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이야기] 문학과 백일장이 이어 주는 끈

 

[문학청년들이 나눈 백일장 이야기]

 

 

문학과 백일장이 이어 주는 끈

 

 

 

조인영(문학특!기자단 1기)
강나은(문학특!기자단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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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청년으로서 같은 길을 밟고 있는 두 학생(글틴)이 만났다. 현재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강나은과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조인영이다. 단 한 번도 같은 백일장에서 만나서 함께 글을 써본 적은 없지만,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백일장 이야기. 백일장에서 나아가 문학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입시 이야기, 학교 친구들과는 또 다른 문우들끼리의 우정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지난 5월 25일에 열린 경상대학교 백일장이 끝나고 학교 앞 작은 카페에서 강나은(문학특!기자단 3기)과 조인영(문학특!기자단 1기)이 나눈 대화 전문이다.
    문학을 사랑한다는 것, 문학을 한다는 것, 문학을 하고 싶다는 것. 작게나마 문학이란 꿈을 실천해 가는 두 학생을 문학과 백일장의 어떤 것이 이어 주게끔 했을까?

 

 

    백일장, 심적으로 힘들지만 친구들과 꿈이 생기는 자리

 

    ◆ 인영 : 너랑 이렇게 있으니까 문학하는 친구랑 백일장 끝나고 카페에 온 느낌이다.
    ◆ 나은 : 맞아요.
    ◆ 인영 : 너 때도 백일장에서 문학하는 친구 만나고 그러니?
    ◆ 나은 : 네, 여전히 그래요. 막차 못 탔다고 우울해하고…….
    ◆ 인영 : 나도 너처럼 백일장을 다녔고 지금 다니는 대학교 역시 문학특기자 전형으로 들어온 거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
    ◆ 나은 : 네, 잠깐 입시 얘길 하자면, 문예창작과에서 실기나 특기자를 뽑는 것이 아닌 수능으로 성적우수자를 뽑는 것이 모순된 것 같아요. 예전엔 서울과기대가 문학특기자 전형으로 학생을 많이 뽑았는데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안 뽑기도 하고, 특기자 전형과 실기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당혹스러운 순간들이 많아요.
    ◆ 인영 : 맞아. 내가 입시를 치를 때는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가 수시 실기 전형을 폐지했어.
    ◆ 나은 : 다행히 올해 다시 수시에 실기 전형이 생겼어요. 하지만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죠.
    ◆ 인영 : 백일장 현장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어?
    ◆ 나은 : 대학교 정문에 들어가면 안내 표지가 있어요. 그걸 따라가면 수백 명의 아이들이 모여 있어 전장에 들어선 기분이에요. 시제 발표하면 좋아하는 애들, 탄식하는 애들로 갈리고, 쓰기 전까지는 긴장한 상태예요. 일정 시간이 흐르고 하나둘씩 종이를 제출하기 시작하면 아직 글이 남은 애들이 불안해하는 게 보여요. 특히 시상식 때. 다들 심적으로 힘들어하죠.
    ◆ 인영 : 완전 공감. 시상식 때, 내 이름 불릴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 나은 : 내 이름이랑 비슷한 애 불리면, 심장에 무리가 가요.
    ◆ 인영 : 예전에 내 친구가 상을 받았는데, 오류가 나서 학교가 잘못 불렸어. 친구이길 바라면서 되게 조마조마했었지.
    ◆ 나은 : 저도 이병주 백일장 장원 받았었는데, 제가 진주제일여고인데 진주여고로 적혀서 시상식 때는 잘못된 것으로 일단 받고 한 달 뒤에야 제대로 된 상을 받았어요.
    ◆ 인영 : 지금 백일장 얼마나 남았어?
    ◆ 나은 : 숭실대, 명지대, 경희대 예선, 대산, 만해축전이요.
    ◆ 인영 : 그럼 많이 바쁘겠다.
    ◆ 나은 : 네. 지난주에 중앙대도 마감 있어서…….
    ◆ 인영 : 중앙대는 백일장이 아니라 한국작가협회 백일장 말하는 거 아니야? (한국작가협회 백일장은 중앙대학교 흑석캠퍼스에서 열렸다.)
    ◆ 나은 : 작년부터 심훈청소년 문학상이랑 중앙대 백일장이랑 합쳐서 예선에서 16명 뽑아서 대산처럼 캠프 해서 수상을 하는 형식이에요.
    ◆ 인영 : 중앙대 백일장 예선 결과 기다리는 상태야? 잘 됐으면 좋겠다. 대학 백일장을 다니면서 좋은 점이 각 대학을 탐방해 보고 느끼면서 진학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
    ◆ 나은 : 대학 백일장 진행하는 것이나 선배들을 보면서 ‘이 대학 괜찮다.’ 느끼곤 해요.
    ◆ 인영 : 네가 간 백일장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백일장은 어디야?
    ◆ 나은 : 작년에 순천대 백일장 본선 갔었는데,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신춘문예 당선된 작품을 가지고 공연도 하고 자기가 쓴 시를 낭송했는데, 색다르고 재밌었어요.
    ◆ 인영 : 순천대 백일장은 항상 그렇게 공연을 하는 것 같다. 심사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 나은 : 우석대 백일장 갔는데, 안도현 시인이랑 도종환 시인이 오셨어요, 낙방하는 학생에 대해 안도현 시인은 떨어지면 독기 품고 다음번에 잘하면 된다고 말씀하셨고, 도종환 시인은 늦게 피는 꽃이라 말씀해 주셨어요. 그 말씀들이 가슴 깊이 와 닿았어요.
    ◆ 인영 : 꽤 많은 백일장 다녔네? 언제부터 백일장 다녔어?
    ◆ 나은 : 본격적으로 다닌 건 작년이고, 첫 번째 전국 백일장은 경상대 백일장이었어요.
    ◆ 인영 : 어떻게 전국 백일장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
    ◆ 나은 : 예전부터 막연하게 작가를 꿈꾸고 있었지만 오빠가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부모님이 글 쓰는 걸 반대하셔서 공모전에 혼자서 내보기만 하다가 부모님 설득 끝에 백일장을 다니게 되었어요.
    ◆ 인영 : 처음엔 백일장 혼자 다녔겠네?
    ◆ 나은 : 네. 혼자서 시외버스 타고, 혼자서 백일장 장소에 가고, 혼자서 글 쓰고, 혼자서 밥 먹고, 모든 걸 혼자서 해결해야 하니까 조금 외로웠어요.
    ◆ 인영 : 그래도 이런저런 문학 활동 하면서 알게 되는 친구들을 백일장에서 만나지 않아?
    ◆ 나은 : 만나죠. 처음엔 혼자로 시작해서 점점 친구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 인영 : 그 친구들이 내가 문학을 계속하는 데 토양이 되는 것 같아. 힘이 되고 유일하게 나를 공감해 줄 수 있는 친구니까. 고등학교 친구와는 다른.
    ◆ 나은 : 맞아요. (공감)
    ◆ 인영 : 백일장 예선 명단이나 수상자 명단에서 익숙한 이름 생기지 않아?
    ◆ 나은 : 맞아요. 그 사람은 저를 알지도 못하고 경쟁자로 생각 안 하는데, 저 혼자 얘 또 붙었구나 혼자서 경쟁 심리를 갖고 있어요.
    ◆ 인영 : 맞아. 나도 그랬어. 결국 실기장 가면 문 앞 명단 안에 걔들 이름이 있어.
    ◆ 나은 : 아, 그렇구나.
    ◆ 인영 : 그래도 백일장도 경쟁이고 실기도 입시경쟁이잖아. 나는 잘하는 애들 이름 보면서 걱정도 됐지만, 나도 걔들과 같은 예선 합격자 명단에 있었고 수상자 명단에 있었기 때문에, ‘꿀리지 않는다’고 마인드컨트롤 했었어. 네가 대학을 가면 걔들과 과 동기가 되겠지.
    ◆ 나은 : 기분 묘하겠다.
    ◆ 인영 : 지금 친한 문학 친구들 누가 있어?
    ◆ 나은 : 다정이, 준영이.
    ◆ 인영 : 근직이랑도 친하지 않나?
    ◆ 나은 : 네, 넷이서 고령에 이조년 백일장도 함께 가곤 했어요.
    ◆ 인영 : 백일장이 되게 좋은 게 합법적으로 친구들과 다른 지역으로 모꼬지(?),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것, 허락을 구하기 쉽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 그게 좋은 추억이 되더라. 올해가 마지막이네. 내 경험상 그 시간이 되게 소중한 시간이었어.
    ◆ 나은 : 맞아요.
    ◆ 인영 : 8월에 있는 만해축전 백일장 갈 거야?
    ◆ 나은 : 네, 근데 인제까지 가는 차편이 애매해서 고민 중이에요.
    ◆ 인영 : 그게 ‘지방러’들의 비애야. 나도 작년에 똑같은 고민 했었어.
    ◆ 나은 : 차라리 서울이면 좋은데, 다른 지방은 차편이 없어서 힘들어요.
    ◆ 인영 : 나는 재작년에 만해축전 백일장 갔었거든, 친구들이랑 전날 서울 올라가서 문학특기자단 모임을 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고, 다음날 새벽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인제 가는 버스 타고 갔었어.
    ◆ 나은 : 마로니에 갈 때랑 만해 때도 진주에서 5시 첫차를 타고 가면 남부터미널에 8시 반에 도착해서 시간이 안 되기에 전날 오빠 자취방에서 묵고 백일장을 가곤 했어요.
    ◆ 인영 : 완전 공감, 나도 마로니에 백일장 본선을 2년 연속 갔는데, 전날 금요일에 오후 수업 빼고 서울로 가서 백일장 갔어.
    ◆ 나은 : 저도 저번 주 금요일이 소풍이었는데, 소풍 도중에 서울로 갔어요. 그날 스승의 날이었는데 죄송했어요.
    ◆ 인영 : 나도 고2 때 경상대학교 백일장 하던 날, 고등학교 체육대회였는데, 체육대회 빼고 백일장 갔지. 백일장을 다니다 보면 고등학교 행사를 빼먹어 친구들과 추억이 없긴 하지만 백일장 다니던 추억도 좋은 추억이었다.
    ◆ 나은 : 맞아요, 추억이 띄엄띄엄 있어요. 우석대 백일장 가던 날이 졸업사진 찍는 날이었는데, 선생님께서 양해해 주셔서 따로 사진관 가서 찍었어요.
    ◆ 인영 : 너한테 백일장은 어떤 의미야?
    ◆ 나은 : 아는 글 쓰는 친구들 중에서 백일장 안 다니고 실기 준비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에게 백일장은 제 꿈과 목표를 잊지 않게끔 상기시켜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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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틴 웹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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