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다짐 외 1편

[창작시]

 

 

생활의 다짐

 

 

심지아

 

 

 

테이블의 가장자리를 그린다
기억에 남는 것이 적어서 새해에는 생활을 적어 보기로 했다 생활에는 가장자리가 많고 가장자리는 중심에서 멀다 나의 뼈들은 내게 가깝고 나는 뼈들의 가장자리로서 투명이 되어 간다 가장자리가 먼 테이블을 그리고 있다 테이블이라는 감각만 남아 있는, 테이블이라는 경험만 남아 있는, 중심이 잘 보이지 않아서 무게를 지니고 가다가 아무데나 지닌 것을 놓게 된다 그렇다면 표면은 움푹해지고 여기의 움푹함이 많아진다 뼈와 뼈를 맞추고 진행되는 여기를 따라간다 공간을 움직여 보려고 부피를 갖게 된다 과일의 알록달록함이 내려온다 접시도 없이 의자도 없이 가장자리의 테이블로 쏟아질 듯 가득하게 가벼웁게

 

 

 

 

 

 

 

 

 

 

잠들이 비스듬히 놓여 있는 공간

 

 

 

    옷가지와 내가 나누는 대화에는

 

    살냄새가 희미해서

 

    문장이 비스듬히 열린다

 

    휴일이 주어졌고

 

    휴일들은 뒷면을 모두 펼치고 누워 있다

 

    방은 모두의 공원처럼 보인다

 

    공원을 닫을 수는 없어서

 

    공원은 공원에게로 남겨졌다

 

    찻잔 속에 물결을 만들고

 

    가장 사적인 장소처럼

 

    한 모금씩 그것을 마신다

 

    그들은 이상하게 숨어 있다

 

 

 

 

 

 

 

 

 

심지아
작가소개 / 심지아

2010년 세계의문학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로라와 로라』가 있다.

 

   《문장웹진 2021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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