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편(1) – 아는사람, SRS

[느린 기린 큐레이션]

 

 

〈느린 기린 큐레이션〉
2021년 1월(웹진 편 1)

 

 

조시현, 조온윤

 

 

 

 

 

    안녕하세요, 2021년의 느리미와 기리니가 인사드립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연말이 지나가고, 어느새 새해가 되었네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신년이 되면 새로운 다짐과 함께 시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느리미는 수영을 배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답니다. 여러분도 각자가 새로운 마음과 계획으로 새해를 맞이하셨겠죠? 올 한 해, 좋은 기운을 잔뜩 받아서 시도하시는 일이 모두모두 잘 되기를 항상 바라고 있겠습니다. 한편 우리 큐레이션도 새 기획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는데요, 3회에 걸쳐 이어졌던 ‘문예지’ 소개에 이어 이번에는 ‘웹진’들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이동하거나 여가를 보낼 때 앉아서 책을 펼치기까지, 마음먹는 일이 쉽지 않아 핸드폰을 보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꼭 종이책을 펼치지 않아도 우리는 문학 텍스트를 만날 수 있답니다. 어쩌면 직접 작가가 될 수도 있을 거구요. 바로 웹진을 통해서요! 웹진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또한 온라인 매체라는 특성상 좀 더 빠른 속도로 의견을 주고받거나 문학 텍스트를 중심으로 한 실시간 이벤트, 기획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어떤 문학 웹진들이 있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요? 걱정 마세요! 느리니와 기리니가 소개해 드릴게요!

 

 

 

① 어디에나 있는, 당신의 《아는사람》

    《아는사람》은 기획자 한소리 씨를 중심으로 전세은 씨와 한윤희 씨 등 세 명의 팀원이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는 웹진입니다. 일방향적인 청탁과 게재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누구나가 글을 올릴 수 있고, 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독자 체인지〉라는 코너명으로 창작자들이 독자로서의 자신을 조명해 보는 코너나, 선정된 시 낭독본을 배경음악으로 재생하는 〈문학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등, 매달 문학 콘텐츠와 관련된 다양한 기획과 이벤트를 통해 문학을 텍스트 너머로 확장시켜 더 많은 창작자와 독자들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선보이고 있죠. 지난 12월에는 광명시가 주최한 ‘2020년 청년 생각펼침 공모사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그러면 지금부터 《아는사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까요?

 

 

 

Q.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는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작품 게재가 가능한 웹진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특별한 것 같아요. 이번 취재가 작가와 독자들에게 《아는사람》이 좀 더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먼저 《아는사람》을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아는사람》은 1인 기획자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마다 팀원이 달라지는 다회성 프로젝트 팀이었는데요. 독립 출판 프로젝트 『아마도 익스프레스』가 끝난 뒤 웹진 운영을 시작하면서 팀원들과 고정적으로 함께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포장되지 않는 우리는 어디에나 있고 당신의 ‘아는 사람’이라는 의의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인터뷰이로 참여해 주신) 한소리 기획자님은 시 창작과 더불어 사진작가,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거기에 웹진까지 운영하니 많은 일을 동시에 하고 계신 거겠죠. 다재다능하다는 말이 기획자님을 설명하는 데 적확할 것 같아요. 기획자님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시겠어요?

A. 웹진 《아는사람》의 기획자, 갤러리 큐레이터, 프리랜서 디자이너, 인물 중심으로 촬영하는 사진사, 곧 졸업을 해야 하는 문예창작과 대학원생까지, 이렇게 보니까 저 정말 하는 게 많네요……. 아무래도 창작이나 예술 관련으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직업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까닭에 사람들이 저더러 뭐 하는 사람이냐 물어보면 저는 그냥 ‘백수’라고 소개해요. 또, 첫마디가 커밍아웃이기도 하고요. 제가 눈치 보게 되는 상황이 싫다 보니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인사해요. “안녕하세요! 아 저, 귀여운 고양이랑 여자친구가 있는데요. 네 맞아요, 레즈비언 그런 거예요. 직업이요? 음…… 백수요!”

 

《아는사람》의 총괄 기획자 한소리 씨. 작가, 디자이너, 사진작가, 큐레이터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는사람

 

Q. 소수 멤버를 중심으로 웹진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웹진이 아닌 문예지를 만들 수도 있었을 테고요. 어떻게 웹진이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짤방’을 쓰고 싶어지네요. 필이 찌르르 왔어, 라는……. 정말 이상한데요. 어느 날 문득 웹진이 너무 만들고 싶었고, 지금 아니면 웹진 같은 건 만들 수 없겠다, 지금이 아니면 아무 소용이 없다, 라는 이상하고 집요한 확신에 빠져 혼자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어요. 그 당시가 5월 즈음이었는데, 아마 체념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금방 종식될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고, 그렇다면 종이 문예지의 독자 접근성이 이전보다 더욱 안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요즘 홈페이지는 코딩 없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 대충 웹진의 모양을 잡고 독립 출판을 함께했던 팀원들을 섭외했죠. 흔쾌히 수락해 주더라고요. 정식으로는 2020년 8월에 오픈하였습니다.

 

Q. 정식 오픈한 지 5개월에 접어들고 있네요! 그렇다면 지금 웹진 《아는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요?

A. 먼저, 웹진의 운영 방식을 이야기하자면 코너를 만들어 플랫폼처럼 주 1회, 혹은 격주로 콘텐츠를 연재하는 것이 기본인 것 같아요. 코너 연재나 기획 제안이 오면 검토하여 방향성이 맞는다면 함께하기도 합니다. 활짝 열린 현관문 같아요……. 월마다 특집을 바꾸는데, 특집에 따라 코너 구성이 쉽게 바꾸거나 생기고 있어요. 팀원들의 운영 방식을 이야기해 보자면, 일단 제가 일을 다 벌여 놓아요. (웃음) 가만히 있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게 있으면, 이거다! 하고 혼자 기획부터 부가적인 것들까지 전부 만들어 두거든요. 그리고 팀원들에게 말해요. 이거 어때? (웃음) 팀원들은 그때마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그때 제가 확신을 갖게 된달까요. 앞심만 있는 저와 뒷심만 있는 팀원들의 조합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아, 물론 안 좋은 평을 받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저희 팀원들은 무척이나 단호해요. “그건 좀…….” “구려요…….” 그럼 저는 대안 1, 대안 2, 대안 3을 차례대로 들고 와서 보여주는 방식이에요.

 

Q. 누구나 시를 쓰고, 올리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두가 읽고 쓸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운도 함께 받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시를 몇 편 읽어 보았는데 좋은 시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소설 게시판도 신설된 걸 보았어요. 〈문학광장 소:리〉와 〈문학광장 소:설〉 코너를 조금 더 소개해 주세요.

A. 전 사실 등단을 하지 않아도 발표 지면이 아예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었어요. 곧바로 눈에 띄는 문예지들이 꽤 많으니까요. 그런데 제대로 알아보고자 조사하고, 들여다보니 그게 아닌 거예요. 투고와 청탁과 상관없이 글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다는 것을 깨닫고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문학광장 소:리〉(혹은 줄여서 문장 소리)의 이름은 장은정 평론가가 붙여 준 이름인데요. 처음엔 너무 자의식 과잉 같지 않으냐는 생각으로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이만큼 좋은 제목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달라붙고 좋아요. 〈문장 소리〉와 〈문장 소설〉은 일명 자유로운 공개 지면이나 발표 지면의 기능을 하는데요. 무엇보다 자신이 올리면서 글씨체 등을 설정할 수 있어 좋고, 언제나 수정 및 삭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자유로운 것 같아요.

 

웹진 《아는사람》의 메인 화면. 월 특집과 투고 안내가 눈에 띈다.
ⓒ아는사람

 

Q. 이외에도 《아는사람》에 들어가면 상단에서 여러 가지 게시판들을 볼 수 있는데요, 각각의 코너와 기획에 대해서도 조금 더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독자독자 체인지〉는 창작자들이 ‘독자’가 되는 순간들을 조명해요. 에세이나 서평으로 이루어지는데 아,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혹은 할 수 있구나 싶어서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아이러니한 건 결국 에세이를 씀으로써 ‘창작자’가 된다는 사실이지만요. 〈우물 안 서울〉은 차도하 시인이 격주로 연재하는 코너로, ‘도시에서 그녀가 피할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고요. 〈윙크〉는 유영열음 작가의 만화가 주 1회로 연재되어요. 글이 생략될 때 특유의 침묵이 좋아요. 각각 목사와 무속인 할머니의 손녀딸 래인 씨와 하는 코너는 장기 휴재 중이고, 좋아하는 것을 여러 방식으로 좋아해 보고자 하는 〈주간피플〉은 연재 중단 상태예요. 그 외 〈큐플레이〉는 인터뷰를 하는 코너, 〈SEE:시〉는 매달 진행되는 투고작과 아트웍의 합작 공개 코너, 〈Artist〉는 작가DB, 〈Focus〉에는 여러 웹진의 링크를 걸어 두었어요.

 

Q. 운영진 여러분이 시의 청탁 과정과 피드백을 투명하게 공개하신 것을 보았어요.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청탁 과정에 대한 책임감과 용기도 느껴졌고요. 혹시 이렇게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A. 우선 저희가 하는 것은 심사가 아닌 개개인의 의견 조율을 통한 ‘선정’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잖아요. 각자의 기준이나 주제에 대한 기대치도 차이가 있고요. 저희가 단일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이 기존의 심사 시스템, 즉 글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어떤 자책감을 물려주는 일반화가 되지 않기를 원했어요. 저희 기준은 이러했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어쩌면 작가들이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라는 믿음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Q. 작년과 올해 들어서 작가들의 메일링 서비스가 굉장히 활발해진 것 같아요. 작가들의 메일링 서비스를 모아서 볼 수 있는 매체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는사람》이 이걸 실행하고 있더라고요. 그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활동 이력과 연락처, 다른 문예지와 웹진 등 여러 매체들도 모아서 소개하고 있고요. 《아는사람》을 통해 소개되었던 메일링 서비스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메일링 서비스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아는사람》의 메일링 서비스 코너는 사실 저희가 올리지 않고, 정해진 양식에 따라 작가들이 직접 올리는 것이라 전부 기억이 남지 않거나 전부 기억에 남는 것 둘 중 하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저는 당연히 전부 기억에 남고요. 그래서 유독 기억이 나는 메일링 서비스는 없었지만, 올라오는 메일링 서비스를 웹진 자체에서 홍보를 더 해줄 수 없다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곤 했어요. 조회 수가 다 보이니까요. 지금은 그저 ‘모아 둔다’의 아카이빙 정도거든요. 어떻게 하면 작가들이 올리는 메일링 서비스들을 웹진 내에서 외부로 노출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Q. 굉장히 다양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이벤트와 프로젝트를 많이 기획하고 있는데요, 매번 어떻게 이런 이벤트들을 기획하시는지 운영자님의 아이디어에 놀라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웹진을 운영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화가 있을까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12월에 진행할 계획으로 준비하던 아동문학 프로젝트예요. 조그맣고 정겨운 이미지를 활용하여 〈삶은 달걀이란다〉라는 이름을 지어 보았죠. 아동문학 특집을 준비하면서 깨닫게 된 것도 너무 많아요. 원래는 연희동에 새로 오픈한 아동문학 독립 서점 ‘달걀책방’과 함께 어른들의 아동문학 낭독회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상황상 올해 초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같은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을 조명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미뤄진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더 많은 분들과 더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인상 깊었던 일화는…… 팀원들과 만나서 회의를 하면 꼭 볶음밥을 먹어요. 볶음밥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것도 아닌데 항상 볶음밥만 먹으니까 만날 이런 이야기를 해요. “우리 진짜 만날 때마다 볶음밥만 먹네요.”라고요. (웃음) ‘그 남자의 OO밥’이라는 가게에서 주로 시켜 먹는데, 제가 매일 헷갈려서 ‘그놈들의 OO밥’ 시켜 먹자고 하는데 그때마다 팀원들이 “아, ‘그놈’ 아니고 ‘그 남자’라니까요!” 하는 것도 너무 웃기고 귀여워요.

 

《아는사람》을 만드는 팀원들. 《아는사람》은 한소리 기획자의 앞심과 전세은, 한윤희 기획자의 뒷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는사람

 

Q. 사비로 운영비와 고료를 충당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자본 문제가 아니어도 열린 형태의 웹진을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웹진을 운영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A. 네, 맞아요. 지원 사업 신청을 하지 않아서, 이번에는 다음 사업 공모 전까지 사비로 고료를 채우고 있어요. 11월에 나간 웹진 비용이 인건비 제외하고 120만 원이었는데, 수입이 좀 생겼던 터라 무사히 넘기긴 했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사실 원하는 대로 월호를 꾸리기에는 터무니없는 비용인데도, 혼자 부담하게 되니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저희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웹진에 올라오는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할 생각이 없거든요. 그렇기에 시간이 갈수록 막막해지는 것 같아요.

 

Q.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아는사람》은 오픈 이후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요, 웹진 운영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아는사람》이 지향하는 문학 활동의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해요!

A.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왜 웹진으로 수익을 창출하려 하지 않을까? 또, 왜 지금의 자리에서 꾸준히 있으려고 노력하는가? 사람이라면 욕심이 있잖아요. 더 잘 되고 싶고, 더 유명해지고 싶고. 물론 저도 그렇거든요. 웹진이 어떻게든 유명해지고, 그래야 작가들이 더욱 많이 노출될 거라 생각해 왔고요.그런데 이제는 좀 달라진 것 같아요. 발표 지면이 없어 자신의 작품을 타인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수많은 작가들이 웹진 《아는사람》을 통해서 보다 많이 노출되고, 그래서 여러 군데에서 청탁이나 섭외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거든요. 이렇게 《아는사람》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기를,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곳으로 가기를 바라고 있어요. 《아는사람》에만 소속시키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랄까요. 그저 이곳은 창작자들의 자유로운 공간. 언제 와도 낯설지 않고 익숙한 공간. 잠시 스쳐 지나가도 가끔씩 한번 생각나는 공간. 그런 공간이 되고 싶어요.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플랫폼, 웹진으로만 끝나지 않고 어떤 ‘매개체’ 역할을 지향해요. 모두가 함께하는 문학. 함께 가는 문학.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음으로써 언제든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는 문학. 잡을 수 있는 문학. 모두가 동료이자 공동체로 느껴지는 문학 생태계가 왔으면 좋겠어요.

 

Q. 〈문학 스트리밍〉이라고 시인의 목소리로 시를 낭독하는 코너도 있는데요, 이런 기획을 할 수 있는 게 종이책 지면과는 다른 웹진만의 장점이라고 느꼈어요.

A. 홈페이지 제작 업체 ‘크리에이터링크’는 배경음악을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처음엔 그래서 뭘 할까 하다 레드벨벳과 오마이걸 노래를 넣어 두었는데, 저희 분위기랑 너무 안 맞는 거예요……. 좀 웃기기도 하였고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활용할까 하다가, 새로운 지면으로 이용해 보고자 했어요. 듣는 문학, 음악 같은 문학, 요즘 오디오 클립 같은 게 또 유행하잖아요. 문학 스트리밍은 MP3 녹음본을 투고 받은 뒤, 2주 동안 하나의 음원을 배경음악으로 설정하며 주 7,900원의 스트리밍 대여료를 이체하고 있어요.

 

《아는사람》의 문학 스트리밍 서비스. 매주 새로운 시인의 낭독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아는사람

 

Q.지난 11월 30일에는 미술관에서 온라인 낭독회를 열었습니다. 어떤 행사였나요?

A. 제가 갤러리에서 큐레이터 일을 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미술관이 월요일에 휴관이에요. 그런데 저희 대표님도 그렇고 저도 그 휴관일을 무척이나 아까워했거든요. 공간도 좋고, 또 비싸기도 비싼데! (웃음) 그냥 공간을 휴관일이라고 방치해 두는 것이 최선은 아닌 것 같아서, 제가 먼저 제안했어요. 미술관 휴관일에 마법처럼 일어나는 문학의 일들. 멋지지 않나요? 아니라면 죄송합니다.아무튼 11월 30일에 열린 온라인 낭독회는 그간 웹진 《아는사람》과 함께하였던 문학 스트리밍 낭독 작가들이 모여 하는 실시간 낭독이었는데요. 일반 낭독회와 다른 점이 있다면 100% 온라인으로만 볼 수 있다는 점, 서점이 아닌 ‘갤러리’에서 미술 작품들과 함께한다는 점 등에서 특별했어요. 그때 전시를 하는 전종대 사진작가님의 개인전 타이틀이 ‘빈터의 배우들’인데, 텅 빈 갤러리의 작품 앞에 앉아 저마다의 목소리로 차분히 시를 낭독하는 것이 정말 ‘배우들’ 같았고요. 앞으로도 이런 문학 행사를 많이 열어 볼까 해요.

 

Q. 전자책을 출간한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어떤 책인지 조금 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이외에도 앞으로의 발간 일정이나 준비 중인 이벤트, 프로젝트 등 추후 활동 계획이 있다면 슬쩍 예고해 주세요!

A. 본래 저희가 (크라우드펀딩으로) 후원자금을 모으기 위해 ‘웰컴키트’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정이 바쁜데 인력이 많이 부족해서 결국 프로젝트를 올리기도 전에 무산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이대로 2020년을 그냥 떠나보내기에는 ‘아는 사람’들과의 추억이 너무 많아서, (죄송해요, 저 미련이 많아요.) 기념을 하고자 전자책 출간 원고 모집을 시작했어요. 그 안에는 ‘아는 사람’이라는 말에 관련된 많은 작가들의 에세이가 실릴 것 같아요. 작품은 필수가 아니지만, 그래도 함께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기대되고요. 발간 일정은 내년 초가 되지 않을까 해요.1월에는 웹진 《아는사람》이 신년을 맞아 온라인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회화와 디지털 아트를 하는 원나래 작가님과 콜라보를 하려고 해요. 제가 아트웍을 맡았던 〈SEE:시〉 코너의 아트웍은 원나래 작가님이 맡아 주시기로 하였고요. 원나래 작가가 보이지 않았던 신작들을 포함하여 《아는사람》에서 온라인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리고요. 2월에는 아카이빙에 관한 다른 미술 작가님의 인터뷰와 소고 등이 실리면서 아카이빙에 대한 것을 다시 파헤쳐 볼 생각이어요.

 

Q. 오늘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해 주세요.

A. 인터뷰 제안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느리미와 기리니는 정말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저희 《아는사람》과 많은 작가들 사랑해 주시고요. 아마도 우리는 당신의 아는 사람, 아무 때나 떠났다가 아무 때나 돌아오세요. 언제나 이 자리에 우리가 있어요.

 

 

    웹진 《아는사람》 링크 ☜ Click!

 

 

 

 

② 텍스트 아카이브 프로젝트 《SRS》

    다음으로 만나 볼 웹진 《SRS》는 ‘Subject, Re:act, Supplement’의 약칭으로, 문학 전문 웹진임과 동시에 “언어로 이루어지는 모든 반응과 움직임을 담는” 아카이브 프로젝트입니다. 《SRS》는 지난 2011년에 등단해서 다양한 분야의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 차현지 씨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앞에서 살펴본 웹진 《아는사람》과 마찬가지로 1인 기획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매체이기에 해당 기획자의 취향과 개성이 스며들어 있다는 특징이 있어요. 가장 눈에 띈 점은 시와 소설 텍스트를 개별로 구매해서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유료 텍스트 외에도 무료로 볼 수 있는 재미난 콘텐츠들이 연재되고 있어서 반드시 유료 구독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웹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Q. 차현지 작가님, 안녕하세요! 〈느린 기린 큐레이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웹진 인터뷰가 아직 웹으로 문학작품을 읽는 게 익숙하지 않은 독자분들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작가님께서 운영하고 계신 웹진 《SRS》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A. 안녕하세요, 문학 웹진 《SRS》(이하 SRS)를 운영하고 있는 큐레이터 차현지입니다. SRS는 말 그대로 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웹페이지입니다. 시, 소설, 그리고 비평과 리뷰 텍스트를 싣고 있어요. 문학뿐만 아니라, 단편 영화나 시-비디오 같은 영상 매체, 시각 텍스트들도 싣고 있는 전방위 문화예술 웹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Q. 문학 작품 외에 다양한 영상 작품도 다루고 있는 게 인상적이에요. 차현지 작가님 본인 소개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저는 2011년부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입니다. 소설도 쓰고 있고, 일상 에세이를 메일링 서비스하기도 하고, 소설 수업도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의 활자 노동을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소설가이자 웹진 《SRS》의 운영자인 차현지 작가.
ⓒ차현지

 

Q. 웹진 운영과 더불어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는 게 참 대단한 것 같아요. SRS에 접속하면 SRS의 의미가 ‘Subject, Re:act, Supplement’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웹진 명을 SRS로 정한 이유, 그리고 SRS의 의미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실 수 있나요?

A. 이는 SRS의 소개글을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것 같아 그 텍스트를 인용할게요.
 
Subject Re:act Supplement
이곳은 언어로 하는 모든 움직임과 반응을 담는 아카이브 프로젝트입니다.
소설가 차현지가 큐레이터가 되어, 청탁과 리뷰를 싣습니다.
다양한 게스트 큐레이터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도모합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언어 그 자체에 대한 대리보충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글쓰기가 서로의 대리보충이기를 원합니다.
다양한 작가들의 참여와 그들이 만든 텍스트의 리액션이 타래처럼 엉키며 비평의 장을 확대하고,
신선하고 상큼한 포맷의 텍스트들이 자유롭게 드러누울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글을 쓰는 자는 모두 작가. 글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는 모두 작가.
이곳을 서로에게 반응과 반응의 장소로 이용하십시오. 자유와 해방은 모두 당신의 것.
우리의 파급력이 어떤 속도로 어디를 향해 돌진할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파급력은 현재진행형입니다.

― 차현지, 《SRS》 소개글 전문

 

    이 글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저는 리액션(Re:act)과 대리보충(Supplement)이라는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생각했어요. 작품에 대한 반응, 그리고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보충할 수 있는 지점에 대한 갈급이 SRS 웹페이지를 만들게 된 것 같아요. 좋은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에 대한 반응으로 또 다른 작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시 말해 창작자-독자와의 관계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그런 작업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Q. 웹진을 직접 운영하기까지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어떤 계기로 SRS 운영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처음에는 차현지라는 작가의 작품들을 한 곳에 모아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사이트의 개념으로 만들었어요. 소설 말고도 다양한 작업들을 해왔는데, 그런 작업들이 다 파편적으로 실려 있어서 저 또한 제가 어떠한 작업들을 해왔는지 모아 보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제 소설을 유료로 게재하고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주변 작가들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자신들도 그곳에 작품을 업로드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 이걸 좀 더 확장해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실을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청탁도 하고 상시 투고도 받도록 현재 형태의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 같습니다.

 

《SRS》의 텍스트 숍에서 판매되고 있는 작가들의 시와 소설 작품들. 단편 분량의 작품을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구매해서 읽을 수 있다.
ⓒSRS

 

Q. 저도 처음 SRS를 봤을 때 문학 작품을 단편 분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참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SRS에 게재되는 작품들에 관해서는 운영자이신 차현지 작가님이 직접 큐레이션을 맡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SRS에 게재되었던 작품이 SF어워드 중단편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기쁜 소식도 함께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좋은 작품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될 수 있다는 점도 웹진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큐레이션을 하는 작가님의 기준이나 운영방침은 무엇인가요?

A. SRS는 저 혼자 운영하는 1인 매체이기 때문에 온전히 제 선택과 결정이 업로드의 기준점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를 큐레이터라고 자청한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웹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소설가로서의 저는 청탁을 받는 입장으로 처해 있는 게 약간 답답하고 막막한 상태였어요. 그런 까닭에 저 스스로 웹페이지를 만든 것이기도 하고요. 웹진의 특성상 지면이 아니기 때문에 제한이 조금 덜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저는 웬만하면 많은 분들의 작품을 업로드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차현지라는 큐레이터의 역할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러므로 제 취향이 녹아 있긴 한 것 같아요. 제가 읽기에 좋은 작품,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논의해 볼 수 있는 텍스트라면 업로드를 하려고 해요.

 

Q. 웹진을 통해 단순히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작품뿐만 아니라 시-비디오, 단편 영화 등의 영상 작업도 같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종이 잡지가 아닌 웹진이기에 게재가 가능한 것이겠지요. 작가님께서 경험하신 웹진이라는 매체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A. 웹진의 장점은 일단 지면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에요. 종이 잡지의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책의 볼륨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작품들이 실리지 못하기도 하고요. 또한 웹진 같은 경우는 상시로 업로드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점 같아요. 업로드를 할 때마다 개별 작품 한 편에 집중해 소개할 수 있어서 좋고요. 업로드가 된 작품들을 구독자분들이 언제든 읽어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같아요. 업로드 시기가 언제가 됐든 웹페이지에는 계속 남아 있다 보니까 작년에 업로드 되었던 작품을 오늘 읽어 볼 수도 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활자가 아닌 작품들도 실릴 수 있다는 점도 있어요. 저는 활자 매체도 시각 매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장르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게 좋은 점 같아요. (웹진 매체의) 단점은 아직까지는 찾지 못한 것 같아요.

 

Q. 작가님 혼자서 운영하다 보니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창작 활동과 웹진 운영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테고요.

A. 아무래도 사이트를 계속 유지하는 데 드는 자본력이 큰 어려움 같아요. 지금까지는 제 사비로 운영하고 있어서 고료를 많이 드리지 못하는 점, 그리고 업로드를 잦게 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지긴 해요. 하지만 1인 매체라는 걸 자꾸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무료로 읽을 수 있는 《SRS》 블로그 메뉴. 시와 산문, 영화,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업로드 된다.
ⓒSRS

 

Q. 지난 문예지 편 인터뷰를 통해서 알 수 있었는데, 자본 문제는 많은 매체 운영자분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어려움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께 웹진 운영을 계속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좋은 작품을 구독자분들에게 보일 수 있다는 게 무척 즐겁고 보람돼요. 또한 유료 텍스트의 경우 제가 구독자님들께 회신될 원고 파일을 편집하거든요. 그러면서 작가님들과 소통할 때 무언가를 같이 만들어 간다는 걸 느낄 때면 기분이 좋아져요. 작품에 맞는 폰트 하나를 고르는 것도 작가님과 상의하며 결정하거든요. 소설은 저 혼자 하는 작업이잖아요. 늘 혼자 하다가 누군가와 협업을 한다는 게 좋더라고요. 동지의식(!) 같은 것도 느끼게 되는 것 같고요.

 

Q. 웹진이 여러 작가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하는 거네요. 그리고 웹진을 보면 〈대안 독립 매체 만세〉나 〈아! 그 영화〉, 〈위험한 리뷰〉 등 각종 재미있는 기획들도 있는데요, 이런 기획들은 어떻게 구상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기획되는지 궁금해요.

A. 〈대안 독립 매체 만세〉 같은 경우에는 제가 직접 다른 독립 문예지에 요청을 드린 기획이었어요. 근래에 다양한 독립 문예지가 생겨났는데 그 매체를 시작하게 된 계기나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는지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문예지를 만드는 분들, 그리고 작가, 평론가분들에게 요청을 해서 독립 문예지가 갖는 의미에 대해 묻고 싶었어요. 〈아! 그 영화〉 같은 경우는 투고의 개념으로 들어온 연재 기획이었어요. 영화를 보지 않고 그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모임을 구성한 김민규 작가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는데 그 기획 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텍스트들도 무척 흥미로워서 바로 연재에 동의를 했어요.〈위험한 리뷰〉 같은 경우는 여성 평론가들이 쓴 평론집 〈문학은 위험하다〉에 반한 세 명의 소설가(천희란, 조우리, 차현지)가 ‘이 평론집에 대해 더 많이 알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뭉쳐서 온·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어요. 작년 여름에 북토크 행사를 먼저 시작했어요. 이후에 평론가가 쓴 글을 작가들이 리뷰 하는 기획을 짜게 되었고 그걸 SRS를 통해 연재하기로 했어요. 그 일을 기획하면서 여성 소설가 또래 모임 ‘왓에버’를 창설하기도 했고요. 즐거운 기획 연재였습니다.

 

페미니즘 비평집 『문학은 위험하다』(민음사, 2019)의 수록 텍스트를 대상으로 연재된 〈위험한 리뷰〉.
ⓒSRS

 

Q. 하나같이 신선하고 흥미로운 기획들이에요. 저도 평소에 독립 문예지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대안 독립 매체 만세〉로 연재된 매체 운영자와 작가들의 글도 재밌게 읽었답니다. 그간 이렇게 여러 콘텐츠를 기획하고 웹진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들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A. 첫 유료 게재작인 「나의 아우프가베」를 쓰신 한의연 작가님의 투고 메일을 받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처음으로 투고작을 게재한 경우였어요. 아무 연고도 없는 분께서 투고를 보내주셨는데 그 작품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바로 게재 확정을 지었죠. 그리고 한계 작가님의 비평 텍스트를 게재한 것도 기억에 남아요. 시 작업도 하는 한계 작가님은 기성 문단 외부에서 보는 시선으로 비평 작업을 하셨는데, 종이 문예지에선 읽을 수 없는 신선한 비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창희 감독님의 단편 영화 〈환상〉을 투고 받았을 때도 재밌었어요. 영상 매체 투고는 처음이었으니까요. 작품도 너무 좋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게재를 확정했어요. 그 말고도 사실 모든 작가님들과의 작업이 다 기억에 남아요.

 

Q. 지금까지는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하는 경로가 주로 문예지로부터 청탁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어요. 지금 현대문학이 비주류의 예술로 치부되는 건 바로 그 주요 발표 경로였던 문예지를 읽는 독자들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SRS는 청탁보다는 투고에 더 중심을 두고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소설가님께서는 혹시 지금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하는 구조에 대해서 어떻게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을까요?

A. 저는 문학 웹진을 운영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소설가이기도 해서 경계에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저는 독립 문예지와 기성 문예지의 관계가 조금 더 돈독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립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을 읽고 새로운 작가를 발견해서 기성 문예지에서도 청탁이 간다거나, 기성 문인들이 독립 문예지에 신작을 발표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다양한 매체가 생겨난다는 건 독자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Q. 매체 간의 관계가 돈독해져서 작가들의 작품 발표가 활발해지면 좋겠다는 의견은 저도 무척 공감돼요. 앞으로 SRS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콘텐츠나 지금 준비 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A. 아직은 없어요. 작년에 힘차게 달려왔다면 올해는 조금 쉬엄쉬엄 모드로 운영하려 해요. 지속 가능한 매체가 되기 위해서는 작가 차현지 모드의 삶, 그리고 사람 차현지 모드의 생활에도 비중을 둬야 하니까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못 하지만, 언젠가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SRS의 구독자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SRS에 게재해 주신 작가님들과 구독자님들과의 만남 행사도 하고 싶습니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늘 그렇듯 갑작스럽게(!) 짜잔,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Q.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오프라인을 통해 SRS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을 자유롭게 전해 주세요!

A. SRS가 만들어진 지 1년 반 남짓 되었는데, 구독자가 583분이나 계세요. 유료 작품을 구매해 주신 분들도 많고, 무료 텍스트 조회 수도 상당하고요. SRS는 텍스트를 보시는 분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웹진인 것 같아요. 더불어 투고해 주시는 작가님들의 덕이 가장 크기도 하고요. 혼자 운영하다 보니 투고 메일이 올 때마다 바로바로 확인하고 답신을 드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 부탁드려요:) 앞으로도 느릿느릿하지만 꾸준히 좋은 작품들을 소개해 드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웹진 《SRS》 링크 ☜ Click!

 

 

 

    이렇게 두 가지 웹진, 《아는사람》과 《SRS》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웹이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여러 가지 기획들이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책을 펼쳐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클릭 한 번으로 훌륭한 텍스트를 만날 수 있는 웹진에 한번 접속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재미있어 보이는 게시판도 많은 데다, 원하는 작가분들의 작품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어디에 있든 바로바로 볼 수 있으니 구독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종이 텍스트와는 달리 독자와 저자 간 소통이 가능하고 색다른 시도를 많이 할 수 있는 만큼 웹진은 그 운영방식도 다양하답니다. 아직 소개해 드리고 싶은 다양한 웹진들이 더 남아 있는데요, 어떤 분들이 어떤 웹진을 운영하고 있는지, 또 어떤 이야기를 펼치고 있을지 궁금하시죠? 다음 시간에는 다른 웹진 소개로 찾아뵐게요. 날이 무척 추운데,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라며, 느리미와 기리니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2월호로 돌아올게요!

 

 

 

 

 

 

 

 

 

 

 

 

조시현

작가소개 / 조시현

2018년 실천문학 소설부문 신인상
2019년 현대시 상반기 신인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조온윤

작가소개 / 조온윤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문장웹진 202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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