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용환을 만나다

 

〈네꿈을 펼쳐라_시즌2〉

 

  

배우 손용환을 만나다

 

━ 일시 : 2011년 9월 22일 (목), 오후 6시 30분 ~ 9시

장소 : 대학로 민들레영토

 

 

 

‘네 꿈을 펼쳐라(시즌 2)’ 글틴 인터뷰 탐험대 네 번째 주인공은 공지한 그대로 대학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손용환 연극배우였다. 인터뷰를 진행한 글틴 참가자는 대구학생 최준형과 서울학생 신일훈으로, 둘 다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배우 인터뷰에 적극 열의를 보였다. 둘의 꿈이 뮤지컬 배우인 까닭이다. 준형은 대구 시내의 극단에 직접 찾아가 연기와 극작 공부를 했으며, 일훈은 현재 동성고의 중앙밴드 ‘도로시’ 보컬리스트로 꾸준히 공연을 하고 있다. 둘 다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하며, 어른이 되면 뮤지컬에서 그 꿈을 이어갈 생각이다.

배우지망생 준형은 평일 오전수업을 마치고 바로 KTX를 타고 대학로로 올라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학로에 발을 디딘 덕에 모든 게 낯설고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진한 대구 사투리와 달리 표준어를 ‘유창하게’ 발음하는 사람들이 마냥 신기했고, 수많은 포스터와 팸플릿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학로 견학이 즐겁기만 했단다. 특히 대학로에서 직접 연극 배우를 만나게 되니 인터뷰 자체가 ‘한 편의 영화’ 같다며 좋아했다.

일훈은 대학로 옆 학교에서 중간고사 공부를 하다가 잠시 외출한 뒤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 날이 문학 시험이라, “문학은 벼락치기할 공부가 아니라서 미리 공부해뒀다”고 말했다. 일훈의 문학 선생님은 그가 인터뷰를 잘 하고 있는지 카페에 들러 확인도 하고 가셨다.

일훈은 준형보다 한 학년 위였고, 둘은 만나자마자 ‘형, 동생’으로 말을 놓았다. 배우가 도착한 이후에도, 배우가 “형이라고 부르라”는 말에 바로 ‘형’으로 호칭하며 준비해온 질문들을 건넸다. 두 학생은 처음엔 긴장한 기색이었지만 10분이 채 흐르지도 않아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즐기고 있었다. 초면이지만 저녁을 함께 먹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입시, 직업 상담소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훈과 준형은 둘 다 뮤지컬 배우가 꿈이지만, 주변 어른들의 반대도 있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한다. 둘은 주로 배우에게 진로상담을 청했다.

그간 봄, 여름 글틴 인터뷰 탐험대의 참가자들은 100% 모두 여학생이었다. 2~3명의 여고생들이 조심스레 질문을 던지고 귀를 쫑긋 세운 채 부드럽게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는 가을남자 특집이었다. 남학생들은 “형! 정말 OOO 이에요?”, “형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해요?” 등의 간절한 질문을 단도직입적으로 던졌다. 게다가 “연극하면 라면도 못 먹는다고 들었는데 정말이에요?”라는 세간의 궁금증부터, “결혼 언제 할 거예요?”, “전화번호가 뭐예요?”라는 사적인 질문까지 서슴없이 직설적으로 던지고 있었다. 이전 여학생들이라면 에둘러 조심스럽게 건넬 질문들이었다. 여고생들의 인터뷰에서는 익히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다음 인터뷰 때는 남녀학생이 두루 섞여서 참가하면 좋을 것 같다.

9월 22일 목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대학로 민들레영토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손용환 배우와 배우 지망생 글틴들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 배우 손용환

글틴 : 형은 서울 예전 방송연예과 나왔잖아요. 방송 연예 쪽으로 갈 수도 있는데, 왜 대학로 연극 쪽에서 활동하게 된 건가요?

손용환 : 고등학교 때 방송을 했었어. 그땐 (90년대 중후반) 청소년 드라마, 그런 게 한창 많았던 때야. 그거 하다가 대학교에 들어갔지. 그런데 방송 일이 학교 다니니까 힘들어졌어. 어릴 때니까. 줄이라고 해야 되나? 그 줄을 유지하기 미흡하고 미숙하고 그랬거든. 학교 생활 어려워지고 군대도 가야 하고, 어깃장이 났다고나 할까? 그러다 보니 군대를 제대하고 학교를 갔는데, 이걸 어떻게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 지가 막막해지더라. 이제 그대들이야 잘 하겠지만, 난 그때 힘들었어. 결국 김빠지는 건 자신이더라고. 남이 아니라 내 자신이 김이 세니깐,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했지.

내가 하고 싶은 건 연극이라는 것이고, 공연 무대라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 대학로 연극을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 어릴 때 방송 하면서도 깊이 있는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거든. 뭔가 가벼운 건 너무 싫었어. 그게 뭐 크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내 스타일이었던 거야. 그런데 어느 순간 고등학교 친구가 여기에서 연극을 하고 있었고 그 친구 덕에 대학로로 우연히 넘어와서 극단 생활을 하게 된 거지. ‘젊은 연극제’ (대학생들이 참여해 만들어가는 공연 축제, 1993년에 시작돼 현재 19회까지 매해 열렸다.)도 하고 아는 사람도 생기고 그랬어. 그러면서 계속 공연도 하고 방송도 하고 그렇게 된 거야.

글틴 : 그 친구분은 지금 연기 해요?

손용환 : 아니. 지금은 안 해.

글틴 : 첫 작품은 뭐였어요?

손용환 : ‘장따’라는 뮤지컬이 있었는데, 무열(뮤지컬 배우)이 했던 자리에 대신 들어갔어. 그때부터 날 누군가 ‘얘, 가능성 있구나’ 봐주신 거고, 열심히 했어.

글틴 : 첫 작이 뮤지컬이네요.

손용환 : 그러네. 그땐 아동극도 많이 했어. 극단 자체가 많이 했지. 엄청 싫어했다. ‘애들 앞에서, 이러고 있어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상관없어. 오히려 하고 싶어. 일 년에 한 편은 하고 싶다.

글틴 : 실제로 뮤지컬 배우와 연극 배우들은 어때요?

손용환 : 질문이 너무 넓은데, 어떤 얘기를 해주면 좋을까? 구체적으로 뭐가 궁금해?

글틴 : 어떻게 다를까요?

손용환 : 어렵다. 훈이(신일훈)는 뮤지컬, 연극 딱 나눠서 생각하는 거야?


글틴
: 그런 줄 알았어요.

손용환 : 뮤지컬은 정말 ‘뮤직’이야. 김철리 선생님(연출가)이 작업하실 때 말씀해주셨어. 뮤지컬은 음악이 주가 돼야 하잖아. 음악이잖아. 노래잖아? 뮤지컬 배우들은 노래와 춤을 연습 해야 해. 라이프에서 빠질 수가 없어. 연기는 정서와 언어로 표현한단 말이야. 둘 다 기본적으로 몸은 똑같지만 자기가 추구하는 말이 좀 다른 것뿐이지. 뮤지컬 배우한테 ‘너희들은 뮤지컬 말투가 있다’고 그러잖아. ‘어! 도로시?’ (감정이 과잉 노출되는 연기, 직접 시연) 이렇게 말이야. 그런데 결국 뿌리는 같아. 연극이나 뮤지컬 둘 다 연기하시는 분들이 하는 거고, 서로 나누려고 하는 것 자체가 애매하지. 누가 연극 배우고, 뮤지컬 배우라고 나눈 지 모르겠으나 난 연극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다 해. 왜 다일까? 난 그냥 연기하는 사람인 거지. 연기라면 꾸준히 다 해야 하는 거야.

▶ (위) 좌측이 신일훈(학생), 우측이 최준형(학생)

글틴 : 배우 손용환은 이런 사람이다? 얘기해줄 수 있어요?

손용환 : 아직 잘 모르겠어. 나도 배우면서 동시에 배우고 있는 단계니깐. 나는 대신에 내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는 배우야. 무대 있을 때 들으려고 하지. ‘열심히 하고 있느냐’, ‘네가 하고 싶은 말 하고 있느냐?’, ‘누군가 와서, 휘둘리는 건 아니냐?’ 촬영장 갔을 때도 마찬가지야. ‘거짓 짓거리를 하고 있지 않느냐’ 그런 질문을 매일매일 하고 있는 사람이야.

글틴(최준형) : 자기 점검을 잘 하시는 거 같아요. 대구 대명동 연극거리 가보면 골목 속속들이 들어가면 극장이 있어요. 소극장에 들어가면 옹기종기 끼어서 보죠. 제가 활동하는 극단이 ‘한울림’이라는 곳인데, 관객이랑 배우가 많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지방은 아는 사람들끼리 배우와 소통할 수 있어요. 배우랑 관객은 어느 정도 벽이 있다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요. 공연이 끝나면 배우들이 밖에서 사람들이랑 얘기하고, 배우들 자체가 관객과 많이 소통하는 거 같아요. 되게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전단지도 직접 많이 뿌리고 그렇게 하는 데도 연극에 대한 인식이 높지만은 않죠. 그런데 오늘 갑자기 제가 궁금했던 게, 대학로 앞에서 전단지 나눠주시는 사람들은 누구예요?

손용환 : 잘 모르지만 음……아르바이트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지금 학생들처럼 꿈을 꾸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

글틴(신일훈) : 전 아직 밴드만 하느라 딱 뮤지컬 배우를 해야겠다 꿈을 가진 지는 얼마 안 됐어요. 엄마가 이왕 할 거면 노래만 하지 말고 연기와 춤 세 가지를 다 하는 게 길이 넓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제가 보컬 하면서 무대에서 엄청 뛰어 놀거든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하루에 몇 회 공연해도 힘들지 않거든요. 제가 지금부터 어떤 식으로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손용환 :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진짜 당연한 얘기인데 일단 공부를 해. 훈이는 밴드를 하니까 노래 잘 하잖아. 기본적으로 잘 하는 게 있으니깐 우선 지금은 공부가 밑받침 돼야지.

글틴(신일훈) : 지금은 좀 떨어지긴 했는데 원래 공부 쪽으로 잘 했고 노래는 약해요. 원래 엄마가 수학선생님을 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단국대 뮤지컬학과에 진학해서 뮤지컬배우를 하는 게 꿈이에요. 거긴 실기를 보잖아요. 춤이나 연기는 아직 배워본 적도 없고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손용환 : 일단 다시 말하지만 공부가 중요해. 난 공부에 대해서 부족함을 느꼈어. 공부하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부지런해야 돼. ‘쉽게 됐다’고 하는 사람들도 뒤에서 엄청 노력한 거야. 학교 붙고 나서 쉽게 됐다고 하는 사람도 열심히 준비했으니깐 된 거거든. 그 말에 휘둘리지 말고, 일단 공부를 해.

배우가 되려면 할 게 너무나 많은데 본인이 그냥 되는 줄 알아. 당연히 자긴 될 거라고 느끼는데, 지금 너희들도 그렇지? 빌 게이츠도 안주하는 게 제일 무서운 거라고 그랬어. ‘당연히 되겠지’하는 게 제일 무서운 생각이야. 그 생각하지 말고.

일단 아침에 일어나 몸 풀고 몸 만들고 학교에서 공부하고 저녁에 가서 배우 준비하고, 아침에 일어나 몸 풀고 공부하고 저녁에 가서 준비하고, 그렇게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열심히 해라. 준비하는 게 너무 힘들어도 학교 들어가면 막상 지금보다는 편안해져. 이제 너희들은 시험을 볼 테니, 우선 공부를 해.

교수님들을 연출자로 생각해보면 사람은 그림을 보거든. 못 생긴 사람, 잘 생긴 사람, 사람들 겉모습은 다양한데, 중요한 건 너희들이 갖고 있는 캐릭터가 있어야 해. 열정이 있든가 그림이 나오는 사람이 돼야 해. 널 만들어야 하는 거야. 색깔이 없거나 그냥 저냥 이러면 절대 안 뽑혀.

글틴(최준형) : 최종 목표는 뭐예요?

손용환 : 죽을 때까지 연기하면 돼. 감우성, 윤상현 배우의 이미지도 좋아하고, 가장 존경하는 분은 이순재 선생님이지. 현재는 그냥 계속 열심히 하는 거야. 좋은 작품을 계속 하면 얼마나 행복하겠어? 미치겠지? 김인문 선생님이 마지막까지 연기하신 것처럼, 그 행복한 작업들을 내가 목숨 다하는 날까지 하고 싶은 거야. 그게 내 목표다.

글틴(최준형) : 지금 제 앞에 연극이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아요. 서울에 처음 왔을 때 서울역롯데마트에서 서울말을 유창하게 쓰는 아줌마, 아저씨한테서 후광이 보였죠. 지금도 그래요. 좋은 배우가 되려면 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손용환 : 선배들이 너무 많이 계신데, 그런 질문은 정말 대답하기 그렇다. 어디 가서 나 안다고 하지 마라. ‘좋은 배우는 좋은 사람이야.’ 그거면 돼. 본인이 안다니깐.

글틴 : 아세요?

손용환 : 잘 모르겠어.

글틴 : 극단을 들어갔다고 하셨잖아요. 극단만의 위계질서가 있나요?

손용환 : 군대랑 비슷해. 9시에 쓸고 닦고 하다 보면 선배들 오셔서 스케줄 얘기해 주시고, 그리고 ‘용환이 연기 좀 해봐.’ 그러면 하지. ‘좋다’, ‘나쁘다’ 얘기도 듣고 그렇게 지냈어.

글틴(신일훈) : 실제로 결혼은 언제 하실 거예요? 전 꿈이 일찍 결혼해서 이쁜 애기 낳고 사는 건데요. 사람들이 그러고 싶으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하지 않겠냐고, 공부 쪽으로 하라고, 연극 배우는 라면도 못 먹는다고……. 수입이 그렇게 적어요? 가난한 예술인 그런 건 하지 말라고 그러세요.

손용환 : 사랑하는 여자가 있으면 할 용의가 있어. 경제적으로 쉽지가 않지. 주위에서 연극하는 형들이 결혼하는 거 봤는데, 돈도 없고 뻔히 쉽지 않은 거 아니깐. 그런데 내가 이 여자를 사랑하고, 뭔가 되잖아? 그러면 그게 다 생겨. 돈도 생기고, 어떻게 생길까? 형들한테 ‘모아놓고 결혼하셨어요?’ 그러면 그것도 아니야. 훈이 네가 ‘딱 이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을 때 그때 분명히 너한테 결혼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고 난 믿거든. 배우는 뜨면 많이 벌어. 못 뜨는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살게 해주시더라. 그런데 그건 있어. 회사 다니는 친구들한테 ‘넌 돈 많이 벌잖아. 매달 몇 백씩은 벌잖아.’ 그러면 걔네 뭐라는 줄 알아? ‘넌 네가 하고 싶은 거 하잖아.’ 그래. 그런 차이가 있지.

글틴(신일훈) : 사람들이 저보고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취미로 해서 좋은 거지, 그걸 직업으로 가지면 힘든 일이 된다 그러는데 진짜 그래요?

손용환 : 매일 매일이 힘들어. 한 무대, 한 무대 서는 게 보통이 아니야. 네가 밴드에서 한 곡 한 곡 하는 게 힘들 듯이 마찬가지일 거야. 그런데 자꾸 그 과정을 넘고 넘어 가다 보면 형도 이렇게 믿고 있다. ‘분명 길이 열린다’ 지금 너희들한테 이건 진심이고 진실이고 떠나서 그냥 진리야. 그거 안 믿고 하면 아무 것도 안 돼. 그렇기 때문에, 한 달에 어떤 돈을 벌더라도 ‘아. 이거 벌었구나’ 감사하면서 또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는 게 의외로 많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20대를 살아야지. 사람과의 관계도 계속 유지를 해야 하고 덜 똑똑해야 하고 순수하고 정직해야 해. 그래야지 널 선택했거나 먼저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봐도, ‘아. 쟤 봐라. 열심히 하네. 챙겨줘야 하는데……’ 그럴 거 아냐? 내가 봤을 때 너희가 마음에 들면 ‘준형아 훈이야. 여기 들어와.’ 그러면서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거 아냐? 물론 그건 나한테도 기회일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게 쌓여서 행운이 되고 그러는 거야.

글틴(신일훈) : 밴드 공연을 하면서 학교 축제를 많이 다녔는데요. 하루 3~4개를 다니기도 했어요. 하나도 안 지쳐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 어떤 지 모르겠는데, 하루에 공연 많이 하면 힘들어요?

손용환 : 나이가 들면 하루에 2회 공연도 되게 힘들어. 그런데 어른들은 무대에서 연륜이 생기잖아. 여유가 생기는 거야. 호흡을 늦게 써. 어르신들은 천천히 하시거든. 그것들로 빈 공간을 메우는 거지. 체력 관리도 해야겠지?

난 담배를 안 핀다. 빨리 끊었어. 술은 소주를 안 마셔. 막걸리만 먹어. 효모가 있어서 좀 낫더라고. 어쩔 수 없이 먹게 될 때는 동네를 계속 뛰어. 5km씩 뛰어. 뛰고 일을 하는 거지. 유산소 운동, 근육 운동은 계속 해. 그리고 너희들은 배우를 할 거니까 몸 조심해야 한다. 큰 사고를 치면 절대 안 돼. 난 고3 때 마지막으로 싸웠거든. 욱하는 거 조심해. 배우는 소리 지르고 싶은 사람들이야. 나, 세상, 연기, 이것밖에 모른다고. 단순하다고. 그러니 항상 마음을 다잡아야 해. 나도 사건 사고들이 많았어. 이제는 하나님 앞에 내려놓았지. 싸움은 연루되기 싫어서 피하는 편이야. 너희들도 젊은 혈기에 절대 싸우지 마.

글틴(최준형) : 저는 배우 하려는 데 반대가 많았어요. 제가 처음에 직장인 극단 들어갈 때도 부모님 몰래 찾아보고 그랬어요. 그런데 형은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한 게 참 부러워요. 지금은 입시 과외 사회라서 연기 레슨을 받으려면 학원비가 50~100만원이 든다고 해요. 부담스럽죠. 그런데 저는 이런저런 정보를 혼자 찾다 보니 제가 되게 독립적으로 변했어요. 형은 어땠어요?

손용환 : 적극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 반대는 없었는데, 나는 학원은 3개월 다니다 말고, 혼자 촬영 다니고 그러다가 대학교 붙어서, 그냥 시간이 흘렀던 것 같아. 진학 고민은 많았는데 ‘학교 가자. 가야지’ 그러면서 처음에 본 학교에서는 다 떨어졌어. 그런데 오디션을 보면 볼수록 좋아지더라. 교수님 앞에 서니깐 하면 할수록 잘 되더라고. 굉장히 집중하고 평소에 계속 계속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해. 면접 때 교수님이 ‘손용환 친구는 뭐 때문에 연기를 하려고 그러나?’ 물으셨어. 나도 모르게 ‘제가 하고 싶은 이유는, 마약 같은 성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기가 너무 절실했습니다. 끊을 수는 없어서, 경험을 한 사람은, 쉽게 끊을 수 없을 것 같은 ……’ 이런 식으로 얘기를 솔직하게 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됐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왔어. 그런데 ‘나 붙었다’ 이상하게 딱 감이 왔어. 교수님들이 좋아했어. 잔잔한 감동이 있었거든.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 딱 하나, 정직함, 순수함, 열정? 그랬나봐. 그리고 붙었어. 연기는 거기서 거기일 거야. 교수님들을 의식해서 말할 걸 생각하기 시작하면 힘들고, 자기 안의 절실함을 말해야 해.

글틴(최준형) : 전 카페나 식당, 지금 이런 데에선 창을 많이 봐요. 다른 사람들한테서 뭔가 모티브를 많이 얻는 거 같아요. 형은 모티브를 어떻게 얻으세요?

손용환 : 배우가 관찰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상황이나 주변의 것들에서 많이 모티브를 얻는 건 당연한 건데, 요즘에는 고독해지려고 애를 써. 지금은 그래. 이게 계속 바뀌지. 외롭고 고독한 게 나쁜 것도 아니잖아. 외로워지고 고독해지면 날 돌아보게 되잖아. 내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게 되고, 나를 좀 더 성장시키고 그런 거 같더라고. 그리고 주변의 것들을 보는 것도 중요한데, 앞에 있는 사람은 뭐야? 널 만나러 온 거 아니야? 네가 창문을 볼 필요가 없어. 그 사람하고 있는 시간이 중요한 거잖아. 그 순간이잖아. 혼자 있을 때 창 밖을 보면 되지. 일단 앞의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야. 아마 그런 거는 죽기 직전까지 그래야겠지?

작업을 할 때 슬슬 하는 애들이 있어. 어슬렁어슬렁 초면에 그러는 거, 나도 옛날에 그랬던 거 같고. 초면에 반말 하시는 분들 있고 데면데면 하는 사람도 있어. 만일 훈이한테 와서 누군가 함부로 한다고 해야 하나. 그럴 때 있잖아? 그럼 표정이 바뀔 수 있단 말이야. 그럴 땐 옛날엔 울컥울컥 했는데 지금은 자꾸 내리고 ‘예’ 라고 하고 성실하게 가려고 하는 거지. 그러다 어느 순간에 자기 것이 나올 수 있어. 그럴 땐 존중해야 되는 거지.

작업할 때는 말이야. 이게 기분이 있어. ‘우리 한 번 이거 해’ 했으면, 하나라도 완벽히 하고 끝내야 되지 않겠어? 지금 막상 대본이 떨어졌는데 사람이 하는 직업인이니깐, ‘그래 하자. 하자.’ 그렇게 말해 놓고, 20~30% 만 하고 쓱 빠지는 분들이 있어. 연기는 최대치를 보여줘야 해. 그래야 신뢰를 하는 거야. 그럼 열심히 했구나 하면서 서로에게 신뢰와 믿음이 생기지.

그리고 또 당부하자면, 너희들은 잘못 될 것 같은 작품도 해봐야 한다. 이상한 작품도 해봐야 돼. 아니다 싶지? 그런 작품은 다 알아. 서로 알지. 대본이 나랑 안 맞을 때가 있어. 빠져나갈 구멍이 없구나. 연출하고도 안 맞고 대본하고도 안 맞네. 그럴 수 있어. 상황이 안 좋을 때가 있거든. 그런데 다 해봐야 돼. 들어오면 해야지.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가 중요해. 작품이 산으로 가더라도 열심히 해야 돼. 결국 내 자신을 봐야 되는 거지. 정말로, 요령 부리지 말고 다 해야 된다.

인터뷰를 마친 후에는 현재 손용환 배우가 ‘라이어’를 공연 중인 대학로 ‘해피씨어터’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일훈은 중간 고사 기간이라 연극을 못 봤고, 준형은 10분 정도 지각을 한 바람에 공연장에 못 들어갔다. 둘은 중간 고사가 끝나고, 배우의 초대로 연극을 꼭 보기로 했다. 둘 중 여자친구가 있는 한 학생은 여친을 데려와 함께 관람하기로 했다. 여자친구 역시 배우가 꿈이다. 배우가 배우지망생인 감수성 글틴에게 조언한, 유년기를 보내는 방법을 다섯 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1. 꿈을 믿고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2. 일단 공부를 성실히 하자.

3. 젊은 혈기에 욱해서 싸우지 말자. 건강에 신경 쓰자.

4. 요령 피우지 말고 어떤 상황이든 자신을 모두 쏟아 부어 준비하자.

5. 인연을 소중히 여기자. 정직해야 기회도 행운도 따라온다.

정리 :  변인숙 baram4u@gmail.com

배우 손용환?

대학로 극단 ‘청국장’ 의 배우. 김한길 연출, 김강현․ 노성희 배우 등과 함께 극단 원년 멤버다. 2005년, 배우와 스태프가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백만 명이 공연을 찾을 때까지 계속 공연을 올리는 ‘백만 송이 프로젝트’(극단 놀땅)를 진행했다. 이때 만든 연극 ‘춘천 거기’가 큰 인기를 끌었다. 손 배우는 ‘춘천 거기’에서 지환 역할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총각네 야채가게’에서도 지환이라는 총각으로 등장해 2년 동안 연기했다. 극단 청국장은 현재 대학로 인기 연극․ 뮤지컬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는 창작집단이다. (싸이 클럽 주소: millionblossom.cyworld.com)

손 배우는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2008~2010), 연극 ‘임대아파트’(2010), ‘라이어’(2007), ‘사건 발생 1980’(2008), ‘춘천 거기’(2005), ‘이상한 나라의 XX'(2007), ‘그녀가 본 세상’(2004), 성극 '용서를 넘어선 사랑’, MBC 청소년 드라마 ‘나’, KBS ‘신세대 보고서’ 등에 출연. 어릴 적 MTM 연기아카데미를 다녔고, 서울예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인터뷰 소감_ 신일훈 

 

“손용환 배우님과의 인터뷰는 아직 뭘 해야 할 지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던 저에게 그리고 앞으로 그쪽으로 나아갈 저에게, 좀 더 수월하게 그쪽으로 나아가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또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더욱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손용환 배우님이 살아온 이야기들과 경험담을 들었던 게 가장 좋았습니다. 분명 저 또한 그분이 걸어온 길을 밟아야 할 텐데, 그때가 되면 더욱 수월하게 그 길을 밟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도 듭니다. 비록 시험 기간이었지만 절대로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은 것 또한 너무 기쁘고 좋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자리에 있었던 모두를 또 뵙고 싶습니다. ”

 

 

인터뷰 소감_ 최준형

 

‘재래기씨 맞으시죠?’

‘누구세요?’

‘아, 글틴 운영자입니다, 배우님 인터뷰 관련해서 전화 드렸어요.’

‘그럼 제가 당첨이 된 건가요?’

‘네, 인터뷰 하시러 당일 올라오시면 됩니다.’

 

솔직히 정말로 놀랬습니다. 와우, 내가 당첨이 되다니요!

로또에 당첨된 기분? 네, 딱 그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당첨된 적은 없었지만요.

기쁘기보단 얼떨떨하고, 긴장되기보다는 멍한, 아이러니하더군요.

서울에 가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수도권 지리가 익숙하지 않았던 대구 촌놈이라 이리저리 헤매다가 재래기 상태가 되서야

목적지인 ‘민들레영토’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민들레 영토는 4층짜리 카페더군요!

(저는 인터뷰 시작하기 바로 전 까지 ’민들레영토‘라는 ’영토‘를 찾아다녔습니다)

안에서 만난 사람들은 총 3명이었어요.

저와 함께 취재를 하러 오게 되신 혜화고 밴드 부 리드보컬 신일훈 형,

취재 서포터이자 담당자이신 변인숙 기자님,

그리고 주인공이신, 배우 손용환 님, 밝은 분위기로 서로간의 인사를 마치고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알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물어보았습니다. 배우로서의 삶, 좋은 배우란…

흔한 질문, 그러나 답변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배우님은 선배이자 멘토의 모습으로

솔직한 이야기와 조언들을 해주셨고, 그것은 충분히 저를 자극시켜 주었습니다.

또한 고민해왔던 것들이 해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극문화라는 문턱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답니다.

 

오고가고하며 들었던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았던 하루!

'네 꿈을 펼쳐라' 시즌 2 배우 손용환님 인터뷰 행사는

말 그대로, 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해준 기회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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