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청춘의 색

[글틴스페셜]

 

 

지나친, 청춘의 색

 

 

안도연

 

 

 

    희다

 

    설렘의 색은 희었다. 흰 해가 떠오를 때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로의 이름을 모른 채, 버스의 짐칸에 서로의 캐리어를 옹기종기 모았다. 우리는 그렇게 흰 마음, 순수하게 설레는 마음을 안고 파주 캠프 그리브스로 향했다.
    흰색에도 감정이 담길 수 있었을까. 통일대교를 지나며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불렸다. 그전까지 이야기를 하거나 단잠에 빠져 있었으므로, 우리는 우리를 조금만 알게 된 참이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글틴' 친구들은 흰 솜 같았다. 살짝 실밥이 삐져나온, 보송보송한 솜.

 

    푸르다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우리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저의 의견을 수용해 주고 같이 이야기 나눠 준 강우진 님, 김신영 님, 윤수호 님 고마웠어요.

 

    '심심하지 않은 심야낭독회'를 들었다. 박찬세 시인, 신철규 시인과 함께한 자리였다. '시'와 '시인'에 대해 드린 질문을 느지막이, 나지막이 신철규 시인님께서 읽어 주셨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신철규 시인님의 시집을, 신철규 시인님의 손으로 건네받을 수 있었다. 그 시집, 참 푸르렀다.

 

    하얗다

 

    다음날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은 녹으면서 새로 쌓이고 있었다. 우리는 도라산역을 향해 갔다.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닌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 언젠가는 그 기차를 타고 세상의 하얀 것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간 도라산 평화공원. 스탬프를 찍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넘어지더라도 마냥 좋았다. 평화는 조용하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시끌벅적 웃음소리에서 만들어지는 고요함 같았다.

 

    투명하다

 

    강영숙 소설가님의 특강이 이어졌다. 표절 시비에 대한 질문에, 표절이 아닌 건 없다고 말씀해 주셨다. 어디선가 들은 것들, 본 것들…… '표절을 해야 한다'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쓰자'라는 깊은 뜻을 깨달았다. 지난 낭독회에 이어서 '나'의 목소리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은 시간이었다.
    그다음, 내가 쓴 수필과 시를 합평하는 시간이었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살펴봐 주신 전성현 동화작가님, 여러 해석이 있을 뿐 시에 정답은 없다며 가르쳐주신 손미 시인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리고 롤링페이퍼를 쓰고 마무리를 하는 시간이었다. 큰 종이의 뒷면까지 채워 준 여러분들의 검은 글씨를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다음날엔 파주출판단지에 갔다. 종이의 발명과 인쇄 과정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하나의 책이 나오기 위해선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지혜의숲에 갔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쌓여 있던 책들이 신기했다. 책이 높이 있으나 중후한 책 냄새가 나던 곳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만났던 서울역에서 헤어졌다.

 

    청춘이라고 하기엔 아직 어린 우리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평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 어쩌면 '평화'를 '자각'하는 순간은 평화롭지 못할 때일 것 같다. 평화롭기 때문에, 평화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끝으로 글틴 캠프를 열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때로 투명하고, 희고, 푸를 것이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가치가 바로 평화일 것입니다. 선생님들, 친구들, 언니, 오빠들, 동생들과 함께한 2박 3일은 지나친 순간이 되었지만, 그때 온전히 느꼈던 청춘의 색으로, 계속, 글을 쓰겠습니다.

 

 

 

 

 

 

 

 

 

 

 

 

 

 

 

작가소개 / 안도연

2002년 부안 출생. 부안여자고등학교 재학 중. 시를 사랑하고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문장웹진 2019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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