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시인 외 1편

[신작시]

 

 

민들레 시인

 

 

장옥관

 

 

 

    그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히브리어나 갑골문자 같은, 뜻을 풀 수 없는 말
    매듭으로 묶어 보내왔습니다
    그제 저물 무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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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내더니 다음날 늦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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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 뒤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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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벌 떨리는 손가락으로 타전했을
    그 문자
    달을 사타구니에 끼고 북으로 두드리던 그, 설마 남파 공작원은 아닐 테고 따에 엎드려 즐겨 들여다보던
    노란 민들레에게
    통신문을 보낸 건 아닐지
    머지않아 몸 빠져나와 가야 할 별에 미리 전갈을 보내는 건 아닐지
    우연히 흘린 뼈마디 새긴 말 엿듣는 봄밤
    그가 타전한 전문으로
    올 봄 민들레 화관은 더 둥그럿 피어오르겠지만
    하양 씨앗 타고 올라갈
    그 별의 이름은 파킨슨이라 합디다

 

 

 

 

 

 

 

 

 

 

 

 

 

 

 

 

 

 

 

 

 

아름다운,

 

 

 

    아름다운 것들은 대책 없이 아름답다
    이슬 때문에 몸 여는 보랏빛 메꽃이나 스스로 몸 찢고 날아간 여름 매미들이나 함바집 설거지통 앞에서 흘러나오는 허밍이나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스스로 피는 소년들의 성

 

    어떤 이는 니스 해변의 조약돌이 하도 이뻐 주머니에 넣어 왔다가 평생 후회한다는데

 

    훔치고 빼앗고 떼먹는
    이 검은 간장독 속

 

    죽음으로 죽음을 지우는 이
    부끄러움의 흰빛

 

    아름다운,
    아름다워서 슬픈,

 

    그을음 묻어나는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보는
    형용사의 그 形容

 

 

 

 

 

 

 

 

 

 

 

 

 

 

 

작가소개 / 장옥관

1987년 《세계의문학》 등단. 시집 『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 등. 김달진문학상 등 수상.

 

   《문장웹진 2019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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