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통 외 1편

[신작시]

 

 

바통

 

 

남지은

 

 

 

뙤약볕 속 무한한
트랙 위를 달리는 너희에게
오렌지색으로 익어 가는 뺨
굳건한 다리를 믿는 너희에게
숨통을 조이는 방
폭염과 폭소가 뒤섞인 교실에서
오늘과 내일의 손아귀에서
차고 맑은
물 한 잔이 간절한 너희에게
지루한 왕복을 알 수 없이 견디는 너희에게
침이나 튀기고 돈을 번 나는
뙤약볕 속이었다
메마른 마음의 형편을 들키고서
지나치는 중이었다
슬픔을 말아 쥔 너희에게서
다음 주자를 향해 질주하는 너희에게서

 

 

 

 

 

 

 

 

 

 

 

 

 

흐린 여름

 

 

 

흐려진 날씨에 대해
흐트러진 그림자에 대해
말할수록
기도할수록

 

캄캄해지는 입속

 

닦아도 닦아도……
유리창이 흔들렸다

 

그치지 않는 비만큼
그칠 줄 모르는 울음

 

이제 그만 뚝,
무릎을 꿇던 때도
어디까지나

 

책상에서 밥을 먹고
식탁에서 시를 쓰는

 

더러운……
유리창이 박살난다

 

깊고 날카로운
빗줄기가 쳐들어오니까
닿지 않는 데부터 젖었으니까

 

 

 

 

 

 

 

 

 

 

 

 

 

 

작가소개 / 남지은

2012년 《문학동네》로 등단.

 

   《문장웹진 2018년 07월호》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