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돌 외 1편

[신작시]

 

 

돌돌

 

 

고찬규

 

 

 

    돌과 돌이 만나 탑이 되니
    두 손 모으고 소원을 빈다
    돌과 돌이 만나 비석이 되니
    그 앞에 엎드려 절을 한다
    돌과 돌이 만나 계단이 되고   
    돌과 돌이 만나 난간이 되고
    돌과 돌이 만나 담벼락이 되고
    돌과 돌로 안팎이 된다
    돌과 돌이 만나거든
    파편을 주의하라
    돌과 돌이 만나는 것도
    돌고 도는 것
    돌만 돌이 아니었으니
    돌이 돌만도 아니었으니
    꿈꾸는 돌
    철학하는 돌
    다윗이 던진 돌
    부처가 된 돌
    공자를 깨우친 돌
    이성복의 뒹구는 돌
    시가 되고 꽃이 되고 혁명이 되고
    돌과 돌은 불꽃을 튀길 때도 있다

 

 

 

 

 

 

 

 

 

 

 

 

 

 

지다

 

 

 

 

    꽃 지기 전에
    벌과 나비는
    부지런히 일을 본다
    꽃 지기 전에
    볼일 다 본 벌과 나비는
    꽃 지기 전에
    온데간데없고
    볼장다본 너는
    꽃 지기 무섭게
    열매로 남았다
    하릴없이
    나는 잎으로 졌다

 

 

 

 

 

 

 

 

 

 

 

 

 

 

 

고찬규

작가소개 / 고찬규

1969년 전북 부안 출생.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동 대학원 수료.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숲을 떠메고 간 새들의 푸른 어깨』, 『핑퐁핑퐁』이 있다.

 

   《문장웹진 2019년 09월호》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