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 외 1편

[신작시]

 

 

가제

 

 


김성대

 

 

네가 소리 없는 음악을 들을 때면 나는 엎드려서
네가 듣는 음악을 떠올린다

 

비가 내리는 거였어도 좋았다
비를 나누어 듣는 거라도

 

나는 바닥에 엎드려서 엎드린 나를 생각한다
가라앉는 것은 소리일까 어둠일까

 

소리 없는 미로가 떠돈다
머릿속에서 빗소리가 난다

 

바닥을 두려워하며 떨어지는 비
나는 등을 돌리고 심장을 듣는다

 

심장이 하얗다
나의 환청에는 소리가 없다

 

나는 내가 보이지 않는데
너는 나를 보지 않는다
머릿속으로 머리카락이 쏟아진다

 

 

 

 

 

 

 

 

 

 

seesaw

 

 

 

혼자 타는 시소의 나는 왜 올라가 있을까

 

나의 그림자와 시소를 타도
나의 그림자가 더 무겁다

 

나의 기다림과 타도
나의 기다림이 더
제자리에 있다

 

이것은 내 그림자가 아니다
생각하면 나는 없고
눈을 감아도 내가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내가 무섭다
모든 것이 내가 없음을 가리키는데
나는 왜 있을까

 

기다림이 끝나지 않는 걸까

 

 

 

시인 김성대

작가소개 / 김성대 (시인)

– 2005년 『창작과비평』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귀 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사막 식당』이 있음. 김수영문학상 수상.

 

《문장웹진 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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