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로 들어간 사람 외 1편

[신작시]

 

 

청사로 들어간 사람

 

 

김동균

 

 

 

    청사는 처음이에요

 

    청사에는 겨울 해변이 액자로 걸려 있네요
    많은 풍경이 복도에 늘어서 있네요

 

    처음 방문하세요?
    안내하는 사람 있었어요

 

    그것들은 모두 액자에 걸려 있어요

 

    청사 안에는 나무가 없대요
    액자에는 비록 많은 것들이 있지만

 

    복도 끝에 청사의 사계절이 설치되고
    창밖으론 엠뷸런스가 지나가는 게 보이네요
    방문객들이 계속 들어오네요

 

    긴 복도를 지나면 저무네요
    공무를 마친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갔어요

 

    붉은빛으로 울연하네요

 

    그리고 청사는 오늘
    공개하자는 결정을 내렸어요

 

 

 

 

 

 

 

 

 

 

 

 

 

 

 

다회

 

 

 

 

    차를 마셨어요 둘러앉기까지 많은 계절 지나왔네요 물과 돌 지나서 숲 헤치고 계속 걸었어요 다회가 열린다고 했는데 도착한 곳엔 아무도 없어서 더 많은 물과 돌 지나서 그것이 숲이 된 다음에 아무도 거닐지 않는 숲에서 배울 게 없습니다 시작하는 예절 가르쳐주는 사람 없어요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는데 여태 혼자예요 펼쳐진 숲에서 더 짙은 몇 개의 숲이 뻗고 그곳은 마르기도 하고 불기도 하고 이제 스스로 차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다회가 열리는 일은 따로 있어서 지나쳤어요 눈앞에 펼쳐진 더 많은 숲 무성했어요 인기척 났지만 물 흐르고 돌 박힌 곳이라서 더 헤집고 싶지 않습니다 돌이키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는 다회가 열리는 곳에서 결국 만날 테니까 지나쳤어요 풀 스치는 소리 계속 들려도 계속 계속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 도대체 차 마시는 곳 있기나 한지 궁금했어요 안개 끓고 꽃 식는 숲에서 물 끊기는 일 없어요 물은 공연(空然)합니다 헐벗으면 가지 사이로 누군가 보여야 했는데 아무도 없어요 한참 전에 나는 지쳤어요 아무래도 차 마시는 일 없을 것 같아서 그만 돌아가고 싶었는데 너무 많이 흘러버렸으니까 돌아가면 이도 저도 아닌 날이 지속될 겁니다 물과 돌 사이에서 깨달았어요 물 돌 물 돌 물 돌 반짝이는 그것들 지나서 나는 숲보다 빨리 놓입니다 물과 돌 같은 거 회수되고 숲 무너지는 가운데 다회가 열리는 수순이었지만 아무도 없어서 더 많은 물 돌 물 돌 우거진 숲에서 돌이키고 싶지 않았어요 모이는 장소 어딘지 모릅니다 서둘러 돌아가기 바빠요 그리고 하나둘 끊임없이 돌아왔습니다 숲에서 숲으로 숲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계절 지나서 속속 무성해지는 이들과 만나서 우리는 불을 켭니다 검고 흰 얼굴들 보이고 이것을 다회가 아니라 여기는 사람 없어요 그리고 말했습니다 둘러앉기까지 많은 계절을 지나왔다고 조금 전까지 우리는 혼자였는데 옆에 있는 사람 언덕을 넘어왔대요 끊임없는 오르막과 내리막이라 말하고 나는 언덕에 흐르는 물과 물에 비친 돌을 집었습니다 그것이 언덕을 착수하는 방법입니다

 

 

 

 

 

 

 

 

 

 

 

 

 

 

 

 

 

김동균 작가소개 / 김동균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문장웹진 202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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