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기린 큐레이션〉 6월 (문학동인 – 소설 편)

[느린 기린 큐레이션]

 

 

〈느린 기린 큐레이션〉 2021년 6월(문학 동인 – 소설편)

 

 

조시현, 조온윤

 

 

 

 

 

 

    안녕하세요, 유월의 〈느린 기린 큐레이션〉입니다! 지난달에 예고해 드린 것처럼, 이번 〈느린 기린 큐레이션〉에서는 뜻이 맞는 작가들이 의기투합하여 활동하는 창작 집단인 ‘문학 동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동인으로는 당대에 이름을 날리던 작가들이 몸담았던 ‘구인회’를 비롯해 박용철과 김영랑을 필두로 순수시를 지향했던 ‘시문학파’와 ‘청록파’, 동명의 동인지를 창간한 ‘백조’ 등이 있을 것 같아요. 이들 동인은 글을 쓰는 일이 여간 녹록치 않았던 시대에 서로 연대하고 문학에 대한 열띤 담론을 주고받으며 우리 문학사에 큰 자취를 남겼죠. 동인이라는 공동체를 이루어 활약했던 작가들을 오로지 옛이야기 속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와 동시대를 살면서 문학 동인으로서의 활동을 넓혀 가는 젊은 작가들도 있죠. 공통점을 지닌 작가들이 함께 교류하면서 우정과 창작의 열의를 다지는 건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달에 저희가 소개해 드릴 문학 동인은 2010년대에 등단한 여섯 명의 젊은 소설가들로 구성된 문학 동인 ‘어’입니다.

 

요즘 소설가들의 유쾌한 문학 동인, ‘어’

 

문학 동인 ‘어’의 로고.

 

Q. ‘어’ 동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먼저 인터뷰 자리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들 동인에 대해 궁금해 하셨어요. 대체 동인이 뭐냐? 부터 시작해서 무슨 일을 하느냐까지, 특히 어분들이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니까 알고 싶어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오늘 한번 궁금증을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한 분씩 자기소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이원석(이하 원석) : 안녕하세요. 저는 이원석이라고 하고요. 소설을 쓰고 있어요. 2019년부터 작품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가나다 마켓〉이라고 어 동인의 영상 콘텐츠를 찍어 올리기는 했지만, 제가 동인 이름을 걸고 이렇게 공식적으로 활동을 하는 건 처음이에요. 누나들은 오늘 같이 오셨으니까 안 계신 분들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가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동인에서 가장 어립니다. 막내를 맡고 있습니다.
 
조진주(이하 진주) : 저는 2017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조진주라고 하고요. 저도 동인 이름으로 단체 활동을 와본 것은 처음이에요. 원래는 제가 막내를 맡고 있었는데 이원석 작가가 합류하면서 막내 자리를 양보하게 되었습니다.
 
최유안(이하 유안) :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 동아일보 중편소설로 등단한 최유안입니다. 일단 창작 동인 ‘어’를 여러분께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첫째 라인에 위치하고 있어요. 멤버들이 첫째 라인에 많이 포진되어 있는데, 그중에 혼자 여자네요.

 

인터뷰에 참여해 준 문학 동인 어의 멤버들. 왼쪽부터 조진주, 최유안, 이원석 소설가.

 

Q.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어떻게 동인으로 모이게 되었는지, 처음에 어떻게 동인을 결성하게 되었는지 그 얘기를 먼저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A. 원석 : 원래 처음에는 누나들이랑 안준원 작가, 그리고 이현석 작가 이렇게 네 분이서 같이 활동을 하시다가 저랑 임국영 작가가 뒤늦게 합류를 하게 됐습니다. 네 분이서 활동을 얼마나 하셨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는데 저는 들어간 지 이제 일 년 좀 안 되었어요.
 
유안 : 네, 사실 저희 네 명이 먼저 시작했는데, 조진주 작가가 2017년 6월에 등단하고 이현석 작가가 같은 해 9월, 2018년 1월에 제가, 2018년 6월에 안준원 작가가 등단했어요. 그러다 어느 봄밤에, 어느 술자리에서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였는데, 내부가 너무 더워서 찬바람을 쐬러 나갔는데 이현석 작가가 앞에 있는 거예요. 그리고 때마침 조진주 작가도 밖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 그러면 이제 우리 등단했는데 뭐 하지?’ 그런 얘기들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이현석 작가가 ‘이런 거(동인) 한번 해보면 재밌지 않겠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게 시작이었고, 그 자리에 안준원 작가는 없었는데 저희가 아주 자연스럽게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으로 초대했어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준원이가 ‘어, 알았어.’ 이렇게 대답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진주 : 그렇게 네 명이 활동을 이어 가다가 어느 술자리에서 임국영 작가를 만나게 되었어요. (임국영 작가와) 이야기하다 보니까 대화도 잘 통하고 재미있는 거예요. 그 뒤로도 몇 번 술자리를 가지고 점점 친해지다가 같이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다음에 임국영 작가가 이원석 작가를 데리고 와서 함께 어울리다가 여섯 명의 모임이 되었지요.

 

Q. 오늘 인터뷰에 참여하시지 못한 다른 멤버분들도 소개해 주세요.

A. 진주 : 지금 여기 못 오신 분들은 안준원 작가, 이현석 작가, 임국영 작가인데요. 안준원 작가는 2018년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을 했고요. 이 친구가 되게 능력이 많아서 소설뿐만이 아니라 연극, 뮤지컬 분야에서도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극본 쓰고 여러 가지 연출적인 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현석 작가는 2017년도 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을 했고요. 얼마 전에 첫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가 출간돼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임국영 작가는 2017년도에 창비 소설신인상으로 등단했고,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유튜브 채널 〈문장입니다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또 얼마 전에 첫 소설집이 나왔죠.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저희 동인의 비타민이자 마스코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원석 : 최근에 임국영 작가님께서 취직하셨는데요. 저랑 같이 면접을 보러 갔다가 저는 떨어지고 임국영 작가님은 취직이 되셨는데, 그래도 곧 평일에 다시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바라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는 어 동인의 모습.

 

Q. 동인 이름이 ‘어’인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왜 하필 ‘어’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A. 진주 : 원래 처음에 모였을 때 지었던 이름은 ‘어등이어’였거든요. 어등이어라고 하면 사자성어 같은데, 사실 그게 아니라 ‘어떻게 등단은 했는데 이제 어떡하지?’의 줄임말로 막막함을 표현한 이름이었어요. 그런데 1년 2년 지나니까 조금 애매해지기도 했고, 두 명이 더 들어오면서 새로 이름을 바꿔 보자,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요. 어등이어에서 ‘어’ 자를 하나 떼서 갖고 오면서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했죠. 말을 뜻하는 어(語), ‘어? 이거.’ 할 때의 어. 저희의 정확한 뜻이 뭔가요?
 
유안 : 이름을 짓던 그날, 다른 동인들이 아이디어를 막 내고 있었을 때였어요. 저랑 조진주 작가랑 따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애들이 저희를 불러서 ‘괜찮냐고? 어? 어!’ 이런 이야기를 장난처럼 주고받다가 그럼 ‘어!’라고 할까? 이렇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중의적인 의미들을 마구 부여했죠.

 

Q. 조금 더 본격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동인 취재를 한다고 했을 때 동인의 의미 자체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어 동인분들이 생각하시는 동인이라는 집단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라는 이름으로 모이신 취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유안 : 저희는 이를테면 21세기형 하이브리드(Hybrid) 동인 활동을 합니다. 재미있어 보이는 건 무엇이든지 하고요. 순문학 동인이라고 하면 아마 창조, 폐허, 백조 이런 거 생각하실 거 같아요. 얼마 전에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라는 전시를 봤어요. 거기 갔더니 구인회가 시와 소설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게 해두었더라고요. 이상이 카페를 차리고 거기에 시인 작가들이 함께 모여서 이런저런 동인 활동을 했던 그 경과가 나와 있었어요. 그걸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때는 아마도 동인 활동을 하는 것, 동인지를 만드는 일이 결정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희도 순문학에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희 모두 작가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창작을 도모하는 차원의 활동을 하고, 또 합평을 하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강제적으로 모일 수가 있으니 그때 만나서 색다른 아이디어를 공유합니다.
 
원석 : 뭔가를 모여서 하자는 거창한 계획 같은 게 저희 사이에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기본적으로 무엇을 하자는 지향점보다는 무엇은 하지 말자는 지양(止揚)점을 세우는 쪽에 좀 더 가까운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옆에 있으면 든든하고, 지켜야 할 선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그런 모임이 좀 더 동인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기본적으로 합평 모임을 한 달에 한 번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렇게 작품 읽고 의견을 주고받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아요. 서로의 작품을 읽고 피드백을 하는 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할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떠신지 여쭤 보고 싶었어요.

A. 진주 : 합평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도움이 많이 되는 편이거든요.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고 가져간 작품에서 지적을 받으면 그때 ‘아, 이게 아니구나.’라는 걸 알게 되어서 다시 생각하고 고쳐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아니라는 걸 적절하게 말해 주는 집단이어서, 또 워낙 긴 시간 동안 서로 작품을 많이 봐왔고 서로에 대해서 알고 있다 보니까 어느 선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이 사람에게 도움이 될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점에서 좀 더 자유롭게 각자의 작품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고 서로를 보며 자극도 많이 받는 거 같아요. 나태해지거나 ‘발 좀 빼볼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옆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친구들을 보면 나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도 받고요. 그리고 또 다들 워낙 열심히 해요. 그러다 보니 저도 같이 열심히 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도움이 많이 되어요.

 

Q. 한 달에 한 번씩 이렇게 작품을 쓰고 합평을 진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매달 합평에 작품을 내는 분도 있으신가요?

A. 유안 : 저요. 나 이번 달 빼고는 다 내지 않았어?
 
진주 : 저도 거의 매달 냈어요. 올해부터는 소설집 정리하고 있어서 (합평을)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은데, 그래도 거의 매달 낸 편이에요. 인원수가 많아지다 보니까 번갈아 낼 때도 있고요. 근데 매번 새 소설을 내는 건 아니고 기존 작품을 고쳐서 오더라도 많이 봐주는 거 같아요.
 
유안 : (합평할 때마다) 보통 서너 작품은 꼭 있는 거 같아요. 이왕이면 한 명이라도 빠지지 않고요. 서로 어떤 종류의 영향이든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원석 : 작품 성향들도 다른데, 그래서 저는 약간 흡수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장점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기본적으로는 이 사람의 작품을 통해서 이 사람이 잘하는 걸 발견하면 내 걸로 만들고 싶은 욕심 같은 게 생기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자극을 되게 많이 받고, 특히 안준원 작가님이 합평을 정말 잘해 주세요. 작품의 호불호를 떠나서, 크게 애정을 갖고 동인 멤버들의 글을 읽는다는 게 느껴질 때가 되게 많아서 최고의 ‘합평러’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Q. 지난 문학주간 때 문학 예능 〈가나다 마켓〉도 촬영하시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하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고 계시는데요, 작품 창작과 합평 외에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여쭤 보고 싶어요.

A. 진주 : 그런데 저희가 처음부터 엄청나게 큰 계획을 잡고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주로 얘기를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정말 계속 얘기를 해요. 합평을 두 시간 해도 얘기를 여섯 시간 넘게.
 
유안 : 여섯 시간이 뭐야. 날을 새지. 진짜 새벽 여섯 시에 끝나는 거 같아요.
 
진주 : 밤새워서 얘기를 하죠. 이렇게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서로에 대해 아이디어를 주고받게 되는 것 같아요. 〈가나다 마켓〉 같은 경우도 그렇게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고요.
 
유안 : 아이디어는 백 개도 넘게 나온 것 같아요.
 
원석 : 기본적으로는 뭔가를 실행하는 것보다는 그걸 계획하는 걸 좀 더 재미있어하는 쪽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진주 : 이제 앞으로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야겠죠.
 
유안 : 아이디어가 되게 많은데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도 되게 많아요. ‘불광천 매대’?
 
진주 : ‘불광천 도서전’이라고, 저희가 소설집이 많이 나왔잖아요. 그래서 그걸 사람들한테 직접 찾아가서 파는 계획이나 방문판매 이런 걸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문학 동인 어와 봉기 스튜디오가 2020년 문학 주간에 선보인 문학 예능 〈가나다 마켓〉 포스터.

 

Q. 말씀해 주신 방문판매 콘텐츠로 촬영하셔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주로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방금 말씀을 해주셨는데, 어 동인분들의 최근의 관심사가 궁금해서 여쭤 보고 싶어요.

A. 진주 :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문학 얘기를 많이 하고, 저희가 이번에 소설집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그 소설집에 관해서 얘기를 많이 해요. 소설집에 관해 얘기할 때도, 나름대로 표지는 이게 어떨까, 제목은 어떨까, 이런 다양한 의견을 나눕니다.
 
유안 : 출판계약서. 계약서 같은 것도 뭘 봐야 할지 모를 때 형식적인 내용 같은 걸 같이 봐주기도 하고요.
 
진주 : 그리고 요새는 이원석 작가의 삼행시가 요즘 물이 올라서.
 
유안 : 맞아요. 공통의 관심사, 이원석의 삼행시.
 
진주 : 요즘 가장 핫(hot)합니다.
 
유안 : 뭐든지 삼행시가 돼요. 이원석 작가의 입을 나오면 뭐든지 삼행시가 돼요.
 
원석 :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을.
 
유안 : 제주에 친구가 살고 있어서 놀러 갔는데 그때 카카오톡으로 삼행시 배틀이 붙은 거예요. 전 친구랑 놀아야 하는데 삼행시 배틀이 새벽까지 이어졌어요. 그러니까 친구가 ‘너 나랑 놀러왔냐, 삼행시 배틀하러 왔냐’고 그렇게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정말 빛나는 삼행시를 보여주었습니다.

 

Q. 저도 어떤 삼행시인지 궁금하네요. 다음은 동인 활동을 굉장히 오래 함께해 오신 것 같아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서로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A. 유안 : 어, 사실 조진주 작가나 안준원 작가는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어서 다 잊어버렸어요. 이현석 작가도 굉장히 오래돼서, (알고 지낸 지) 수년째여서 기억이 잘 안 나고요. 안준원 작가는 이 질문을 받고 기억을 떠올려 보자니, 엄청 술에 취해 〈하여가〉를 불렀던 기억이…….
 
진주 :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술자리에서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노래를 해보겠습니다.’ 하면서 갑자기 〈하여가〉를 부르는 거예요.
 
원석 : 술만 마신 거 맞죠?
 
유안 : 그랬던 기억이 있고요. 조진주 작가랑은 진짜 어느샌가 되게 친해져서 우정도 나누고 충고도 듣고 그런 사이가 되었어요. 저랑 좀 반대 성향을 갖고 있어서 제가 배우는 것도 많고 되게 단단한 친구예요. 이현석 작가의 첫인상은 새벽까지 아주 센 고량주를 원샷 하던, 그래서 ‘패기가 대단한 사람이군.’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다들 그렇게 슬그머니 탄탄히 우정을 쌓아 온 느낌이고요. 그리고 임국영 작가는 2018년에 그때가 11월인데, 어느 뒤풀이 자리에서 제 앞을 이렇게 쓱, 옆모습이 진짜 멋진 사람이 지나가는 거예요.
 
원석 : (웃음)
 
유안 : 아, 비웃었어! 근데 그분을 보면서 저랑 조진주 작가랑 ‘야, 볼셰비키다, 볼셰비키.’ 그랬어요. 임국영 작가의 등단작이 「볼셰비키가 왔다」거든요. 그러고 있는데 안준원 작가랑 이현석 작가가 이렇게 오더니 ‘야, 볼셰비키 봤냐’고. 그게 처음이었어요. 그날은 뭔가 되게 멋져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말도 못 걸었어요. (임국영 작가의) 첫인상은 그랬고, 그리고 원석이는 아까 말씀드렸지만, 너무 자연스럽게 저희랑 어울리고 있어서 첫인상이 없어요.
 
원석 : ‘없는 사람’. (일동 박수)
 
유안 : 여기서 등단작 홍보를? 다들 이렇게 슬그머니 제 인생 안에 들어와 있었던 거 같아요.
 
원석 : 저는 처음 뵀을 때는 네 분이 각자 하시는 일들도 직업도 있고 소설도 활발하게 발표하시잖아요. 그래서 멋있다는 느낌이었어요. 문학판의 ‘팬시차일드’ 같은 느낌으로, 제일 영(young)하고 핫(hot)한 크루 같은 느낌이었는데 거기에 갑자기 임국영 작가가 들어간다고 하는 거예요. 뭔가 따개비가 붙은 느낌으로. 그래서 어, 그럼 나도 해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반대로 국영이 형이 보기에는 아마 제가 따개비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그런 느낌이긴 해요. 국영이 형 첫인상은 따개비.
 
유안 : 아, 어떡해.

 

〈가나다 마켓〉 스틸컷. 어 동인의 여섯 작가의 유쾌함과 뚜렷한 개성이 드러나는 소개 장면이다.

 

Q.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지난 5월에 이현석 작가께서 〈문장 웹진〉에 발표하시면서 어 동인에 소속된 작가 여섯 분이 모두 〈문장 웹진〉에 발표한 이력을 가지게 되셨어요. 아마 이게 동인 멤버들이 작품 활동을 시작하신 뒤로 꾸준히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 같은데요, 모든 멤버가 이렇게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진주 : 아까도 이야기했다시피 합평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청탁이 들어오지 않아도 어차피 (합평으로) 낼 데가 있으니까 쉬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 거고요. 내가 쓰면 봐줄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계속 뭔가를 쓰다 보니 일도 생기고, 어디 낼 수도 있고, 그런 거 같아요.
 
유안 : 네, 서로 북돋아주고 경쟁도 하면서요. 그러면서 자기 세계는 또 잃지 않으면서 그렇게 소설 내부와 소설 바깥의 것들을 계속 봐주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해요. (내 작품을) 봐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을 느끼게 되잖아요. 곧 있으면 책들도 발간되고 각자의 세계를 또 다져 가야 할 텐데, 그때마다 잘 걸어오라고 서로 격려해 줬으면 좋겠어요.

 

Q. 뭉클해졌어요. 같이 가는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척 든든할 것 같아요. 함께 지내시면서 한 번도 다투신 적은 없나요?

A. 유안 : 있죠, 있죠, (함께 지낸 지) 10년인데. 저희가 지금 시기는 각자 첫 책이 나오니까, 책이 나오는 시기에는 모두가 힘을 다해서 정진해야 하는, 이를테면 ‘격려기’잖아요. 그래서 서로들 조심하고 있는 거 같기는 해요. 사실 예전에도 면전에 대고 싸운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대화하다 보면 기분이 나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그냥 아주 오래된 연인처럼 풀려버려요. 왜냐하면 각자의 사고방식이라든지, 행동 양상이라든지, 이런 거를 다 알고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Q. 굉장히 돈독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동인 모임은 어디서 가지나요? 작업실처럼 동인분들이 따로 모이는 공간이 있나요?

A. 진주 : 원래 네 명일 때는 장소를 빌렸는데, 멤버가 많아지고 이사도 하면서 각자의 집에서 모여요. 최근에는 5인 이상 집합 제한이 되면서 화상회의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유안 : 각자 카메라로 화상회의를 할 때요, 합평은 한 세 시간하고 (그 뒤에는) 각자 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정말 오래, 한 여섯 시간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렇게 하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좀 완화되니까 국영이 집에서 세 명, 현석이 집에서 두세 명, 뭐 이런 식으로 모여서 다시 화상회의로 만나고 해요.
 
원석 : 네, 합평을 쉬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유안 : 토요일? 보통 세 번째 토요일? 한 달 전에 미리 약속을 정해 놓고 그날은 각자 스케줄을 다 빼기로 하고 만나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만남이 제한된 이후 문학 동인 어는 주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모임을 하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임국영, 최유안, 이현석, 안준원, 이원석, 조진주 소설가의 모습.

 

Q. 주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게 참 좋아 보여요. 아까도 말씀해 주시기는 했는데, 이제 어 동인분들 모두 첫 소설집이 나오셨거나 곧 나오시잖아요. 먼저 정말 축하드립니다. 동인 소속 멤버가 책을 내면 되게 기쁘실 거 같아요. 그 사람과 거의 같은 마음으로 작품을 봐주셨을 테니까요. 이 자릴 빌려 소설집을 기다리고 계시는 독자분들을 위해 출간 일정이나 제목을 소개해 주셔도 감사할 것 같아요.

A. 유안 : 5월에 첫 소설집이 나왔습니다. 제목은 『보통 맛』이에요.
 
원석 : (책이) 진짜 예뻐요.
 
진주 : 저는 6월에 나올 예정이고요. 소설집 제목은 정해졌어요. ‘다시 나의 이름은’이라는 제목입니다. 출간 날짜는 6월 중순으로 예상합니다. 지금 열심히 교정을 보고 있어요.
 
원석 : 저는 아직 발간 계획은 없고요, 원고는 대충 모였는데, 제가 조금 더 욕심이 나면 (발간은) 조금 더 발표한 다음에.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고 출판사만 정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르면 내년 초에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에 출간된 어 동인 소속 작가들의 책. 이현석 소설가의 『다른 세계에서도』와 임국영 작가의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에 이어 인터뷰 당시에 미출간이었던 최유안 작가의 『보통 맛』도 지난 5월 14일 출간되었다.

 

Q. 내년 초에 예정대로 책이 출간되기를 바랍니다. 꼭 사서 볼게요. 저도 이원석 작가님을 비롯한 어 동인 작가님 작품들 모두 잘 읽고 있어서 다들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실 것 같아요. 혹시 어 동인에서 기획하고 있는 출간 기념 이벤트가 있을까요? 인스타그램에도 활발하게 올라오고, 임국영 작가님께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계시니까, 뭔가 관련된 이벤트가 있을지 여쭤 보고 싶어요.

A. 원석 : 그런데 뭔가 행사를 하려고 해도, 일단은 시국이 좀 안정이 된 후에 기획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까 말했던 ‘불광천 매대’ 같은 오프라인 행사는 그래야 할 것 같고, 온라인으로 리트윗(Retweet) 이벤트 정도는 가능할 것 같아요.
 
진주 : 저희끼리 낭독회를 언제 해보자, 이런 얘기들은 많이 나누고는 있는데.
 
유안 : 유튜브 채널로 ‘어튜브’가 만들어져 있어요. 아직 아무것도 올라와 있지 않은. 진짜 백 개의 아이디어.
 
원석 : 안 그래도 현석이 형 책이 나왔을 때 〈클럽하우스(Clubhouse)〉가 한창 유행할 때였어요. 그때 클럽하우스로 낭독회를 했는데 분명 각자 모일 수 있고 이런 부분에서 장점이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런데 낭독회는 현장에서 반응을 보는 것도 사실은 중요하잖아요. 어떤 문장을 읽을 때 이런 문장이 좋다거나 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고 있으면 힘이 나잖아요. 그런데 그런 쪽으로 봤을 때는 (클럽하우스가)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쉬웠던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진주 : 힘들더라고요. 아무도 못 보는 상황에서 나 혼자 읽고 나 혼자 얘기를 하다 보니까 제대로 얘기를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어쨌든 코로나 끝나면 오프라인으로 하는 행사도 해보고 싶어요. 첫 책을 내면 그런 활동들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유안 : 사실 어 동인 인스타그램도 지금 저희 활동하고 있는 걸 위주로, 소식을 전하는 것 위주로 쓰고 있는데, 다른 활동들도 올려 보고 싶어요.

 

Q. 작년 문학 주간에 올라왔던 영상들이 문학 주간이 끝난 뒤 내려갔잖아요. 그래서 지금 이 인터뷰를 읽으시는 분들이 〈가나다 마켓〉이 뭔지 잘 모르실 것 같기도 해요.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조금 소개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A. 원석 : 〈가나다 마켓〉은 저희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을 받은 문학 주간 ‘작가 스테이지’로 꾸민 프로그램이에요. 안준원 작가님이 ‘노잼에 빠진 한국 문학을 구하라.’는 카피 문구를 정하더니 그 뒤부터는 그 문구에 맞추어서 술술 연출하시더라고요. 정신을 차려 보니 제가 호스를 들고 화장실 앞에 서 있었습니다. 굉장히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tvN의 〈도레미 마켓〉을 패러디해서, 평균 나이 35.3세인 사람 여섯 명이 모여서 문학에 관련된 퀴즈 같은 걸 풀고, 맞춘 점수를 합산해서 상품을 획득하는 유형의 포맷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에요. 키포인트는 저희 작품도 퀴즈로 나왔는데, 다른 문제는 다들 신나서 막 풀다가 동인들 작품 나오면 아무도 맞추지 못하는…….
 
유안 : 진짜 아무도 못 맞췄어요.
 
원석 :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서로 작품 읽어 주고 그랬던 사람들이 동인 작품으로 문제가 나왔을 때는 한 문제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그런 걸 보는 재미였죠.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알지 못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유안 : 문제를 잘못 냈어!
 
원석 : 연출, 연출을 잘못했죠. 안준원 작가님이. 네, 그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Q. 올해 문학 주간에서도 어 동인을 볼 수 있을까요?

A. 유안 : 네, 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활동들을 계속하면서 저희도 재미있고 독자분들과 시청자분들도 재미있는, 되게 유쾌한 문학 관련 프로그램들을 계속해 봤으면 좋겠어요.

 

〈가나다 마켓〉 스틸컷. 문학 동인 어 작가들이 지닌 명랑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Q. 저도 재미있게 문학 텍스트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런 즐거운 활동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막 부담을 드리게 되는데요. 다음으로 조금 진중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어 동인을 봤을 때는 유쾌한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아요. 문학 예능을 만들었던 이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인 구성원들도 워낙 성격이 좋고 활발하다 보니까요. 하지만 작가 집단으로서의 깊고 진중한 면모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작품을 보면 드러나는 그런 면모가 있을 텐데, 어 동인분들이 문학에 있어 공통으로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유안 : 공통으로 지향하는 바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조금 개인적으로 답변을 드려 보자면, 어가 저를 조금 유쾌한 곳으로 데려가 주고 있다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삶이 사실은 그렇게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그래서 힘에 부칠 때도 많잖아요. 한 달에 한 번 동인 모임을 하러 가는데, 그때는 마음을 풀고 가게 돼요. 제가 지금 세종시에서 연구원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때만큼은 정말 회사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되고 제가 좋아하는 문학에 관한 이야기만 할 수 있으니까. 문학은 기본적으로 저희 여섯 명이 다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만큼 유쾌한 것이 없으니 그런 면에서 좋은 것 같아요. 생활인으로나 직장인으로서 웃을 일이 거의 없거든요. 저는 정책연구를 해서 사회정책을 연구하다 보면 정말 매일 험상궂은 표정으로 고민하게 되는데, 동인은 적어도 저를 유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원석 : 유쾌한 지향점도 분명히 존재해요. 사실은 모두가 같이 모여서 놀면 즐겁고 좋으니까 이렇게 모여서 놀고 있는 것도 있죠. 그런데 유쾌함은 저희가 가진 다양한 모습 가운데 하나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식으로든 진중해야 할 때, 혹은 말을 해야 할 때, 혹은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를 분명히 파악해야 할 필요도 있잖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렇게 아무데서나 유쾌하거나, 또 아무렇게 아무데서나 진중해지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그걸 지켜주는 선이 되어 주는 관계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동인에서) 굉장히 많이 배우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희의 유쾌함, 혹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진중한 모습은 타인, 구체적으로는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지 않게 만드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주 : 저도 이원석 작가, 최유안 작가와 같은 생각 하고 있는데, 저도 혼자 있으면 되게 끊임없이 가라앉는 스타일이어서, 옆에 유쾌한 사람들이 있으면 저도 유쾌한 에너지를 얻어 가게 되거든요. 그리고 그 에너지가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는 효과가 있어서 좋게 생각하고 있고요. 방금 이원석 작가가 말했듯이 제 말이나 글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누군가를 불쾌하게 할 수가 있잖아요. 그거를 피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혼자서는 힘들 수 있으니까 서로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지켜주면서 동시에 감시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서, 그게 동인 정체성의 중심이 되는 거 같아요.
 
유안 : 맞는 거 같아요. 늘 제가 잘하고 있는지 이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거 같아요. 여러 가지 시선이 여섯 개나 되니까. 저를 객관화시키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Q. 지금까지 많은 질문을 드렸는데 너무 잘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한 분 한 분 하고 계시는 활동이나 쓰시는 작품이 있으니 그런 부분도 더 얘기해 보면 좋을 텐데, 동인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서 이야기하게 되어서 한편으로는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저희가 어 동인분들을 소개해 드릴 수 있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어 동인, 그리고 작가님들 개개인으로 하시는 활동들 잘 되시길, 또 재밌는 활동 많이 보여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유안 : 작가라는 것이 혼자 쓰는 직업이기는 해요. 그렇기는 하지만, 아까 하고 싶었던 얘기 중에 못 했던 게, 저는 소설을 쓸 때 저를 계속 객관화시키는 작업을 하거든요. 그걸 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아서 동인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고, 함께 가는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가끔은 좀 뭉클해지기도 해요. 또 이렇게 즐거운 활동을 하면서 계속 앞으로 함께 가자고 다그쳐도 주고, 채찍질도 해주고, 당근도 주고, 위로도 해주고, 그런 점이 좋은 거 같아요. 그렇게 계속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동인들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고 계시는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 또 글을 쓰고 있는 동인들, 다른 동료들하고도 저희는 계속 같이 가고 있을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진주 : 처음에 등단하고 되게 막막했거든요. 어떻게 이 활동을 이어 나가야 할지,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로 딱 떨어진 기분이었는데 다행히 옆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잘 버텨 온 것 같아요. 그래서 꼭 동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주변에 글을 같이 쓰는 친구나 문우들이 있다면 서로서로 같이 의견을 공유하고 기쁨도 나누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혼자서 너무 안고 있으려 하지 말고, 다 같이 공유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요.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더라고요. 동인 활동이 어떤 건지. 그동안 충분한 답변을 드리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얘기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원석 : 저는, 저에 대한 정체성 혹은 객관화 같은 게 사실은 쉬지 않고 하는 일이잖아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고 반추하는 것을 거의 매일 하는 편인데, 생각해 보니까 내가 속해 있는 어떤 집단에 대한 정체화, 그런 것을 해본 적이 많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특히 어떤 동인에 관한 질문을 이렇게 우수수 받으면서 생각이 많아지게 됐고,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 파악하거나 생각해 볼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저희는 앞으로도 각자의 작품이 있고 함께하는 활동들이 있겠지만, 저희가 쓰고 싶은 거 쓰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나아갈 거 같은데, 거기에 이 인터뷰를 읽어 주시는 많은 분들께서 함께 따라와 주신다면 기쁜 마음으로 동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문학 동인 어의 이원석, 조진주, 최유안 소설가를 만나 보았습니다. 돈독한 작가님들의 우정을 보면서 저도 지금 제 주변에서 힘을 주고 있는 친구들을 돌아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어 동인의 작가님들처럼 저 또한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가 되어 주어야겠죠. 다른 분들도 이번 어 동인과의 이야기에서 위안도 얻고 창작에 대한 힌트도 얻으셨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혼자서만 창작 활동을 해오셨다면 가까운 친구에게 한번 자신의 독자가 되어 줄 수 있느냐고 물으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봐도 좋겠습니다. 물론 조진주 작가님께서 말씀하셨던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요! 좋은 이야기를 전해 주신 세 분 소설가께 다시금 감사드리며, 느리미와 기리니는 여기서 인사드리고 다음 달에 또 다른 동인과의 만남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다들 즐겁고 평화로운 유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

 

 

 

 

 

 

 

 

 

 

 

조시현

작가소개 / 조시현

2018년 실천문학 소설부문 신인상
2019년 현대시 상반기 신인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조온윤

작가소개 / 조온윤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문장웹진 202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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