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래퍼의 시 외 1편

[창작시]

 

 

홍대 래퍼의 시

 

 

조찬연

 

 

 

    불이 빛났다가 꺼진다
    이런 명제에는 라임을 맞추기가 어렵다

 

    집에 오는 길에 이런 가게를 많이 봤다

 

    핑크색 곱창집이라던가
    모던한 빈티지 옷가게

 

    그보다 말이 안 되는 작은 방이 있고

 

    명사형 어미로 문장을 적다 보면
    치명적인 문법 오류를 범하게 된다

 

    “너를 사랑하는 것 같음
    그래서 사랑하는 것과 틈”

 

   “내 것인 줄로 착각했던 것 같음
    그래서 내가 줄곧 착했던 건가 음”

 

    꼭 맞춰야 할까

 

    이런 명제
    너에 대한 선언

 

    배에 오른 선원
    다 차버렸어 만원

 

    다 차버려줘 많은
    사람 중에도 나는

 

    흔들리지 않는 설원
    흔들리지 않는 설원

 

    아무리 때려 봐도
    멈추지 않는 파도

 

    우리 항해는 하도
    크니까 신의 cadeau

 

    세상이 날 속여도  
    널 믿으니까 기도

 

    꼭 맞춰야 할까
    그렇게까지 맞춰야만 할까
    맞춰야 살지 그래
    맞게 사는 거 맞지 그래?

 

    재생
    또 재생

 

    그건 라임이 아냐, 랩도 아냐

 

    네가 없다 뇌가 없다 너는 내가 없고 나는 네가 없다 네가 네라고 말하고 내라고 답한다 나는 답답하고 답답해한다 무덤덤해하고 무덤 속에 있고 무덤 위에 있다 내가 있다 네가 있다 내 위에 있다

 

    어땠어?
    그건 … 아냐

 

    §

 

    빛이 빛이 빛이

 

    빛이, 빛이,

 

    나쁜 말이 멈추지가 않아서
    암막커튼을 여러 번 쳤다

 

    밤새도록

 

 

 

 

 

 

 

 

 

 

슬픈 좀비의 시

 

 

 

 

    좀비의 언어로 말을 하다가
    네가 알아듣지 못한다는 걸 눈치 챘다

 

    -・-・ - ・・・- -・・ ・・・-

 

    뒤늦게야 내가
    불타는 편의점처럼
    멈추지 않는 재난문자처럼
    낮게 추락하는 군용헬기처럼
    네가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 ・- --・-

 

    그러니까 분명 우리 이해하고 있다

 

   -・・・ ・- -- ・ -・- -・-・ ・・・

 

    난
    이해되는 말하고 싶다

 

    §

 

   -・- ・ ……

 

    그러니까

 

    -・- ・・- ・-・・ - ・・-・
    ・--・ --・- ・・-・ ・ ・・-・ -・- ・・- -・- ・・

 

    너를 볼 때마다
    네가 착각처럼 울고 있다  

 

 

 

 

 

 

 

 

 

 

조찬연
작가소개 / 조찬연

2018년 《현대시》로 등단. ig @freeecy

 

   《문장웹진 2021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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