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현대 시인 ③

 

[기획특집]

 

 


미국의 현대 시인 ③

리처드 사이켄(Richard Siken)

 

제이크(Jake Levine, 시인)

 

 

 

< 미국의 현대 시인을 소개하며 >

 
    21세기 미국 시에 있어 주요 쟁점은 정서가 미국 문학과 함께 잘려나가고 있더라도 개념시가 정서의 본질에 담고 있는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시의 권위자인 칼빈 베디언트(Calvin Bedient)는 보스턴 리뷰지에서, 그들이 쓴 시는 개념시가 비윤리적인 것이라고 교활하게 말하면서 ‘삶의 가치를 무시하라’와 같은 개념 프로젝트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썼다. 개념론자들은 개념시가 표현하는 것은 감정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찰스 번스테인(Charles Bernstein)이 말한 것처럼, 개념시는 ‘깊은 뜻을 담고 있는’ 시라고 반박했다. 그러는 동안, 이 논쟁은 미국의 더 젊은 작가들의 상상력을 전달하거나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왜 그랬을까? 논쟁은 엘리트적이고, 지적으로 멍한 채로, 백인 중심으로, 역사상 있어왔던 이전 논쟁과 같이 가부장적인 태도가 반복될 뿐만 아니라, 대체적으로 사회와 미국 문화와 시의 관계를 무시한다. 또 미국 대학에서 존경 받는 종신교수들이 시는 거품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논쟁을 발전시키는 동안, 젊은 세대의 시인들과 이들의 시는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작품은 미국의 문화, 정치, 사회를 대표하는 동시에 정면으로 맞선다. 단지 시학에 관한 분석과 해석에 국한하는 것은 시에 해가 되며, 시를 제약하는 것이다. 이는 패러다임 밖의 시이고 그러므로, 적어도 지금까지는, 구체적인 꼬리표 또는 움직임으로 분류되기를 거부해왔다. 몇 회에 걸쳐 나는 미국의 가장 젊은 세대의 시인 몇 명과 그들의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그들의 시 세계를 인터뷰해보고자 한다.

 

 

    ◆ 리처드 사이켄(Richard Siken) 은?

 

    리처드 사이켄은 미국 시인으로 저서로는 시집 『크러쉬』가 있으며, 이 작품으로 2004년 예일 시리즈 젊은 시인 대회(Yale Series of Younger Poets Competition)에서 수상했다. 현재 스포크 문학 잡지의 편집장이다. 미국국립예술기금위원회에서 시 부문 문학 장학금을 받았으며, 시집 『크러쉬』는 2005년 “남성 동성애자 시” 부문으로 람다 문학상과 출판 트라이앵글에서 톰군 상을 수상했다. 1991년에 사이켄의 남자 친구의 죽음이 『크러쉬』를 쓰는 데 영향을 미쳤다.
    사이켄은 현재 애리조나 주 투산에 살고 있으며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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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사이켄(Richard Siken)

 

 

    ◆ [시인 소개] 세상 속에 숨겨진 꿈을 깨우는 시인

 

    리처드 사이켄의 새 책 『여우들의 전쟁』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그림은 빛이 반사하는 방식을 옮기지 않는다./그래서 거기 무엇에 충실한가?” 시 같은 그림은 현실의 잘못된 표현일 뿐이다. 그것은 빛이 반사하는 방식을 옮기지도, 옮길 수도 없다. 들판은 들판이다. 그림은 그림이다. 그림은 진짜 들판이 절대로 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림과 시가 주제에 대한 배신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은 속임수이자, 익살극이며 거짓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무엇이 거짓이 아닌 현실인가?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 「폭풍」에서 “우리는 꿈들이 만들어낸 존재이고 짧은 우리의 삶은 잠으로 둘러싸여 있다.”라고 썼다. 실제로 자크 라캉은 지크문트 프로이트가 자신의 영감을 과학에서 얻은 게 아니라 문학에서 얻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과학이 비유에 불과하다면 정신분석은 은유와 변종, 제유와 환유어다. 신화나 동화에서 민족의 상상력을 담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장치들은 우리의 꿈을 지어낸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정신분석과 문학비평은 둘 다 동일한 개념적 수사법을 담고 있거나 현실의 본질을 알아내는 일이거나 슬라보예 지젝이 “꿈에서 현실로 깨어났을 때”라고 쓴 것처럼, 우리가 문학작품을 내려놓을 때처럼 “우리는 보통 스스로에게 ‘그냥 꿈이었어’라고 말한다. 그렇게 우리의 일상에서 자기 스스로 사실을 숨기고 현실에서 깨어남으로써 우리는 그저 이 꿈에 대한 하나의 자각이다. 1).” 시는 모순의 경우, 양면가치, 역설을 감안한다. 또 형태와 깊이를 포함한 현실의 한 버전을 형성하고 무의식적인 사람들의 집단에서 빠져나가는 꿈같은 정경을 감안한다. 그리고 청중이 믿으려 한다면, 예술은 깨어 있는 꿈속에 그들을 매달 수 있다. 깨어 있는 세상 안에서 꿈을 깨우는 것, 아마도 이것이 예술가들의 소명일지도 모른다.

 

    리처드 사이켄의 시는 인간, 새, 달, 토끼, 여우들 간에 극적인 각본을 재사용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상상하고 있다. 「세헤라자데」처럼 사이켄은 등장인물들이 소통하는 새로운 맥락을 상상하면서 서술기법의 사건을 재사용한다.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기 때문에 독자는 늘 그 끈을 놓지 못한 채 남게 된다. 그런 점에서, 사이켄의 시에서 서술의 요지는 절대로 시간을 따라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 공간을 따라서 나타난다. 등장인물이 시간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따름으로써 성격이 부여되는 이야기처럼 연속적으로 내용들이 필연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내용들은 확장된 들판처럼, 매번 새로운 상호작용과 상상된 이야기, 시나리오로 들판의 상상의 울타리의 경계를 점점 더 멀리 밀어 넣는 것처럼 진행된다.

 

    내가 리처드 사이켄의 제자였을 때, 내가 쓴 모든 시는 꽉 찬 양동이 같다고, 충분한 공간이 없다고, 시 속에 쓴 말들이 이미 다 한 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사이켄은 꽉 찬 양동이는 절대 없다면서 그저 더 큰 양동이를 상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시 「여우들의 전쟁」에, 한 소년의 아버지가 소년을 벽 쪽으로 내동댕이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소년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내의 자살 연유를 아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 같은 방에서, 죽은 아내가 생선토막 튀김을 만들고 있는 동안 방구석에서 소년은 부루퉁해 서 있다. 그때 갑자기 생선토막 튀김이 자신의 처지를 향해 이런 생각을 한다. “이건 내가 의도한 게 아니야.” 시의 후반부에 사이켄은 다음과 같이 썼다. “그대는 행복에 이르는 타인의 길에 도착할 수 없으며, 또한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문제는 어떤 부분이 길이며, 어떤 부분이 행복인지 알아내는 일이다.” 죽은 아내가 만들었던 생선토막 튀김이 한탄하며 돌이켜 생각해 보지만, 그들이 이미 된 상태를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그리로 이르게 한 길을 후회한다. 이 부분은 리처드 시의 역설이며, 결론도 종착점도 없기 때문에, 행복이 없을 수도 있다. 오직 길이 있으며, 역설적으로 길은 행복이다.(커버 그림에서, 경계는 없이 오직 들판이 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행복이다. 이는 관점에 대한 것인데,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가 말한 대로 “잘못된 빛 속에서 누군가는 어둠처럼 보일 수 있다”. 그 뒤 몇 년 후 나는 양동이는 절대로 꽉 찰 수 없다는 것을 마침내 이해했다. 양동이는 없다. 오직 내 안에서 상상하는 것만 존재한다.

   1)  Zizek, Slavoj. The Sublime Object of Ideology. London, Verso: 1989. P47.

 

    글 _ 제이크(Jake Levine, 시인)

 

 

    ◆ 리처드 사이켄의 시

 

    여우들의 전쟁

 

 

    1.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토끼 두 마리가 여우에게 추격당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괴멸한 도심지에서 세상이 토끼 두 마리를 따라잡을 때까지 세상을 돌면서 그 여우는 계속 추격했어요. 토끼굴 속에서 토끼들은 재빨리 생각했지요. 핍은 다른 토끼만 듣게끔 가까이 붙었어요.

 

    핍: 우린 이제 죽었어.
    플립: 그렇지 않아.
    핍: 정말?
    플립: 그럼. 여기 내 안으로 숨어.

 

    이건 핍과 플립, 쌍둥이 토끼의 이야기입니다. 한때는 두 마리였는데, 이젠 한 마리뿐이라고 말합니다. 여우는 핍이 빠르게 달릴 때, 한 마리가 다른 토끼 안에 있는 걸 모를 겁니다. 여우는 음, 저 토끼굴 속에 적어도 한 마리 이상의 많은 토끼가 있겠지 하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한 마리도 없지요. 당신은 이 사실을 알고, 나도 이 사실을 압니다. 우리는 함께 죽음으로부터 차츰 멀어지는 흔적을 찾아냅니다. 희망은 없고, 흔적은 있지요. 난 당신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토끼가 토끼를 만나면, 한 녀석이 다른 녀석에게 이 이야기를 말해 주려고 시간을 냅니다. 토끼들은 그렇다면 두 마리가, 적어도 두 마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며, 결과적으로 하나의 자취가 남게 되지요. 전제가 들은 이야기를 그저 반복하는 거예요. 이건 하나의 사랑입니다. 수많은 사랑이 있지만, 전쟁은 딱 하나뿐이죠.

 

    새 1: 이거 같은 이야기잖아.
    새 2: 아니야, 그 이야기 중에서 나머지 부분이야.

 

    2.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요. 한 남자가 자신의 인생이 텅 비어버린 걸 알게 되었어요. 그는 라틴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지요. 라틴어는 남자가 이해하기에 어려웠어요. 어렵긴 하지만 난 라틴어를 공부할 거야, 라고 남자는 말했지요. 그래, 어렵긴 하지만.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요. 한 남자가 어떤 여자에 대한 꿈을 꾸고 난 후, 그 여자를 만났어요. 그 남자는 그 여자의 전 애인에 대한 꿈을 꿨어요. 전 애인은 슬펐고 그는 싸우고 싶어 했어요. 남자가 여자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당신의 전 애인을 위로해 줘야겠어요. 안 그러면, 내 꿈에서 항상 그와 싸우게 될 거예요. 그래요, 여자가 대답했지요. 당신은 그를 위로해 줘야 할 거예요. 안 그러면, 우린 결코 이 문제를 끝낼 수 없을 거예요.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요. 어부의 아들과 죽은 형이 해변에 앉아 있었어요. 저긴 내 나라고, 여긴 네 나라야. 그리고 모래에 그은 금은 두 나라 간의 문지방이야. 죽은 형이 말했어요. 그래, 하고 어부의 아들이 답했어요.

 

    그래, 라고 말하면 적이 될 수 없어.

 

    새 1: 이건 틀린 이야기야.
    새 2: 네가 참을성이 없으면 모든 이야기가 틀린 거란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요. 한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이렇게 말해요. 너한테 뭘 말해 줄까? 또 다른 남자가 이렇게 말하죠. 아니. 남자는 다른 남자에게 이렇게 말해요. 너한테 해야 할 말이 있어. 하지 마, 라고 또 다른 남자가 이렇게 말해요. 아니, 할 필요 없어.

 

    새 1: 이제 좀 진행이 되고 있네.
    새 2: 맞아. 그러네.

 

    3.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요.

 

    소년이 우유 잔을 쏟아서 소년의 아버지는 소년의 셔츠 뒤를 잡아 들어 올려 소년을 벽 쪽으로 던졌어요. 네가 내 아내를 죽이더니 식탁에 잔도 제대로 못 놓는구나. 아내는 슬퍼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아버지는 방 밖으로 나갔고 방은 거의 텅 비어 있어요.

 

    집 밖의 길은 땅 위에 벌러덩 자빠져 있지요. 땅이 항복을 해요.

 

    아버지는 늦게까지 일을 하지요. 소년이 그가 떨어진 모퉁이에 앉아 있는 동안 죽은 아내의 손은 생선토막 튀김을 만들어요. 생선토막 튀김에 들어간 생선들은 자기네끼리 이렇게 생각하죠. 이건 우리가 의도한 게 아니야.

 

    땅에 내려 박은 뿌리와 공기 속에 들어간 가지들, 나무는 두 방향으로 잡아당겨집니다.

 

    아내는 죽은 손을 가지고 있어요. 이건 더 이전의 일이에요. 아내는 살고 있고 그녀의 죽은 손엔 약을 바르는데, 약이 효과가 없어요. 소년은 뿌리에서 잠을 자거나 나무에서 떨어져요. 아버지는 늦게까지 일을 하지요. 아내는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해요. 이건 아니야.

 

    4.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요.

 

    어부의 아들은 선원들에게 술을 제공합니다. 그는 바 뒤에 서 있어요. 죽은 형에 대한 소식을 자세히 듣습니다. 선원들은 목이 말라요. 그들은 럼주를 마시죠. 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게요, 라고 어부의 아들이 말합니다.

 

    바다에 대해 재미있는 건 없어요. 물은 편평하고, 편평하고 잔잔해서 한 장의 유리 같아요. 당신은 바다를 바라보고, 당신이 바다를 더 많이 바라볼수록, 당신은 더 자주 당신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느껴질 텐데, 당신의 머리는 이방인의 머리이며, 텅 비었어요.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비로 소리를 들어요. 난 이 소리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어요. 눈으로 바다를 보면 아무것도 없지만 장비 덕분에 바다에는 소리가 있지요. 우린 줄지어 앉아서 노래가 나오는 터널 아래에서 듣지요. 노래에는 빨간 말이 있어요. 우린 그 말을 종이에 써서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고,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전달해 주죠. 일부는 소음이, 일부는 노래가 그리고 대부분은 침묵이 있어요, 긴 터널, 유리 같은 바다…….

 

    당신은 번역가예요. 어부의 아들은 말합니다.
    그래, 선원이 답합니다.
    그리고 소리는 적의 목소리예요.
    그래, 맞아.

 

    5.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요.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강한 손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녀가 노래할 때, 방이 너무 큰 것처럼 느껴져서 그녀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는데, 그의 가슴이 엄청난 것처럼 느껴졌어요. 가끔 그는 그녀의 무릎을 만지며 웃었어요. 가끔 그녀는 그의 얼굴을 만지며 눈을 감았어요.

 

    6.

 

    어부의 아들은 간첩이에요. 간첩은 문서를 좋아하지요. 간첩은 정보를 살피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배회해요. 그는 진짜 간첩이에요.

 

    인간은 정말로 일을 하지요. 기계도 할 수 있어요. 지휘권을 가진 것의 힘, 무슨 권한? 이것은 우리가 물어볼 법한 질문이에요.

 

    그것이 문서이기에 앞서 무엇이 문서죠? 머릿속 소음, 배경이 되는 이야기, 훔치거나 팔거나 교환하는데, 어떻게 그게 당신 것이 될 수 있나요? 그건 좋은 질문이에요, 좋은 질문.

 

    간첩은 꽃가루 매개자들이에요. 그들은 여기저기로 조금씩 가져와서 새로운 것을 자라게 하지요. 어떤 팀이 이 새로운 것을 소유하게 될지 문제인가요?

 

    7.

 

    여우는 토끼굴 주위를 뱅글뱅글 돌지만 토끼는 없어요. 발톱으로 뛰어오르지만 토끼는 없어요. 길 아래로 이동해 보지만 토끼는 없어요. 토끼는 없어요. 여우는 대신 새를 쫓아요. 모든 전쟁은 똑같은 전쟁이에요. 새는 날아가 버리지요.

 

    8.

 

    어부의 아들은 훔칠 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을 알지 못합니다. 아마도, 아마도.
    그가 전에 고양이를 판지 상자에 넣었지만 그래도 고양이는 나가버렸어요. 그는 전에 형이 있었는데, 바다에서 잃어버렸지요. 형, 죽은 형은 꿈속에서 그에게 말해요. 말할 가치가 있는 몇 가지가 있다고요.

 

    돛이 부러지면, 노를 젓거나 수중에서 숨을 쉬는 법을 배울 때임을 그는 알고 있지요. 한 가지에 아주 오래 의존하세요. 그러면 그것이 사라졌을 때, 당신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지요. 음, 이건 그냥 나쁜 계획이군요.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난감해요. 그런 일은 일어나거든요.

 

    당신은 신에게 향하는 누군가의 길을 방해할 수 없지요. 할 수 있지만 효과가 없어요. 모든 간첩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어요. 어떤 이들은 신이 우리의 슬픔을 내려놓는 곳이라고 말해요. 신은 이렇게 말해요. 너희 중에 어떤 녀석이 일등으로 들어올 테냐?

 

    9.

 

    간첩은 철책선에서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해줍니다. 속삭임 체계, 정직의 수위. 자기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일은 재미나지요. 희생. 몇몇은 그렇게 합니다. 몇몇은 거리에서 돈을 찾지만 그 돈에 의존할 수 없어요. 어부의 아들은 자신이 유용한지 알아보려고 기다리면서 철책선에 있어요.

 

    당신은 행복으로 향하는 누군가의 길을 방해할 수 없어요. 그 또한 효과가 없어요. 어떤 부분이 길이고 어떤 부분이 행복인지 알아내는 게 문제입니다.

 

    그건 축복이에요. 매일 누군가 철책선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른 종류의 축복. 잘못된 빛에선 누군가 어둠처럼 보일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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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WAR OF THE FOXES – by Richard Siken

 

 

    ◆ 시인과의 인터뷰

 

    Q : 스스로 시인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언제인가요?

 

    A : 글쎄요. 고등학교 시절,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잘 못 썼어요. 그래서 난 시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 후, 대학 시절에도 계속 글을 썼고, 계속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뭔가 될 것 같았지만 그때도 여전히 시인은 아니었어요. 그 후, 시 수업을 몇 개 들으면서 시를 전부 읽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는데, 그러고 나서야 시인이 된 것 같았어요. 그 후, 어떤 이를 울리는 뭔가를 썼고 시인이 됐어요.

 

    Q : 다른 사람을 울린 게 몇 살 때였어요?

 

    A : 그렇게 되기까지 이십대를 전부 쏟았어요. 시간이 꽤 오래 걸렸죠.

 

    Q : 시를 쓰기 전에 누군가를 울려 본 적 있어요?

 

    A : 시를 쓰기 전에 사람들을 울렸고, 시를 쓰면서부터는 사람들을 움츠리게 했어요. 하지만 사실은 그냥 말로만 그랬지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 건 아니었어요.

 

    Q : 그럼, 누군가를 울리고 나서 시의 힘을 알게 됐나요?

 

    A : 수많은 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힘이 있으면 좋겠지만, 시는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힘 중에 두 번째예요.

 

    Q : 첫 번째는 뭐예요?

 

    A : 키스요. 수작부리는 것과 키스.

 

    Q : 그럼 처음 그들과 키스한 다음 울게 만들었어요?

 

    A : 아니에요, 난 연애하는 데 시를 이용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에 연애를 할 수 없던 상황을 시로 썼는데 사람들은 그 시를 보고 울어요. 내 시로는 어느 누구도 꼬일 수 없었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를 가지고는 여러 사람을 꼬였죠.

 

    Q : 유혹에 대해 말하자면, 당신이 일전에 내게 말했듯, 시인으로서 싸우거나 자기 자신과 맞설 사람들을 골라야 한다고 했잖아요.

 

    A : 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를 읽으면 패배했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작품을 읽음으로써, 내가 여전히 말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상기시켰어요. 그리고 내 식으로 쓸 공간이 있었어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난 잠깐 동안 유혹적이고 싶어서 스페인어를 쓰는 시인과 싸우고 있었어요. 물론, 그 후에 사랑은 완전히 단념했고 지금은 폴란드어를 쓰는 시인처럼 되고 싶고, 크고 슬픈, 그리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뭔가를 말하고 싶어요.

 

    Q : 당신이 내게 준 첫 번째 시집은 정말 영화 같았어요. 그리고 새로 나온 두 번째 시집은 그림에 대한 행위를 다루었나요?

 

    A : 내가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숨은 의미나 부차적 줄거리, 또는 다른 예술의 맥락을 덧붙이면서 복잡하게 글을 쓰는 거였어요. 난 영화 속 시간, “지금 그리고 이후”라는 감각을 좋아해요. 그래서 난 『크러쉬』에 그걸 적용했고, 새로운 작업은 “여기 그리고 저기”이고, 그림은 그렇게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로 난 그냥 “지금 그리고 이후”, “여기 그리고 저기”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다음번엔 “위와 아래”를 적용할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사랑 시를 쓰려고 노력할 것 같아요. 사랑 시는 춤을 기본으로 하죠?

 

    Q : 그래서 키스하는 것에서 우는 것까지 해냈나요?

 

    A : 우는 것에서 소리 지르는 것까지 했네요. 아마도 다음 책은 웃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웃는 것에 충분히 성숙한 사람인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웃는 건 계속 미뤄질 것 같아요.

 

    Q : 새 시집의 제목은 『여우들의 전쟁』이라고 지었네요. 우린 역사를 통틀어 전쟁 속에서 살아왔어요. 어떤 계기로 전쟁에 대해 언급하게 됐나요?

 

    A :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린 전쟁 속에서 살아왔어요. 우린 어마어마한 침략자인데, 미국인으로서 그 점을 무시하고 싶었어요. 그저 사랑에 대해 외치고 싶었어요. 난 군인도 아니고, 최전방에 있지도 않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죠. 난 공군기지가 있는 마을에서 살고 있어서 귀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보는데, 그들은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고, 의수와 의족을 하고 있어요. 전쟁을 경험한 적은 없지만, 그 여파가 남아 있어요. 눈높이를 맞추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나에게 적이 있다는 상상을 해보려고 애를 썼어요. 하지만 사실, 내겐 적이 없어요. 하지만 나와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당연히 있지요. 그리고 일단 내게 반대자가 있다는 걸 알자 그 일과 관련해서 내 방식대로 몰두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갑자기 내 시에 반대자, 친구, 스파이, 전쟁터, 문서란 단어가 나타난 거예요.

 

    Q : 이런 요소들을 풍자와 우화로 논의할 때, 이 시를 통해 이 장치들이 표현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나요?

 

    A : 이미 일어난 사실을 다뤄야 했고, 『크러쉬』를 통해 세상을 묘사해야 했어요. 많은 사람이 이전 작품을 사실이라고, 또 내 자서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화를 사용해서, 또 동물들을 빌려 이야기함으로써 이 시를 읽는 독자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었어요. 이 시에서 어느 정도 나를 제외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고, 그래서 이 작품이 자서전이라기보다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길 원했어요. 나의 첫 시집에서 모두들 “그런 일이 있었어요?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런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난 거예요?” 하고 궁금해 했어요. 그래서 내가 그런 일이 있었다고 대답을 하면, 사람들은 그 시를 무시하고 이렇게 말할 거예요. “아, 당신은 슬픈 사람이군요.” 하지만 내가 그렇지 않다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한다면, 기대를 갖고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받아들일 거예요.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느낀 불편한 감정을 처리해야 했어요. 그래서 새 시집에 우화를 활용한 것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공격을 받았다는 느낌보다는 그 생각 때문에 불편한 감정이 남았다고 느끼게 하기에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Q : 첫 시집 이후, 팬 메일을 많이 받았잖아요. 책에 대한 반응에 대해 소감을 말해 주세요.

 

    A : 작품 속에서 어떤 걸 부여하든지 간에, 의견은 있고, 난 그걸 그대로 내버려둬야 해요. 그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일은 더 이상 나와 관련 있는 것이 없고, 심지어 내 흥미를 돋우거나 날 사로잡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건 수상한 일인 거죠.
 
내가 한 젊은 남성에게 이메일을 받은 날이 생각나네요. 내용은 이랬어요. “이런 말을 당신에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여자 친구가 어젯밤 목매달아 숨졌는데, 자살 노트에 당신의 시 「세헤라자데」가 쓰여 있었어요.” 음, 내가 이 이메일을 받고 나서 사람들이 그 작품을 접하고 반응하는 것에 신경 쓰는 건 거의 다 했어요. 난 연루되지 않았고, 연루될 수도 없었고, 사람들이 그 작품에서 느낀 좋은 반응이든 나쁜 반응이든 어쨌든 그런 반응에 대한 소유권을 더 이상 내가 가져올 수는 없기 때문이죠.
    나중에 친구와 이야기를 했고, 그들에게 말했어요. 아시다시피 이 일은 정말로 나랑 관련되어 있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은 이러했어요. “당신이 너무 공허해서 이 세대의 자살 시를 썼다고 생각해 보면 정말 멋진 일이에요.” 이 말은 사람들이 시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했을 때, 내가 기운을 내야 한다고 부추겼어요.

 

    Q : 당신은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큰 해안도시가 아니라 투산 출신이잖아요. 미국인으로서 남서부 출신인데 어떤가요?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미국 시인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 미국을 떠나 있을 때, 미국인이라는 것에 더 좋은 의식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남서부 지역을 떠나 있을 때, 남서부 출신 작가가 어떤 건지 이해했어요. 사람들은 남서부 지역엔 코요테들이 바나나를 들고 울부짖고, 총을 멘 카우보이가 있다고 연상하는데, 그럴 수도 있지만, 내가 남서부 지역 작가라는 걸 알았을 때는 어떤 이가 내 글에서 사용한 빛과 그림자를 언급했을 때였어요. 내 작품에서 빛은 벌을 주고, 그림자는 고통을 덜어 주고, 눈은 신화적으로 표현한 줄 몰랐어요. 그래서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내가 살아온 환경이 작품에 녹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Q : 편집자가 당신의 글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줬나요?

 

    A : 내 생각과 일치하면서도 현재 작품을 쓰고 있는 시인들이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일치와 참여인 거죠. 또, 아시다시피 작품을 읽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순간과 많은 관련이 있어요. 때론 기분에 따라 멋진 작품들을 거부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난 현재 동향을 보고 논의할 수 있었고 편집자는 작가들의 시 모음집과 현재 상태를, 현재 기분을 근간으로 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들지요. 그러고 나서 내가 그 작품을 소개할 때는, 너무 모호하지 않기 위해서, 또 작가들을 소개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려고 잡지에 우리가 출판하려는 시와 이미 출판된 유명한 시를 비교하려고 해요.

 

    Q : 당신의 작품은 일반적으로 시를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줬어요. 미국 시가 너무 모호하죠? 시를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 그 작품을 읽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화를 사용한 건가요?

 

    A : 음, 모호함과 명백함 양쪽에 늘 엄청난 연관성이 있길 바라요. 가능성의 정도가 있는 것만큼 시에서 수많은 다른 형식을 원해요. 사람들이 알아낼 수 없을 것 같은 시도 원하고, 아주 분명하게 진실이 드러나서 독자를 얼빠지게 해주는 시도 원해요. 난 선택권을 몇 개 갖기를 원해요. 내 독자층은 정말 넓은 편인데, 어떤 이들은 내가 시를 쓰는 게 아니라 팝송을 쓴다고 말해요. 난 내 작품이 놓인 곳에서 그 논쟁에 관여하고 싶진 않지만 그 안에 즐거움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특히 의미를 가지고 싶고, 의미를 환기시키고 싶어요. 난 정말로 난해한 시를 좋아하고 난해한 시를 쓰는 걸 좋아하지만, 그 때문에 내가 노래하는 방식으로 쓰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난해한 문제에 맞닥뜨리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해요.

 

    Q : 람다 어워드(Lambda Award)와 톰군 어워드(Thom Gunn Award)를 수상한 이후, 동성애자 작가로 처음 선보이게 됐는데, 당신에게 동성애자 시인이라는 딱지가 붙은 것 때문에 작품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나요?

 

    A : 우리 둘 다 제인 밀러(유명한 시인으로 그녀의 초기 작품은 LBGT 커뮤니티에서 신기원을 이루고 있다)에게 배웠어요. 그래서 우리 둘 다 그녀가 이것에 대해 말해 준 다양한 방식을 들었죠. 그녀가 이야기했던 것 중에 똑똑히 기억나는 한 가지는 바로 이거예요. 어디가 보류되었으면 좋겠는가? 너의 작품이 시에서 보류되길 원하는가, 동성애 연구에서 보류되길 원하는가? 그래서 난 우리가 실질적인 선반을 가지고 있을 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선반들 사이에 선택권이 있었어요. 난 정말로 해시태그 다는 것을 즐기고 있어요. 이제 내 시에서 #게이, #울게 만드는, #이야기하는 동물들, #이게 뭔 개소리야? 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수많은 번호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거예요. 더 깊게는 우리가 동성애자 연구와 성전환 연구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알아내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예술에서, “다른” 사람들이 만든 모든 예술에서 벌어지는 일은 주로 정체성의 마찰이나 다중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내 시집 『크러쉬』에서, 화자로서 또는 미래의 화자로서 또는 하나의 “당신(you)” 또는 여러 다른 “당신들(yous)”로서 “당신” 사이에 융합이 있어요. 이상하게도 동성애자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는 대명사 때문이에요. ‘그’에게 이야기하는 ‘그’, ‘그가 말했다’, ‘그가 말했다’, ‘그가 했다’, ‘그가 했다’라는 면에서 혼동과 문제가 있고, 즉각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요. 그런 문제가 흥미로워서 다룬 겁니다.

 
    새 시집에서 동성애자의 사랑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동성애자의 사랑은 배증, 선반, 정체성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동성애 연구의 범위 내에서 동성애자의 사랑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건 “다름”과 함께 발생하는 고려사항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새 작품에는 혼란스러운 토끼들이 등장해요. 그래서 이 혼동은 이 동물들 안에서 일어나죠. 내 말은, 딱 꼬집어낼 수 없고, 파괴에 이름표를 붙일 수 없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금지될 수 없는 가장 체제 전복적인 책을 쓰고 싶었어요. 이 상황에 우화는 정말 잘 들어맞았어요. 난 정체성과 전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고, 가족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모든 사람은 가족 문제를 가지고 있지요. 처음에 사람 화자가 말을 했다면, 굉장히 진부하게 들릴 수 있고, 상당히 평범하게 들릴 수 있지만, 토끼와 생선토막 튀김과 달이 이러한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더 만족스러운 순간이 이루어졌어요.

 

    Q : 생선토막 튀김 내용에서 우울해졌어요. 가게에서 생선튀김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A : 그 시집에서 가장 슬픈 대목이죠. 어느 날, 난 내가 의도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 시에서 흉포하고 나쁜 소년이 되려고 하는 누군가에게 얼마나 소심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생각인가 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지친 것 같아요. 하지만 약해진 것은 개념이 아니라 구성이라는 걸 알게 됐고, 일단 생각의 상황에 책임져야 하는 것이 있게 되면, 그것이 결국엔 씌어졌어요.

 

    Q : 미국에선 시집을 출판하려는 큰 움직임이 있어요. 당신은 시집이 한 권 있고,10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두 번째 시집이 올해 나올 예정이잖아요. 새 작품을 쓰고 출판하는 데 시간적 범위는 어떤가요?

 

    A : 『크러쉬』라는 작품을 쓰는 데 10년 걸렸고, 『크러쉬』라는 작품을 통해 내가 했던 방식을 내가 느끼는 데 10년이 걸렸어요. 이젠 내가 더 빠르게 책들을 출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크러쉬』 이후, 그건 손으로 다루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것이었어요. 그리고 음, 손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을 알기까진 두 번째 책을 출판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새 책은 손으로 다루는 것에 대해 쓸 예정이었는데, 아시다시피 난 가끔 정말로 멍청해서 저 질문에 답을 구하면서 작업하느라 10년이 걸렸어요.

 
    『크러쉬』를 마친 후에 내가 전달해야 하는 게 뭔지 몰랐고, 지루해졌어요. 그래서 난 페인트를 칠했고, 통에서 페인트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정말 오랫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간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하게 됐는데, 페인트로 인해 무슨 일이 일어났고, 말로 할 순 없지만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따르기 시작했던 것이 있었어요. 그래서 묘사한 것에 대한 생각을 알리고 싶어서 그림을 통해 알렸어요. 그리하여 그림에 대한 시들이 이 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채우게 된 거예요. 난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하는 데 익숙해지도록 단련해야 했고, 이야깃거리를 가지려면 그 밖의 것을 해야 했지요.

 

    Q : 원래 표지에 얼굴 없는 남자의 그림을 사용하겠다고 생각했었잖아요, 왜 그 그림이 당신 작품이랑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A : 글쎄요, 이 부분은 정체성 문제로 다시 돌아가야 해요. 자리를 잡으려는 남자가 있는데, 내부에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헐떡거리고 있고, 밖으로는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풍경이 있어요. 그 풍경에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 중에 거주할 만한 가치가 있는 버전을 찾으려고 하죠. 결국 얼룩진 얼굴에 대한 이미지는 너무 완벽하고, 너무 분명했어요. 그래서 그 그림은 너무 뻔한 결말이었고, 너무 고정된 이미지였어요. 시의 도입부에서 그의 내면이 포함된 시가 한 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얼굴 없는 남자 그림 대신 노란 들판에 불타는 듯한 머리를 한 남자를 표지에 사용했지요.

 

    Q : 이 시집에는 노래 부르는 것에 대한 시가 많네요. 첫 번째 시집에도 노래가 몇 개 나오잖아요, 노래 부른다는 행위 자체는 아니지만 노래 부른다는 것에 어떤 매력을 느끼나요?

 

    A : 첫 번째 시집에서 화자는 화자 자신에게, 혹은 딱 정해진 관객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크러쉬』에서 대부분은 고요하고, 침묵 속에서 말하는 화자가 있어요. 나는 그걸 열고 싶었어요. 하지만 난 이제 마음에 불을 붙이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러나 그건 정말 사기예요. 책이랑은 별개로, 현실 속 사람들은 나를 작가라기보다는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불가능한 것을 말하기 때문에 모두 나한테 화를 내는데, 사람들은, 음, 사람들은 잘 속아요. 그러니까 내 말은, 술집에서 이야기를 하고, 술을 마시고, 모르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달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화를 내고, 나는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노래하는 것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하나의 방법이자, 내가 하는 말에 찬성하는 셈이죠. 이것은 하나의 노래이고 진실은 필요하지 않으며, 이것은 하나의 우화인데, 진실은 필요 없어요. 그리고 난 즐기고 있고, 이건 정말로 나의 자서전이 아닐 거예요. 이야기라고, 거짓말이라고, 노래라고 여겨지죠. 그리고 이 책에서 그런 식으로 여겨지지 않으면, 난 이제부터 평서문으로 쓸 거고 그냥 “여기에 크고 오래된 노래하는 거짓말이 있어요.”라고 말할 거예요.

 
    노래는 바닥에서 당신에게 노크를 할 수 있지만 당신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나 당신이 노래하고 있다고 말할 때,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의 감정적인 책임을 모면하기가 더 쉬워요. 내 말은, 그것은 당신이 글로 옮긴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이력서가 되는 거예요. 여전히 그것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말이에요. 이건 내 자서전이 아니에요. 그래서 내 안에는 더 많은 작품이 있어요. 그러니까, 모두가 자기네들 앞에 자신들의 최고의 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는 의미죠. 나도 내 안에 더 많은 작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계속 나한테 행운을 빌어 줄 거예요.

 

    출처: 인터뷰 .

 

 

소개 및 글 _ 제이크 레빈(Jake Levine, 시인)ame-poem-jake
 

제이크 레빈은 2010~2011년 리투아니아에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비롯해 여러 장학금 및 수상을 한 바 있다. 두 권의 소책자(『삭제의 문턱(The Threshold of Erasure, Spork 2010)』과 『빌뉴스 악령(Vilna Dybbuk, Country Music 2014)』)를 저술했다. 그의 시, 번역물, 에세이 등은 보스턴 리뷰지, 루에르니카, HTML자이언트, 아틀라스 리뷰지, 페이퍼 다츠 외 여러 잡지에 실렸다. 그는 리투아니아어로 쓰여진 토마스 스롬바스의 작품, 『갓/씽(God/Thing, Vario Burnos 2011)』을 영어로 번역했으며, 현재 김경주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를 정희연과 공동으로 한영 번역 중이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비교문학 전공 박사과정 중이며, 연세대학교 강사로 재직 중이다. 또한 애리조나 투산 소재의 작은 출판사 스포크 프레스(Spork Press)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다.

 

    번역 _ 정희연

 

 

 

   《문장웹진 201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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