도 있으며, 나 역시 너 아닌 다른 누군가와 잘 통할 수도 있다. 모두와 소통하려는 것은 모두가 내 말을 알아듣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