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꺼낸 매듭 외 1편

[2019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문학분야]

 

 

꿈에서 꺼낸 매듭

 

 

이서하

 

 

 

    이를테면 이런 마음, 평생을 가난하게 살던 어느 노부부가
    공사판에 나가 함께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늦은 저녁
    간식으로 받은 노란 앙금이 들어간 빵을 함께 나눠 먹으며
    어휴 달다, 달어 같은 말을 하는 진짜 단것, 목구멍에 차도록 단것
    배부르게 단잠이 쏟아지자 부부는 대낮 같은 꿈속에 들었다
    헌데 우리가 언제 저녁을 먹었더라? 여기가 내 집이던가?
    누가 날 좀 데려가 주오, 아침 진즉에 일하러 가야 한다우
    글쎄 정신이 없네. 정신이? 응 집을 나갔대, 이제 나오지 말라며
    빵을 건네받은 것이 꿈속의 일이었던가 엊그제의 일이었던가
    별의별 소리가 다 있고 별일이 다 있는 진짜 같은 마음,
    아프던 다리도 멀쩡해지고 편안한 것이 부부는 좋았으나
    먹을 것도 입은 옷도 다 떨어지고 가진 돈도 마땅치 않아
    지나가던 개가 풀에 오줌을 갈겨대는 것을 보곤 풀이다! 풀!
    번뜩 공원에서 한 움큼, 산이며 들에서 한 움큼 캐온 나물을
    한 단씩 끈으로 묶어 제법 장사하는 구색은 갖췄으나
    물건만 내놓은 주인이 없는 행색이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자
    부부는 목청껏 외친다. 몸에 좋고 싱싱한 두릅이여! 눈에 좋은 시금치여! 이것이 진짜여! 달고 아주 맛나부러! 그때 웬일인지
    한 사람이 다가와 뜨끈한 고깃국이며 갓 지은 흰쌀밥을 주니   
    감사를 곱절하고 나물 전부를 되로 주며 밥값을 치르려 하는데
    한사코 거절하는 손에 야채 가득 흰 끈을 동여매 돌려보낸 사람을,
    장사를 마친 어슴푸레한 저녁 한날한시에 눈을 감은 부부만 모를 일이다

 

 

 

 

 

 

 

 

 

 

 

 

 

 

있는 그대로

 

 

 

 

    세계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세계를 원했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는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창조자는 자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두두 너의 시간이 있는 그대로였으면 좋겠어. 내가 너무 자기중심적이라서 함께 걸었을 뿐인데. 늙은 두두. 썩은 두두. 네가 차에 치였을 때 넋이 나간 채 들은 말. 주워, 네 거잖아. 실수와 잘못. 네가 모를까 봐 잘못은 못 하고 저주를 하고 있다. 악마가 찾던 몸이 당신이길. 네가 죽는다면 악마에게 네가 했던 말을 있는 그대로 할 것이다. 주워, 네 거잖아. 빨간 지렁이. 실수는 예측할 수 없다. 잘못은 실수와 반대로 작용한다. 낙엽을 모조리 먹어치워서 길이 깨끗해졌군? 저 자그마한 동물을 잡아다가 청소를 시키자. 영 못 하면 낚싯밥으로 팔아버리면 되지 뭐가 문제야. 권력자 문제는 유추하면 크게 보인다. 선한 것을 믿는 것은 악한 것을 믿는 것과 같은 사람이 쓴 대본 같다. "…… 권력은 나의 것이고 이 사태에 대한 원인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사태 또한 나의 것이다." 다른 입장 믿음은 어디 가서 부정하나. 그것은 과연 좋은 소재였고 제작에 공을 들였으나 연기를 할 만큼의 진심은 아니었다. 언제나 결론이 문제였다. 결국엔 존재론으로 귀결됐기 때문에. 출생 나는 버려졌으나 버려지지 않은 것과 같을 것이며 낳은 것이 아니지만 낳은 것과 같이 식탁에 오를 것이다. 축하받기 위해 인간이 가장 많이 낭비하는 것. 고마워. 주인공은 소비하기 위해 거기서 발생하는 외부는 절대 버리지 않는다. 선물상자에 묶여 있던 리본 하나까지도.

 

 

 

    * 본 작품은 2019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서하 작가소개 / 이서하

2016년 《한국경제》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 중. 동인 <켬>.

 

   《문장웹진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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