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 어떻게든 되겠지

 

[여행 에세이]

 

 

어떻게든 되겠지

– 프롤로그

 

 

양재화

 

 

    할 일이 너무 많다. 돈이 부족하다. 함께할 사람이 없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어떻게든 되겠지.’ 여자 혼자 위험하지 않을까? 자전거도 못 타고 수영도 못하는데 괜찮을까? 말도 안 통하는데 잘 다닐 수 있을까? 그렇게 불안해질 때마다 생각한다. ‘어떻게든 되겠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이런 수많은 선택의 순간마다 ‘예스’와 ‘노’로 갈리는 프로그램 순서도(flow chart)에서 몽땅 예스를 누르는 일이다. 어리석고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반대로 아주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에서 나온 결과였다. 모두가 꼭 여행을 해야 한다거나,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다는 순진한 소릴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여행을 꿈꾸면서도 망설이는 이유 중에는 곰곰이 따져보면 자신의 상황을 과장하거나 여행지의 상황을 과장하는 막연한 불안이 많다는 것. 완벽한 준비, 완벽한 여행이란 없다. 천 명의 사람이 있다면 천 가지 다른 여행이 있을 뿐이다.
    지금 여행 중인 오키나와 방언 가운데 ‘난쿠루나이사(なんくるないさ)’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다. 지난달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남미의 노랫말 중엔 ‘케 세라 세라(que ser?, ser?)’가 있다. 역시 넓은 의미로 ‘어떻게든 되겠지’다. ‘어떻게든 되겠지’는 포기의 언어가 아니라 초긍정의 언어이다. 될 일은 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다독임. 그대가 가려는 곳마다 각기 다른 ‘어떻게든 되겠지’들이 그대의 용기를 북돋워줄 것이다. 이곳에선 내가 그대의 ‘어떻게든 되겠지’가 되어, 그대가 언젠가 여행을 떠날 때 망설이는 순간마다 ‘예스’ 버튼을 누르게 하는 글을 쓰고 싶다.

 

 

 

양재화
 

대학에서 언론정보학 등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편집자로 1년 중 10개월은 돈을 벌고 2개월은 여행하며 살고 있다. 홈리스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에 ‘여행의 뒷모습’이라는 글을 연재했다.

 

 

 

   《글틴 웹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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