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서울국제도서전,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채워져

 

 

2013 서울국제도서전,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채워져

 

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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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크릿 박스 매진되었습니다!”
    남자의 목소리에 여기저기서 탄식 소리가 새어나왔다. 아직 저만큼 늘어선 긴 줄에서, 사람들은 아쉬움을 삼키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내일은 꼭, 이라며 다시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6월 19일에서 23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3서울국제도서전에서, 민음사는 ‘시크릿박스’ 이벤트를 진행했다. 관람객들은 만 오천원에 최소 책 한 권과 작가 캐릭터 상품들부터 최대 세계문학전집에 당첨될 수 있는 시크릿박스를 구입하기 위해 개장과 동시에 민음사 부스로 몰려들었다. 1인당 최대 2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일 100개, 주말 200개의 시크릿박스는 5일 내내 개장 20분 여 만에 동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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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벤트를 준비한 것은 민음사만이 아니었다. 여러 출판사들이 관람객의 흥미를 끌고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다. 넥서스는 도서 구매고객에게 캐리커처와 터키 아이스크림을 제공했고, 문학동네는 다양한 사은품들과 5만원 이상 무료배송 서비스를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부스별 할인은 기본.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신/구간 도서를 10~30% 할인 판매하였고, 리퍼브 도서의 경우 3000원, 4000원 등으로 일괄 판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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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개국 610개 출판사 참여…전세계 책들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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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국제도서전은 단순히 국내 출판사들의 잔치마당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책들이 한 군데 모이는 기회였다. 프랑스 드크레센조 출판사에서는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 김사과의 『미나』 등 한국 장/단편 소설의 번역본을 전시 및 판매했고, 이외에도 일본, 체코, 중국, 대만 등 세계 각국의 출판사가 행사에 참가했다. A홀 벽 쪽에 전시된 책들까지 포함하면 총 25개국 610개 출판사가 참여하여 국제적인 책잔치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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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나라들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주빈국으로 초청된 인도였다.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위치에 가장 큰 부스를 배정받은 인도는, 넓은 공간 가득 다양한 전시물과 이벤트를 채워넣었다. 늘어선 전시대들에는 인도 여러 출판사들의 책들이 각각 전시되어 있었고, 넓은 공간 안 별도의 무대에서는 시간에 맞춰 인도 예술가들의 시 낭송회, 인도 음식 시식회 등 여러 이벤트를 선보였다. 단순히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기반으로 인도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통을 위한 독서, 독서를 위한 소통’이라는 주빈국 슬로건에 걸맞는 문화 체험의 장이 되었다.
    이외에도 작년의 주빈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컬쳐포커스로 참가한 캐나다, 주한프랑스문화원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프랑스 등의 부스가 특히 두드러지는 부스를 선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국기 색과 같은 초록색과 하얀색을 기반으로 부스를 꾸몄다. 관내에서는 이슬람 문화를 설명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관람객들의 이름을 아랍어 문자로 적어주는 독특한 이벤트로 관람객의 발길을 유도했다. 한국-캐나다 외교수립 50주년을 기념해 ‘컬쳐포커스’로 참가한 캐나다는 이번 도서전에서 작가 초빙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부스에서도 프로그램과 관련된 책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자국 국기를 테마로 한 부스에는 주한캐나다대사관 측에서 준비한 여러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와 함께 다양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한국, 프랑스를 읽다’라는 이름의 부스에서 양국 간 번역 도서를 전시하는 등 한프간 도서 교류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는 한국과 프랑스의 번역 현황에 관한 대담을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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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단위로 부스를 차리지는 않은 기타 다양한 나라에서도 제각기 출판사 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관람객들에게 직접 책을 소개해주었다. 관람객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일본, 중국, 대만 등 가까운 나라에서부터 체코, 브라질 등 다소 낯설 수 있는 나라의 책들을 만날 수 있었다. 런던도서전, 샤르자국제도서전 등 다른 도서전 측에서도 부스를 마련해 해당 행사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등 행사장 곳곳에서 국경을 넘어선 책잔치가 벌어졌다.

 

  – 북아트, 일러스트, ‘읽는 책’ 너머 ‘아름다운 책’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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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홀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책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면, B홀에서는 특별전 '북아트 : 0의 담론전'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북아트와 색색의 일러스트들을 볼 수 있었다. 특별전에서는 ‘0의 담론전’이라는 제목 하에 5명의 북아티스트의 작품 20점을 전시했다. 각 작품은 ‘북아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의 대답으로, 20일 6시에는 각 작품들에 대한 비평회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B홀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 북아트관에서는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거듭난 책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표지 제본, 팝업북 등, 종이와 글자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다.
    그림책과 일러스트들도 톡톡히 인기를 끌었다. B홀 한쪽 벽측에서는 ‘우리동네’, ‘골목놀이’ 등을 주제로 한 그림책 100여 권이 전시된 ‘주제가 있는 그림책 – 우리동네’ 특별전이 진행되었다. ‘우리동네’라는 제목에 걸맞게 마을을 묘사한 일러스트로 벽을 장식하고 놀이기구 같은 책장을 활용한 특별전 부스는 놀이터인 듯 도서관인 듯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특별전 입구에는 아동·청소년 도서상 분야의 노벨상으로 꼽히는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도서들과 더불어 120명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각각 그린 그림들로 장식된 일러스트레이터스월이 설치되었다. 작은 일러스트들을 직사각형 틀안에 배치한 일러스트레이터스월에서는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개성을 한곳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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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전시 공간 바로 앞에서는 ‘아름다운 책’ 특별전이 펼쳐졌다. 이곳에서는 북디자이너, 소설가, 미술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추천한 아름다운 책이 전시되었다. 각각의 책들 곁에는 전문가의 선정 이유가 덧붙여져, 첫날 오후 여섯시에 벌어진 세미나의 주제처럼‘ 아름다운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의 장을 열어주었다.

 

  – 저자와의 대화, 스탬프 이벤트도 필수

 

    A, B 홀에 나누어 설치된 세 개의 이벤트 홀에서는 어느 것을 먼저 봐야 할지 알 수 없는 흥미로운 행사들이 번갈아 열렸다. 저자와의 대화, 인문학 아카데미를 포함해, 프랑스 출판사들과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 역사서 환단고기, 북아트 담론전 등 한번에 40~80여 명만이 참석 가능한 다양한 행사에 참가하려 30분에서 한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행사 내내 볼 수 있었다. 특히 박범신, 정유정 등 인기 작가와의 대화 같은 경우에는 한 시간 전부터 줄이 시작되어 10~20분 전에 오고도 번호표를 받지 못하는 사람도 제법 눈에 띄었다. 저자와의 만남에서는 독자와 작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작가의 친필 싸인을 받을 수도 있었기에 인기가 특히 높았다. 정유정 작가의 열렬한 팬이지만 시험 기간이라 오지 못한 딸을 대신해 작가의 전작을 들고 싸인을 받으러 온 어머니부터 지나가다 우연히 줄을 서 행사에 참가한 사람까지, 모두들 만족한 표정으로 이벤트 홀을 떠났다.
    B홀에 마련된 공간에서는 5일 내내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책 만들기 워크숍이 열렸다.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스토리가 있는 팝업북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은 포트폴리오, 책의 보수와 복원 등에 대한 강연을 들으며 유익하고도 흥미로운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5일 간의 일정 정보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 소식을 담은 안내 책자 뒷면에는 스탬프를 찍을 ‘책나무’가 인쇄되어 있었다. ‘책’과 ‘나무’를 접목시킨 도서전의 로고를 활용한 스탬프 찍기는 주최측과 여러 참가사들이 준비한 다양한 행사에 대한 관람객의 흥미를 집중시키는효과를 낳았다. 매일 선착순 500명, ‘책나무’를 완성한 관람객에게는 도서전 로고가 인쇄된 공책을 나눠주며, 비록 간단한 상품이지만 관람객들이 흥미를 가지고 행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 많은 관심 속 막 내려

 

    이번 2013서울국제도서전에는 지난해보다 2400여 명 증가한 13만 여명의 관람객이 참가하며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며, 첫날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람객들에게는 다양한 책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출판사들에게는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그 외에도 북 아티스트, 제본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부문에서 자신을 알리는 장이 되었다. 1947년 교육전람회를 효시로, 1995년 제1회 서울국제도서전으로 개최된 이후 꾸준히 국내 애서가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서울국제도서전이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선보일지 기대된다.

 

 

   ◈ 아쉬운 독자들을 위해, 기자의 추천
  
    도저히 내년까지 기다릴 수 없는 독자들에게 드리는 팁. 하루라도 빨리 책 잔치를 즐기고 싶은 분이시라면, 가을에 열리는 와우북페스티벌을 노리는 방법이 있다. 국내 행사인 만큼 서울국제도서전과 같이 다양한 외국의 책들을 맛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는 없겠지만, 전시회장 안에서 즐기는 것과는 또 다른 거리의 책잔치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와우북페스티벌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2005년 이래 2012년까지 총 8회 행사를 치른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매년 9월 내지 10월, 가을에 홍대 주차장 거리 일대에서 열리며, 2013년 제9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10월 4일 금요일부터 10월 6일 일요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와우북페스티벌 측에서는 매주 토요일 합정역 메세나폴리스에서 거리서점과 벼룩시장 등의 이벤트도 열고 있으니, 소소한 책잔치를 즐기고 싶다면 주말 나들이 장소로 합정역은 어떨까?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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