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 1편

[신작시]

 

 

 

 

김정환

 

 

 

 

나보다 더
강력한 근육이다.
나보다 더
이유가 분명한 부리다.
나보다 더
목적이 뚜렷한 시선이다.
나보다 더
불길한 운명이다.
나보다 더
엄혹한 중력이다.
그래서 어디에나 있는
새.

몸무게 없다.
연민 없이는.
한 천 년 전부터.

 

 

 

 

 

 

 

 

 

 

 

 

 

 

유리

 

 

 

 

 

사탕처럼 달기 위하여
몸이 너를 향해 한 없이 줄어든다.
식물이 이렇게 사랑할 것이다.
당분이 다 빠져나간 것을
본 후에도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화가들이 이렇게 사랑할 것이다.
색 쓰고 색을 쓰며 온몸이 투명한 유리의
타자로 될때까지 사랑은 계속된다.
시인들이 이렇게 사랑할 것이다.
한 행보다 더 가는 몸의 마지막 남은
성가신 의미가
유리로 될 때까지.
누구든 무엇이든 사랑의
종말이 음악을 뺀 모든 것이다. 더 섬세하게
현악과 관악을 제외한.
성악과 타악이 좀 야하고 좀 무관하다, 유리의
통과와. 그
만리장성이라는 것이.

 

 

 

 

 

 

 

 

 

 

 

 

 

 

작가소개 / 김정환

1980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시 「마포, 강변동네에서」외 5편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지울 수 없는 노래』『하나의 이인무와 세 개의 일인무』『황색 예수전 1, 2, 3』『해방 서시』『텅 빈 극장』『순금의 기억』『레닌의 노래』등 20여 권의 시집과, 소설 『세상 속으로』『그 후』『사랑의 생애』가 있다. 이밖에도 음악 교양서 『클래식은 내 친구』, 문학 창작 방법론 『작가 지망생을 위한 창작 강의 일곱 장』, 역사 교양서 『20세기를 만든 사람들』, 역사서 『상상하는 한국사』, 대중문화교양서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등이 있다.

 

   《문장웹진 2017년 09월호》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