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문장청소년문학상_우수상_시] 혀



 


최인탁(잠시동안)

 

 

 

 

 

   마당의 수도로 햇살에 한 뼘 금이 생긴다
   비에 긁혀 주둥이 가득 붉은 딱지가 오른
   은빛 수도꼭지 맑은 침이 흐른다
   할머니 그 비린내 나는 머리통을 쓰다듬는다
   붉은 다라이 속 몸빼바지를 적시며
   제 맑은 혀를 주둥이에서 꺼내
   할머니의 손바닥을 할짝대는 것에
   마당 한 켠 상수리나무를 바라보는
   할머니, 눈시울이 다 붉어온다
   셋째 삼촌이 납골당에 누웠던 해
   마을을 떠돌며 밥이나 얻어먹고 가던 개는
   할머니가 마당에 굴러 넘어졌을 적
   제일 먼저 달려가 상처를 핥아대었다
   크게 짖어 마을 사람들을 불러오고
   복 많은 복순이 이름 석 자를 얻고서
   할머니 댁 상수리나무 밑을 꿰찼다
   어느 새벽녘 컴컴한 평상 밑으로
   제 작은 핏덩이들까지 풀어놓았던 것은
   미동 없는 제 새끼 한 마리를
   연신 물기 없는 혀로 핥아대었다
   눈도 못 뜨던 새끼들을 죄 트럭에
   실어 보내고서 이 너른 마당가를 지켰다
   찌그러진 그릇에 담긴 삼계탕을 씹다
   목구멍에 뼈가 걸려 한참을 헐떡대다
   안채를 향해 축 처진 혀를 길게 내뺀 채
   새끼 한 마리와 땅속에 집을 지은 복순이
   상수리 긴 이파리 허공으로 저무는 소리에
   툭, 떨어져 나가는 수도꼭지
   마당으로 흩뿌려지는 무지개가 길어진다

 

 

제8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소감

 

   저는 시를 다 쓴 후, 제 시를 다시 읽을 때마다 항상 부족함을 느낍니다. 이 시 역시 다 쓰고 나서 여러 번 고치고도 만족하지 못했던 시인데 그 시가 상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기분이 애매합니다. 또 그동안 좋은 시를 만들기 위해서 했던 노력들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기도 합니다.
   처음 제 시를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 받을 때, 쉴 새 없이 비판받았던 충격을 시작으로 저는 시를 ‘열심히’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상으로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 더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월 장원과 더불어 연 장원을 주신 글틴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글틴에서 받은 연 장원 상이 무색하지 않게,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꾸준히 써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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