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박경리 문학의 사랑방, 토지문화관

[커버스토리]

 

박경리 문학의 사랑방, 토지문화관

 

 

 

6월 표지 박경리 토지문화관(원주)

 

 

말년을 원주에서 보내신 박경리 선생이 오봉산 기슭에 세워 후진에게 남긴 문화예술 사랑방이다. 지금은 토지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외 문인과 예술가의 창작공간이자, 박경리문학제, 박경리문학상 시상식, 청소년문화캠프 등이 열리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해마다 많은 이가 찾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매지회촌길 79
www.tojicul.or.kr 033-762-1382

 

그림 | 소공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모임 삼박자 멤버. 지은 책으로 『철학고양이 요루바 1, 2, 3』 『뜨거운 물고기』 『굿모닝 디지털 굿모닝 카툰』 등이 있다.

 

 

시장에 옷을 팔러 가는지 조그마한 보따리를 겨드랑이에 낀 여인이 우비도 없이 처마 밑을 따라 지나간다. 이따금 웅덩이 파인 곳의 빗물을 튀기며 군용차, 지프차가 사람 없는 거리를 내달리고 있었다. 비 오는 날에는 공습의 염려가 없다. 호소와 규탄의 메시지, 서울 시민들의 서명운동, 플래카드와 시위행렬, 잇단 행사 또 행사는 물결처럼 지나가고 그것도 오늘은 휴식이다. 조용하다.
‘우비도 없이 시장에 가는 저 여자도 이제는 붉은 지폐를 거절하겠지. 틀림없이…….’
전장(戰場)과 시장(市場)이 서로 등을 맞대고 그 사이를 사람들은 움직이고 흘러간다. 사람들도 상품도 소모의 한길을 내달리며, 그리고 마음들은 그와 반대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사라져가는 민심을, 사라져가는 인민들의 불길을 억지로라도 되살리기에는 오직 승리가, 사람과 상품의 소모를 막아 줄 결정적인 승리가 있을 뿐이라고 기훈은 생각한다.
‘민중을 믿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 그들도 결코, 결코 우리를 믿지 않았다. 그들은 어떠한 약속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오직 현실을 받아들일 뿐이지.’

 

 ”

 박경리, 『시장과 전장』(1964년) 중에서

 

 

 

 

박경리(1927~2008)

– 경상남도 통영에서 나고 자랐다. 진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기도 한 박경리 선생은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주요 작품으로 1962년 펴낸 『김약국의 딸들』을 비롯해 『시장과 전장』 『파시(波市)』 『나비와 엉겅퀴』 『영원의 반려』 『단층(單層)』 『노을진 들녘』 『신교수의 부인』 등이 있으며 1969년 6월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1995년에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土地)』는 박경리 문학의 정수로 손꼽힌다.

 

《문장웹진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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