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 외 1편

[신작시]

 

 

 

 

채상우

 

 

 

    나는 쓰고 있다 지금 쓰고 있다 봄날에 대해 쓰고 있다 봄날 피어나고 있는 꽃에 대해 쓰고 있다 나비라고 쓰고 있다 아지랑이라고 쓰고 있다 처음이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이건 미친 짓이다 우주는 137억 년 동안 팽창하고 있다 강물은 흘러갑니다 당신과 나의 꿈을 싣고서 꽃처럼 새처럼 바람처럼 오로지 쓰고 있다 계속해서 쓰고 있다 한 번 죽은 자는 다시 죽지 않을 것이다 되살아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들은 그 봄밤에 맹세를 하였습니다 맹세는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중력은 어디에나 있다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다만 쓰고 있다 그 봄밤에 대해 쓰고 있다 나는 이제 영원히 제정신이 아니다

  *  혜은이, <제3한강교>.

 

 

 

 

 

 

 

 

 

 

 

 

 

 

微影

 

 

 

 

    오늘은 음력으로 戊戌年 辛酉月 壬子日이다

 

    시들고 있는 칸나 위로 앳된 부전나비 둘인 듯 하나인 듯 날아든다

 

    한낮이 꼭 저승만 같다

 

 

 

 

 

 

 

 

 

 

 

 

 

 

 

채상우 작가소개 / 채상우

2003년 《시작》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멜랑콜리』, 『리튬』이 있음.

 

   《문장웹진 2019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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