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히말라야 샤머니즘의 만남展
― 푸르바 *
정재학
하늘에는 불의 길을 따라
빛으로 짜여진 음들이 타올라
거대한 눈동자를 감싸고
땅에는 바람소리를 덮는 소음들
몇몇 낮은음들만 간신히 버틴다
지하의 뿌리들이 흙을 놓치지 않는다
스며드는 빗소리를 암송하며
나무는 지속된다
* 나무를 깎아 만든 네팔 샤먼의 무구(巫具). 3단 구조를 갖는데 천상, 지상, 지하를 의미한다.
제주-히말라야 샤머니즘의 만남展
― 신칼
피 흘린 자가 상처를 치유한다
바람의 만과 곶
칼과 함께 울어 준다
발음할 수 없는 별들이 읽혀질 때
칼끝이 닳아 있었다
낙엽이 잠처럼 쏟아질 때
머리칼이 툭툭 떨어졌다
오래된 술잔과 촛농과 함께
벌거벗은 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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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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