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문장청소년문학상_우수_시] 주말 김밥집

 

[2014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우수상 _시]

 

 

주말 김밥집

 

심영해(필명 : 해영)

 

 

 

주말마다 우리 가족은 등산을 갔다
계절 가리지 않고 항상 같은 산을 올랐다
엄마는 순두부찌개를, 아빠는 양푼비빔밥을
나와 동생은 떡볶이와 돈가스를 좋아했다
산에서 내려와 도로 하나 건너면 있던 김밥집은
항상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게 났다 작은 텔레비전에서는 연속극이 나왔다
단무지를 집어먹으며 산에서 봤던 청설모 이야기를 나눴다 몇 년을
교복을 입기 시작하고 김밥집이 문을 닫고
우리는 다 같이 오르던 그 산 아래를 떠나 뿔뿔이 흩어졌다

 

모처럼 현금이 생겨 처음 찾아간 집 건너 좁고 어수선한 김밥집에서는
연속극 대신에 개그 프로그램이 나왔고 주인아줌마는 연신 깔깔거렸다
김과 유부조각이 떠다니는 짭잘한 우동도 시큼한 김치도
싫진 않았지만 낯설었다
혼자 먹는 오천 원은 다 같이 먹던 만 팔천오백 원보다 못했다
거무스름한 우동국물을 밥 숟갈마다 벌컥벌컥 마시던 아빠가 생각이 나
면이 불어터져 흩어질 때까지 다 먹지 못했다
빈 지갑 속에서 돈 냄새 대신 참기름 냄새가 났다
내 기억 속에서는 청설모가 밟고 지나갔던 젖은 낙엽 냄새가 났다

 

 

< 수상소감 >
 
    상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게으름은 덜 피우고 노력을 더 하는 학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심영해(필명 : 해영)

–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2학년 시 전공, 사실 시집 읽는게 제일 귀찮고 시 쓰는게 두번째로 귀찮은 게으름뱅이. 길게 쓰는 화려한 프로필은 저와 어울리지 않아요. 좋아하는 시인이 매번 바뀌는 탓에 시가 쓸 때 마다 달라지는 바람둥이. 요즘은 권혁진 시인이 좋아요. 짧고 굵은 게 딱 내 스타일.

 

 

   《글틴 웹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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