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소 외 1편

 

 

흰 소 *

 

 

 


박찬세

 

 

 

 

 

화포hoa-po 너머에 산이 있었고 산 이전에 소가 있었다
남자는 뼈가 드러난 산을 오래도록 보고 있었다
지친 소가 화포 속으로 걸어 들어올 때까지
소의 긴 울음이 산을 휘돌아 붓을 세울 때까지
어디 하나 상처가 아닌 곳이 없는
갈아엎어 놓은 땅 희끗희끗 뼈들이
흙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남자는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화포 속으로 들어온 소가 남자를 바라볼 때까지.
남자는 붓을 들어 소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붓이 닿는 곳마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산맥으로 일어서고
헐거워진 뼈들이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또 한 번의 긴 울음이 산을 휘돌고 있었다
산과 소를 화포 속에 담고 무덤같이 적막한 집으로 남자는 걸어 들어갔다
눈이 내리면
남자가 그린 소들이 백두대간을 타고 북으로 북으로 내달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중섭-1954년 作.

 

 

 

 

 

 

 

삼십세

 

 

 

 

 

배가 지나간 뒤에야 강둑을 적시는 물결처럼
별이 진 뒤에야 떠오르는 소원처럼
그랬다,
사랑은

 

 

 

작가소개 / 박찬세(시인)

2009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문장웹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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