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ㅎㅈㅎ 안해서 좋네(feat: 홍지호) 외 1편

[신작시]

 

 

여기는 ㅎㅈㅎ 안해서 좋네(feat: 홍지호)

 

 

김누누

 

 

 

    홍지호는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1990년에 태어났으며 생일은 아래에 홍지호 시인 본인이 직접 쓸 것이다.

 

    홍진호는 대한민국의 전 프로게이머, 현 프로 포커플레이어다.
    1982년 10월 31일에 태어났다.

 

    홍지호는 카페에서 시를 쓴다. 그는 항상 음악을 듣는다. 취미로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힙합’ 같은 단어도 시어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따라서 나는 그가 ‘힙합’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지금부터 ‘힙합’을 열 번 쓸 것이다.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홍지호 시인의 얘기를 들어 보자.

 

    이제 그는 더 이상 카페에서 시를 쓰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시인이 아니다. 음악을 듣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으니.

 

    그는 이곳에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힙합 힙합이라고 써보았다. 써보았으나 자유롭지 않다. 생각보다 자유롭지 않다. 어디서든 자유롭지 않다.

 

    세계가 있는 세계에서는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도 세계를 벗어난 사람도 세계에서 자유롭지 않다. 세계가 있는 것을 아는 사람. 2의 대명사가 된 사람은

 

    2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2 역시 자유를 상실했으며. 이름 짓는 권세를 갖은 사람들의 호명에 갇혀버렸네

 

    이름 짓는 권세를 갖은 자들은 묶여버렸네 이름과 호명에 묻혀버렸네.

 

    우리는 연관이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갇혀버렸다. 연관이 없다고 말하는 순간에 묻혔습니다.

 

    생일은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진술하는 순간 노출되었습니다.

 

    생일에. 생일은 없어요. 생일을 없애기로 했어요, 라고 말해도. 생일이라는 세계에.

 

    홍진호는 프로게이머 시절 준우승을 많이 해서 콩진호라 불리는데 이는 홍진호의 홍에서 따온 말이다. 그러니까 홍진호는 그 자체로 준우승의 상징이라 볼 수 있다. 때문에 홍진호는 2라는 숫자와 연관이 많다.

 

    홍지호와 홍진호를 가나다순으로 놓으면 홍지호가 먼저 그다음에 홍진호가 온다.
    이는 홍진호의 이름 두 번째 글자인 ‘진’에 있는 자음 받침 ‘ㄴ’ 때문인데 ‘ㄴ’은 ‘ㄱ’ 다음에 오는 한글 자음의 두 번째 글자이다.

 

    사실 홍지호와 홍진호는 아무 연관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 이 두 사람을 하나로 합쳐 홍지(ㄴ)호라고 부를 것이다.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 시를 쓰기 시작했고 시를 쓰기 위해 일면식도 없는 홍지호 시인에게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었다.

 

    구글 검색에 따르면 홍지호 시인의 첫 시집 제목은 『사람이 기도를 울게 하는 순서』라고 한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홍진호 선수는 2019년 10월 APT 대만 메인 이벤트에서 2등을 차지했다고 한다.

 

 

 

 

 

 

 

 

 

 

말하는 강아지 낑깡

 

 

 

 

    2/4분기 명경지수 아파트 입주민 회의에는 열두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강아지가 참여했다
    주민 회의에 강아지를 데려오면 어떡하냐 반발하자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아지도 회의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저 또한 명경지수 아파트 입주민이에요.

 

    낑깡의 말을 들은 입주민 중 한 사람이 말했다

 

    강아지야 회의는 인간의 말로 진행되는데 전부 이해할 수 있겠니?

 

    그러자 낑깡이 대답했다

 

    제가 강아지 나이로 올해 세 살입니다. 이를 인간 나이로 따져 보면 대략 스물여덟 살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물여덟 살 청년에게 초면에 반말을 하시는 건 예의에 어긋나지 않나요?

 

    말을 건넸던 입주민은 연신 헛기침을 하다 이내 호칭을 강아지 군으로 바꿨다

 

    강아지 군.

 

    낑깡입니다.

 

    낑깡 군.

 

    네.

 

    그럼 오늘 인간의 언어로 모두 진행될 회의 내용을 낑깡 군이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여겨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럼 낑깡 군도 함께 회의에 참여하는 걸로 합시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

 

    낑깡의 반려 인간은 낑깡이 자신의 말을 대충 이해하는 것을 보고 자신은 강아지 언어를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낑깡은 대충이라도 이해하는 걸 보면 자신이 강아지 말을 익히는 것보다 낑깡에게 인간의 말을 가르쳐주는 것이 더 수월하겠다 하는 판단을 내리고 낑깡에게 인간의 말을 가르쳐주었다

 

    낑깡이 처음부터 인간의 말을 잘한 것은 아니다 낑깡은 물음표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해 물음표가 있는 문장을 읽을 때마다 반려 인간의 손을 깨물곤 했다

 

    낑깡이 처음으로 무언가를 읽지 않고 스스로 생각해서 말한 인간의 말은
    주인님아
    였다
    낑깡은 반려 인간이 스스로를 주인님이라 칭해서 그의 이름이 주인님인 줄 알았다
    낑깡의 반려 인간은 낑깡이 낑깡과 자신을 주종관계라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래된 과거는 이제 지나고 낑깡은 이제 능숙하게 인간의 말을 한다

 

    회상 끝

 

    회의에 참여한 입주민들 모두 이에 동의했다 사람 열두 명과 강아지 한 마리가 참석한 2/4분기 명경지수 아파트 입주민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는 명경지수 아파트의 재건축 확정 소식이 들려온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입주민 회의였다

 

    따라서 그날 회의는 명경지수 아파트의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낑깡 군은 명경지수 아파트의 재건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요?

 

    입주민 중 한 사람이 물었다

 

    멍!

 

    낑깡이 답했다

 

 

 

 

 

 

 

 

 

 

김누누
작가소개 / 김누누

학은
거리다
사이트로
출하자

 

   《문장웹진 2021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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