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유감_10주년 특집] 실패를 거듭할 여러분에게

 

[글틴유감_10주년 특집]

 

 

실패를 거듭할 여러분에게

 

 

 

황찬익

 

 

 

 

    사실,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여러분이 읽을 글을 쓰겠습니까. 어른들이 써놓은 이런 종류의 것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사실 다들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겉으로 보기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사실 따지고 보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말해봤자 여러분이 뻔히 듣지 않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여러분에게 어떤 말을 하기 위해서 시작했으니까, 나이를 약간 더 먹은 사람으로서 굳이 한 마디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딱 하나뿐입니다.

 

    여러분은 실패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모두 잘 안 될 겁니다. 계획은 틀어질 거고, 원하는 것은 가질 수 없을 거고, 잘 될 거라고 믿어왔던 모든 것들은 당신을 배신할 것입니다. 좋아하던 사람은 당신을 싫어하게 될 거고, 아끼던 물건은 고장 나거나 잃어버릴 거고, 헛된 곳에 돈을 낭비할 거고, 원치 않는 순간에 원치 않는 일을 끊임없이 해야 할 겁니다. 항상 무례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될 거고, 불쾌한 것들을 다루게 될 겁니다. 항상 바쁜 날이 계속되지만 이뤄 놓은 건 아무것도 없을 거고, 시간이 지나면 그동안 먹은 나이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선의로 했던 모든 일들이 나쁜 결과로 돌아올 거고, 날마다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왜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매 순간마다 길을 잃을 것입니다.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할수록 그로부터 배우는 게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여러분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난 안 그럴 건데? 맞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그리고 여러분 중 일부는, 정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항상 좋은 일만 있고,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내고, 종래에는 성공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말합니다. 당신도 실패합니다.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실패와 불행은 매우 가까이 있습니다. 여러분 곁에 언제나 함께하고 있죠.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거나 아직 구체적인 형태를 띠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마치 스타트 라인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육상선수나 장전 상태로 발사되기만을 기다리는 총과도 같죠. 총의 종류와 개수와 탄환의 구경은 저마다 제각각이지만, 항상 장전되어 있다는 점과, 언제 발사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행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합니다. 우리는 언제 발사될지 모르는 총에 겨눠진 채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총알이 우리를 꿰뚫는 순간은 10년 뒤일 수도, 10일 뒤일 수도, 아니면 10초 뒤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사격은 단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죠.

 

    당연한 말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각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거나 달라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 좀 더 삶에 도움이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저는 여러분에게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저는 여러분이 절대 불행해지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말해주고 싶은 겁니다. 불행을 상상하는 능력에 대해서.

 

    만약 당신에게 나쁜 일이 닥쳤다면, 그것은 당신이 불행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은 다만 예상치 못한 것뿐입니다. 나빠질 거라고 미리 예상하고 있던 상황은 불행이 아닙니다. 예상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일 뿐이니까요. 극단적으로 말해보자면, 이 세상 모든 일이 나쁜 방향으로 일어날 거라 상상하는 사람은 불행해지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닥친 나쁜 일에 실망하거나 놀라지 않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불행해질 거라고 상상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불행이란 이토록 주관적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불행해지세요. 자신이 불행해질 거라고, 실패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마세요. 여러분의 실패와 불행에 대해 항상 상상하고 받아들이세요. 어떤 일을 시작해도, 어떤 시도를 해도, 어떤 꿈을 품어도 그것이 좌절되는 경우를 염두에 두세요. 그렇게만 하면 여러분은 절대 불행해지지 않을 겁니다. 실패하더라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예상하던 일이 일어난 것뿐이니까요.

 

    그렇게 하면 역설적으로, 여러분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아무거나 하세요.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그 뒤를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그것을 하지 않아도 실패할 거니까요. 실패는 어떤 방향으로 가도 내재되어 있으므로, 안정적인 길 같은 건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것을 찾을 시간에 한 번이라도 더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실패를 겪은 뒤 빠르게 체념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다음엔 다른 실패를 시도하세요. 언제나 항상 실패하고, 불행해지지 마세요. 그것이 불행에 대해 상상하지 못하면서 정체된 안정을 추구하다 총에 꿰뚫리는 것보다 나은 형태의 삶입니다.

 

    이제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아시겠죠?

 

    그럼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말을 하고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이 글을 모두 합친 것보다 다음 한 줄이 더 중요한 말일 겁니다.

 

    제가 한 말은 절대 듣지 마세요.

 

    이런 종류의 말을 아는 척하면서 여러분에게 건네는, 모든 종류의 말은 절대 듣지 마세요. 누군가 당신에게 어떤 것에 대해 말하면서 그것이 옳다고 한다면, 당장 귀를 막고 그 사람으로부터 떨어지세요. 세상에 그런 것은 없습니다. 옳거나 틀린 것은 없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을 뿐입니다. 자, 그러니까 이렇게 재미도 영양가도 없는 글 같은 건 그만 읽고,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그게 전부입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취향에 충실한 삶을 사세요, 여러분.

 

    화이팅.

 

 

작가소개 / 황찬익(글틴 필명 : 연화도령)

– 와우랑 술이 제일 좋아요. 와우, 술 만세!

 

 

   《글틴 웹진 6월호》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