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놀러와] 중원문화를 품고 있는 충주

 

[우리동네 놀러와]

 

 

중원문화를 품고 있는 충주

 

조연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여름도 가고 어느덧 가을이에요! 저는 추석 명절에 할머니께서 해주신 통통한 송편을 먹고 몸도 찌우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의 덕담에 마음도 찌웠는데 이파리들은 제 몸을 비우고 하나둘씩 가지에서 떨어지네요. 사실 저는 집에서 멀리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되어서 가족들과 떨어져 살고 있어요. 문득 고향 생각이 날 때마다 내려가고 싶었는데 이번 추석에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게 되었어요. 확실히 시골이라 별도 달도 더 환하게 보여요. 추석날 밤에 더 환한 달에게 소원을 빌 수 있었어요. 물론 비밀이죠! 달빛 아래서 바늘에 실을 꿰는 건 원래 칠석날에 하는 건데 할머니와 함께 마당에 앉아 바늘귀에 실을 꿰기도 했어요. 좋은 일만 있길 바라며. 나중에 중요한 시험 볼 때 옷에 실을 꿰서 가면 시험을 잘 본대요. 사실 공부가 더 중요하지만 이런 풍습을 믿는 것도 재밌잖아요!
    충주로 접어드는 입구엔 사과나무 가로수 길이 있어요. “충주하면 사과, 사과하면 충주”라는 말이 있듯 저희 고장의 특산물은 사과에요. 언젠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한번쯤 보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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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주는 잘 알려진 도시는 아니에요. 하지만 얼마 전에 조정선수권 대회가 열렸었답니다. 세계 28개국이 참여한 큰 경기였는데 충주 ‘탄금호’에서 열려서 내심 자랑스러웠어요. 탄금호는 ‘중앙탑 공원’ 내에 있는 넓은 호수에요. 중앙탑 공원 안에는 중앙탑이라는 탑이 있는데 통일신라시대 때 우리나라의 중앙에 세워져 ‘중앙탑’이라고 한 대요. 중원(中原)문화를 대표하는 유산인 탑이에요. 여러 차례 해체·복원한 후 원형과 많이 달라져서 아쉽지만 자랑스러운 탑이에요. 충주에는 중원 고구려비라는 중원 문화가 하나 더 있어요. 예전엔 외딴 곳에 홀로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전시관을 세워 고구려 문화와 역사 등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해놨더라고요. 충주에선 고구려 때의 모습과 통일신라시대 때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어요.

 

    공원 중심부에는 중앙탑이 우뚝 서 있고 벤치와 조형물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요. 걸으며 구경하다가 벤치에 앉아 탄금호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쐬고. 아예 돗자리와 도시락을 싸 들고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소풍가면 정말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근처엔 ‘리쿼리움’이라는 곳이 있어요. 술이라는 뜻의 리쿼, 박물관이라는 뜻의 리움이라네요. 술 박물관이에요! 이곳에서는 세계의 술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어요. 또 술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답니다. 아쉽게도 목요일과 명절엔 휴관이라서 저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어요. 목요일과 명절은 피해서 가는 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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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 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혹시 아세요? 이 시는 현재 목계나루터에 세워진 신경림 시인의 시비에요.「목계장터」라는 시인데 신경림 시인의 고향이 충주인 만큼 시집『농무』에서 충주의 분위기를 많이 느꼈어요. 매년 목계나루터에서 열리는 축제인 목계별신제는 중원 문화의 대표 축제예요. 갈대밭과 탁 트인 남한강, 옛날에 이곳에선 서울로 가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다니기도 하고 여러 상인들이 모여 장터를 이루기도 했대요.
    지금은 사진처럼 낡은 모습의 나룻배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몇 년 안 온 사이에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솔직히 예전에는 좀 휑했는데 지금은 바닥도 새로 하고 벤치도 가져다 놓아서 드라이브 길에 잠깐 내려 바람 쐬기 좋을 것 같아요.
    충주엔 남한강도 흐르고, 중심지였던 만큼 중원 문화가 꽤 많아요.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한적한 바람과 시골의 냄새에 취하고 싶다면, 그리고 중원 역사에 대해 궁금하다면 충주로 놀러오세요!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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