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도서출간파티 외 1편

[창작시]

 

 

추모 도서 출간 파티

 

 

김승일

 

 

 

    조금 유명했던 사람이 마흔둘에 죽어서 그를 알던 사람들이 안타까워하였다 그를 모르던 사람들도 그가 마흔둘에 죽었다는 소식을 어디선가 듣고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 하였다 그 사람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주도하여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글을 여러 사람에게 받아 추모 도서를 냈다 그 책의 출간 파티가 있었다 그가 죽었을 시기에 한국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상점이 저녁 10시까지만 열었고 5인 이상 집합 제한이었고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이 5명이 넘어서 5인 이상 모이긴 했지만 테이블을 구분하여 떨어져 앉았고 평균 맥주 2잔씩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들 갔으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출간 파티가 열리면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갈 때 길에서 택시 기다리는 것도 일이었는데 이렇게 10시에 헤어지니 좋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 어떻게 아냐면

 

    시간이 흘러

 

    추모 도서가 절판이 되고 그때 출간 파티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날 10시 전에 헤어져야만 해서 어땠냐고
    참 깔끔한 행사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일찍 헤어져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일찍 헤어져서 집에 가서 누워서 추모 도서를 읽으며 그를 추모하며 꺼이꺼이 울었다는 사람이 있었고
    조금 울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사랑하는 내 남편 당신의 추모 서적 출간 파티는
    산뜻하게 기억되고 있어요

 

    좋죠

 

 

 

 

 

 

 

 

 

 

 

사람

 

 

 

 

    내가 좋아하는 불쌍한 사람. 그 사람은 어떤 일을 겪었거나,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겪는 것을 관찰했으며. 어떤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는 잠깐 어떤 기분에 사로잡힌다. 얼마나 잠깐인지는 모르겠다. 조금 길 수도 있고, 정말 짧을 수도 있다. 어쨌든 순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순간 그는 어떤 기분에 사로잡힌다. 시청하던 드라마가 끝났을 때의 기분. 너무나도 규칙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이 어떤 순서 중 하나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상황.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서 모든 자동차가 출발점에 서서 영원히 출발하지 않는 장면. 손바닥에 구멍이 난 것처럼 고통스러웠다가, 갑자기 어떤 감각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 사람. 그런 사람. 내가 좋아하는 불쌍한 사람. 누구나 그 사람이 될 수 있어서. 누구나 그 사람으로 만들었다.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사람.

 

 

 

 

 

 

 

 

 

 

 

김승일
작가소개 / 김승일

2009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 시집 『에듀케이션』, 『여기까지 인용하세요』. 2016년 현대시학상 수상.

 

   《문장웹진 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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