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_차세대3차_소설] 물물교환

 

[2014년 2차 차세대예술인력육성 문학분야 선정작 ]

 

 

물물교환

 

 


조우리

 

 

 

 

    아침 여덟 시. 여자는 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산 아래에 배수로를 만들고 콘크리트 옹벽을 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원래는 철조망과 쇠파이프가 얽힌 오래된 울타리가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쇠파이프가 하나씩 사라지고 철조망도 군데군데 뜯겨 있었다. 사람들이 알아챘을 때는 이미 보수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 있었다. 자연히 그렇게 되었다기보다는 누군가 일부러 벌인 일이었다. 도로의 표지판이며 맨홀 뚜껑까지 훔쳐가는 사람이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올 때였다.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우왕좌왕하는 사이 큰 비가 왔다. 산에서 흘러내린 흙과 돌과 나뭇가지들이 근처 주택가까지 밀려 내려왔다. 골목에는 발목이 푹 빠질 만큼 진창이 생겼다. 다행히 사람이 상하지는 않았지만 치우는 데 꽤 애를 먹었다. 작년 장마 때의 일이었다. 어느새 다시 장마철이 가까워져 현장은 분주하고 다급했다.
    공사는 산으로 이어진 일방통행 도로의 끝에서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여자는 도로의 입구에서 도로로 진입하려는 차량과 사람을 차단하는 일을 했다. 아침 여덟 시부터 오후 다섯 시까지, 파라솔 아래에 낚시의자를 놓고 앉아 있었다. 플라스틱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목에는 호루라기를 걸었다. 일당 팔만 원을 매일 현금으로 받기로 했다. 약속한 닷새에서 벌써 나흘째였다. 정오부터 한 시간 동안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종일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지루한 일이었지만 여자는 이 일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여자가 이전에 하던 일들에 비해 몸이 편했다.
    현장에 도착하면 반장에게 출근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반장은 여자에게 일을 소개해 주고 일당에서 일할씩 소개비를 받아갔다. 여자는 주로 쓸고 닦는 일을 했다. 새로 지은 아파트, 개업 준비를 하는 식당, 철거될 아파트, 폐업한 식당. 그런 곳에 가서 바닥을 쓸고 창을 닦고 쓰레기를 치웠다. 허리를 굽히고 펴는 동작, 눈이 시린 약품, 먼지와 곰팡이. 그런 것들 때문에 이틀을 일하면 하루는 쉬어야 했다. 무리해서 사흘을 일하면 꼭 병이 났다. 여자의 딸은 그러다 약값이 더 들겠다고 타박을 했다.
    여자는 쉰이 넘으면서 고혈압과 당뇨를 진단 받았다. 끼니마다 챙겨야 하는 약이 있었다. 일을 하고 돌아오면 자꾸만 뒤통수가 저려서 집 안 아무 곳에나 누워 쪽잠을 잤다. 그래도 일을 하는 게 좋았다. 반장이 소개하는 일들은 그날 바로 현금으로 일당을 주었다. 아무리 몸이 피곤해도 주머니에 돈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여자는 마음이 든든했다.
    도로 주변에는 공사 중이니 우회하라는 안내판이 여러 개 있었지만 도로로 진입하는 차량이 생각보다 많았다. 무심하거나 고집이 센 운전자들이었다. 안내판을 보지 못했다고 하거나 봤지만 혹시나 하고 와봤다는 운전자들에게 여자는 단호히 손을 내저었다. 안 돼요. 못 가요. 못 가. 길이 없다니까요. 한 번은 순찰 중인 경찰차를 돌려보낸 적도 있었다. 제복을 입은 경찰이 탄 경찰차가 자신의 손짓에 따라 후진하는 모습을 보며 여자는 괜히 신이 났다. 딸에게 이야기를 해주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엄마가 경찰을 돌려보냈단다. 어서 가세요, 어서요, 하고 경찰차를 따라가며 호루라기를 불었단다.
    막거나 돌려보내는 것. 그것이 여자가 하는 일의 전부였다.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고개를 젓거나 손을 흔들거나 호루라기를 불며 몇 걸음 걷는 것. 혹은 그 비슷한 것. 덕분에 일을 마치고 집에 가도 별로 피곤하지 않았다. 반장은 여자에게 일을 소개하면서 좀이 쑤시고 진이 빠지는 일이라고 했지만 내내 한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지루함은 여자에겐 익숙한 것이었다. 여자는 남편과 함께 동네에서 작은 슈퍼를 운영했다. 근처에 대형마트며 직판장이며 할인마트 등이 생기는 바람에 하루에 담배 몇 갑, 초콜릿 몇 개, 소주 몇 병 파는 것이 고작이었다. 남편과 교대로 카운터를 지키며 드라마 재방송이나 연예인들의 가십을 떠드는 오락프로그램을 보았다.
    여자를 언니라 부르며 종종 반찬을 나눠주는 옆집 여자가 반장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옆집 여자와 함께 짝을 지어 일을 다녔다. 언니, 나 너무 힘들어. 잠깐만 쉬고 올게. 물만 마시고 올게. 옆집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참 뒤에나 돌아왔다. 옆집 여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여자는 그 몫까지 일을 더 해야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오히려 혼자가 더 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자는 일머리가 있었다. 남들도 그렇게 말했고 스스로도 그렇게 자부했다. 어딜 가서 무슨 일을 해도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일복이 있는 팔자라서,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못 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반장은 옆집 여자 몰래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혼자 일을 하러 나오라고 했다.
    공사 현장에 나온 첫날, 여자는 휴대폰으로 라디오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휴대폰에 라디오 기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용해 본 적은 없었다. 여자의 딸은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법과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방법은 알려주었지만 라디오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딸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여자는 직접 알아내기로 했다. 휴대폰의 버튼을 이리저리 눌러 보았다. 엉뚱한 버튼을 누르고는 괜히 놀라 휴대폰 전원을 끄고 다시 켜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FM라디오 청취’라는 메뉴를 발견했을 때는 라디오를 발명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뿌듯했다.
    여자는 슈퍼를 지키고 있을 남편에게 자랑스럽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식사햇어요나는라디오들어요
    여자는 ‘보낸메시지함’을 열어 자신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들여다보았다. 여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나면 제대로 전송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딸에게 보내려던 메시지를 다른 번호로 잘못 보내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자는 남편에게 보낸 메시지를 가만히 보다가 띄어쓰기와 쌍시옷 쓰기, 물음표 쓰기를 알아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다 보면 되겠지. 못할 것이 있나. 시간은 많았다.

 

    공사 현장에는 산에서 내려온 것인지 알록달록한 깃털을 가진 작은 새들이 자주 보였다. 여자는 새들이 쫑쫑거리며 뛰어다니고 후드득 날아오르고 몰려다니며 지저귀는 것을 구경했다. 주택가의 고양이들보다 마른 몸에 거친 털을 가진 고양이들이 날쌔게 뛰어다녔다. 여자의 딸과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하루에 두 번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었다. 플라스틱 그릇에 사료를 부어 구석에 두면 고양이들이 꼬리를 세우고 눈치를 보며 허겁지겁 먹었다. 가끔 고양이보다 청소부가 먼저 와서 그릇을 치워버리면 어떻게 알고 왔는지 남자가 다시 나타나 새 그릇을 놓았다.
    그런 풍경들을 보며 여자는 파라솔 아래에 앉아 있었다. 낚시의자는 엉덩이를 편히 걸치기엔 조금 작았지만 정 불편한 것도 아니었다. 날씨는 화창했고 바람이 지나가며 파라솔을 살짝 흔들었다. 여자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발로 장단을 맞추었다. 딱 일주일만 이 일을 더 했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다. 언제 또 이렇게 편한 자리에 앉아 볼 수 있을까. 하지만 공사는 내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다. 여자는 못내 아쉬웠다.
    사실 공사는 일주일 전에 끝났어야 했다. 정식 공사 기간은 지난주까지였다. 그 기간에는 현장 앞의 도로를 폐쇄하고 우회로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세워 두었기 때문에 여자가 하는 일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다 지어 놓은 옹벽을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짓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채석장에서 돌을 싣고 오는 트럭 기사는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이럴 줄 알았어, 하며 혀를 찼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돌이 영 잘못되었다고 했다. 잘못된 돌을 우겨 가며 쓰다가 들통이 나서 다시 제대로 된 돌을 가져오느라 귀찮게 되었다고 했다. 여자로서는 덕분에 일을 할 수 있었으니 나쁠 것이 없었다. 게다가 이제는 제대로 된 돌을 쓴다고 하니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하얀 승합차가 도로로 진입했다. 돌을 싣고 오는 트럭이나 크레인, 기중기와 같이 여자가 막지 않아도 되는 차였다. 차가 여자 앞에 멈춰 섰다. 곧 운전석 창문이 열리고, 오늘도 고생이 많으십니다, 하고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남자는 공사 현장의 인부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사람이었다. 현장 주변에는 마땅한 식당이 없었다. 현장소장에게 부탁해 여자도 도시락을 하나씩 받기로 했다. 대신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않겠다고 했다.
    도시락을 받게 되었으니 하나 달라고 하자 남자는 대뜸 말을 놓았다. 누님은 이런 일 안 하실 것처럼 생겼는데. 어쩌다 거기 앉았수? 여자는 그가 자신의 막냇동생보다도 한참은 어릴 거라고 생각했다. 따지자면 여자의 딸과 더 가까운 나이일 것이다. 이런 일, 이라는 말도 조금 우스웠다. 중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방직공장에 취직했던 열네 살부터 여자는 자주 그런 말을 들어 왔다. 손이 참 곱다, 안색이 밝다, 고생은 안 하고 사셨을 것 같다, 그런 말들. 사람들은 여자를 나이보다 어리게 보았다. 여자는 그것이 자신을 만만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재미있었다. 사람들이 참 단순하구나, 싶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구나.
    여자는 자신을 쉽게 대하는 사람들에게 더 깍듯하게 대했다. 도시락을 배달하는 남자는 여자에게 몇 번 더 농을 치다가 관리소장에게 여자의 나이를 듣고는 얌전히 존대를 했다. 말씀 편하게 하세요, 하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는 말을 놓지 않았다.
    남자가 여자에게 도시락을 내밀며 말했다.
    들으셨어요?
    뭘요?
    공사가 오늘 끝날 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그래요?
    못 들으셨어요?
    네, 못 들었어요.
    내일 배달은 아침에 연락하면 오라고 하더라고요.
    아쉽게 되었죠, 하고 남자가 말했다. 여자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쉬웠다.
    여기가 그래도 나라에서 하는 공사라고 식비를 안 떼먹고 잘 주는데요.
    그는 다른 공사 현장에서는 돈을 덜 받기도 하고 아예 못 받는 일도 있다고 했다. 공사가 끝나면 한 번에 주겠노라 해놓고는 연락이 끊어지기도 하고, 배달한 도시락 개수를 적어 영수증을 보내면 그럴 리가 없다면서 금액을 고친 영수증이 돌아온 적도 있다고 했다. 저야말로 그럴 리가 없죠. 하나하나 다 세어서 확인하는 건데. 남자는 억울하다고 했다. 여자는 그렇죠, 그런 일이 있죠,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슈퍼를 열기 전에 여자는 식당을 운영했다. 국수와 김밥을 파는 작은 식당이었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야채김밥과 참치김밥을 팔았다. 아침 열 시에 문을 열고 밤 열 시에 문을 닫았다. 큰 사거리의 대로변에 있는 식당이어서 손님이 제법 있었다. 가끔 딸이 도와주기는 했지만 주로 여자 혼자 주방과 홀을 바쁘게 오갔다. 아침에는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이 많았고 낮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와글와글 몰려 앉아 단무지를 더 달라고 쫑알거렸다. 여자는 멸치볶음과 김을 뭉친 주먹밥을 만들어 덤으로 얹어주곤 했다.
    하지만 밤이 되면 피곤한 손님들이 늘었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거나, 그릇을 싹싹 비워 놓고는 맛이 없으니 돈을 내지 못하겠다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팔지 않는 술을 가져오라는 손님도 있었다. 술집이 아니라 밥집이라 술을 팔지 않는다고 말하니 젓가락을 던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다른 손님들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주머니, 경찰에 신고를 하세요. 한 손님이 그렇게 속삭였다. 여자도 경찰을 불러 본 적이 있었다. 형제인 것 같은 두 사람이 서로 주먹질을 하고 다투어서 신고를 했더니 여자도 함께 경찰서에 가야 했다. 별일은 없었지만 피곤했다. 경찰서를 오가는 동안 진이 빠져서 그날 장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게다가 형제가 먹은 음식 값도, 깨뜨린 그릇 값도 받지 못했다. 몇 번 더 비슷한 일이 있었고, 여자는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것보다 잘 달래어 내보내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술을 달라니까. 손님이 달라는데 왜 안 주는 거야. 나를 우습게 보는 거야. 여자에게 삿대질을 하며 다가오는 손님에게서는 술 냄새가 났다. 여자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그때 여자의 남편이 식당에 들어섰다. 남편은 목수였다. 낮에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나무를 만지고 밤이 되면 식당 일을 거들어 주었다. 남편은 손님을 말리려 붙들다가 넘어졌다. 의자와 테이블이 같이 밀려나며 요란한 소리가 났다. 손님은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고 남편은 팔을 다쳤다. 남편은 별일 아니라며 병원에 가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뒤부터 손가락이 잘 구부러지지 않았다.
    식사 맛있게 하십쇼.
    도시락을 배달하는 남자가 여자에게 목례를 하고 운전석 창문을 닫았다. 차가 공사 현장으로 들어갔다. 여자는 남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식사했어요? 냉장고에 도라지무침이 있어요. 꺼내 드세요. 여자는 이제 띄어쓰기도 할 수 있고 쌍시옷의 받침도 넣을 수 있고 물음표도 만들 수 있다.

 

    점심을 먹고 나면 공사 현장에는 막걸리 냄새가 퍼진다. 트로트도 울린다. 한낮의 뙤약볕 아래에서 인부들은 한 손에는 저마다의 도구를 들고 다른 손에는 막걸리 병을 든다. 흘리는 땀만큼 막걸리를 마신다. 노래도 따라 부르고 으쓱으쓱 어깨춤도 춘다. 더위에 달궈지는지 술기운에 열이 오르는지 모를 몸을 움직인다. 자기들끼리 실없는 농담을 하며 낄낄거린다. 여자의 남편은 술을 잘 마시지 못했다. 남편이 목수 일을 할 때, 여자는 여름이 되면 미숫가루를 물에 타 한 병씩 얼려주었다. 밤새 꽁꽁 얼려도 현장에만 나가면 금세 녹는다고 했다. 남편은 보얗게 가라앉은 미숫가루가 든 병을 들고 돌아왔다.
    여자가 호루라기를 길게 불었다. 도로에 막 진입하려는 차가 있다. 차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못 들어와요, 못 들어와. 돌아가세요.
    왜 못 들어갑니까?
    저 앞에 안내판 못 보셨어요?
    무슨 안내판이요?
    공사 중이에요.
    무슨 공사를 길을 막고 합니까?
    장마 때 산사태 안 나게 하는 공사예요.
    여기 길을 막아 놓으면 한참을 돌아간단 말입니다.
    운전자는 계속 투덜거렸다. 여자는 더 이상 대꾸할 말이 없어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제 풀에 지친 운전자가 기어를 바꿀 때까지 기다렸다. 곧 장마가 온다. 큰 비가 내리면 또다시 산에서 흙이 흘러내릴 것이다. 운전자는 지난 일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벌써 잊은 걸까. 이 공사는 필요한 공사다. 필요한 일을 하는데 길을 좀 돌아가면 어떤가. 여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차가 사라지고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바퀴가 도로에 들어섰다. 노인이 끄는 리어카다. 노인의 허리는 굽었고 입고 있는 옷은 해졌다. 챙이 뒤틀린 모자를 쓰고 짝이 맞지 않는 슬리퍼를 신었다. 매일 같은 모습이다. 여자는 괜히 입이 말랐다. 노인이 온몸으로 리어카를 끌며 공사 현장으로, 그 앞을 막아 선 여자를 향해 다가왔다. 노인의 리어카 안에는 노인이 열심히 모았을 물건들이 가득하다. 신문, 종이박스, 유리병, 고철, 그런 것들과 함께 노인이 한 걸음 한 걸음 여자에게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여자는 오늘은 꼭, 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꼭 저 노인을 그냥 돌려보내리라, 다짐한다.

 

    여자는 일을 시작한 첫날부터 노인을 만났다. 리어카를 끌고 오는 노인 앞을 막았다. 들어가시면 안 돼요. 지금 공사 중이에요. 더 못 가세요. 그렇게 말했다. 노인은 여자를 슥 훑어보더니 리어카는 여기에 두고 갈 거라고, 금세 들어갔다가 나오겠다고 말했다.
    들어가신다고요? 그러시면 안 돼요.
    금세 갔다가 온다니까.
    관계자 외에는 출입이 금지예요.
    내가 출입을 하겠다는 게 아니고, 딱 저기까지만.
    저기까지만 갔다 오면 돼, 하고 노인이 가리킨 곳은 공사 중에 나온 쓰레기들을 쌓아 둔 더미였다. 그곳은 엄연히 공사 현장의 안쪽이었고, 쓰레기들은 밤이 되면 지정된 업체에서 수거해 가도록 정해져 있었다. 여자는 관리소장의 말을 떠올렸다. 저 중에 돈이 되는 게 있어서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절대로 들여보내시면 안 됩니다. 혹시 훔쳐가려고 하거든 꼭 막으셔야 해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울타리가 무너진 겁니다. 그래서 이런 공사를 하게 된 겁니다.
    공사 현장에는 절대로 들어가실 수가 없어요.
    아니, 그러면은 저기 저거, 딱 저기 저거만 가져올게.
    노인이 쓰레기 더미들 사이에 세워진 종이박스들을 가리켰다. 얼핏 봐도 많은 양이 아니었다. 여자는 망설였다. 노인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몸이 안 좋은 시아버지를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어쩐지 남편하고 닮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노인의 굽은 허리, 피부의 주름,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이 너무도 애처로워 보였다.
    그러면요,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가만히 계셔야 해요.
    여자는 쓰레기 더미 쪽으로 뛰어가 종이박스를 들고 왔다. 네 개였다. 고작 네 개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여자는 노인의 리어카에 종이박스를 실어 주었다.
    아이고, 고마워요, 고마워요.
    떼를 쓰는 아이 같았던 노인이 연신 허리를 굽혔다. 여자는 노인이 리어카의 방향을 바꾸는 것을 도와주었다. 어서 가세요, 이제 오지 마세요, 하고 손을 흔들었다.

 

    노인은 다음날 또다시 리어카를 끌고 나타났다. 안녕하시지요, 하고 여자에게 알은체를 하면서 다가왔다. 마치 오래 얼굴을 보고 지낸 사이처럼 친근하게 웃었다. 여자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은 늘 그래 왔다는 듯이 여자 앞에 리어카를 세우고는 힐끔힐끔 공사 현장 안쪽을 곁눈질했다. 쓰레기 더미 옆에는 종이박스와 함께 인부들이 마신 빈 막걸리 병들이 쌓여 있었다.
    들어가시면 안 돼요.
    알지요, 알지요.
    관계자 외에는 출입금지예요.
    그럼요, 그럼요.
    노인은 여자의 말마다 공손하게 대꾸를 했다. 그 모습에 여자는 마음이 더 찝찝했다. 아버지뻘 되는 남자가 자신에게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이 불편했다. 노인은 자리를 뜨지 않고 여자의 눈치를 보았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무언가를 꺼내 여자에게 내밀었다. 이거 받으시오, 하면서.
    노인이 내민 것은 참외였다. 여자의 손에 가득 들어올 크기였다.
    이게 하나에 천오백 원이나 한다오.
    이걸 왜 저를 주세요?
    벌써 노랗게 잘 익었고 단내도 나는 것이 아주 맛이 있을 거 같고. 여름에는 역시 참외지. 참외를 먹을 때지.
    노인은 그렇게 주절주절 참외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여자와 눈이 마주치자 이를 드러내고 아이처럼 헤헤 웃었다. 어제 일이 고마워서, 하며 쓰레기 더미 쪽으로 눈짓을 했다.
    저기 저 병들도 가져가면 다 돈이지. 별거 아닌 거 같아도 다 돈이라니까. 큰돈은 아니지만 잘 모으면 참외도 하나 사고 그러는 거지.
    여자는 자신의 손에 들린 참외를 보았다. 종이박스와 빈 병을 얻기 위해 참외를 주머니에 넣고 왔을 노인을 생각하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여자는 쓰레기 더미 옆에 놓인 종이박스와 막걸리 병을 노인의 리어카에 실어 주었다. 종이박스는 제법 묵직한 것으로 여섯 개나 되고 막걸리 병도 여럿이어서 한 번에 싣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며 실었다.

 

    그날 일을 마치고 집에 가서 가족들과 저녁을 먹을 때까지, 여자는 자신의 가방에 참외 하나가 들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접이식 상을 펴고 된장찌개와 김치와 나물과 계란말이를 놓고 밥을 먹었다. 남편이 좋아하는 된장찌개와 딸이 좋아하는 계란말이 사이에서 여자는 찬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당뇨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여자는 마른 밥을 목으로 넘기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식사를 마친 딸이 여자에게 물었다. 엄마, 집에 과일 같은 거 없어? 여자는 그제야 가방 속 참외를 기억해 냈다. 작은 손가방 안에 불룩하게 자리 잡고 있던 참외 하나가 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게 웬 참외야? 여자는 참외 껍질을 깎으며 노인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참외 조각을 우물우물 씹으며 딸이 말했다.
    안 되나?
    여자가 되물었다.
    아무래도 그게 좀 그거 같잖아.
    그거?
    뇌물.
    딸이 사뭇 비장하게 말해서 여자는 웃음이 터졌다. 딸도 웃었다. 남편도 웃었다. 참외는 달았다.
    참외가 뇌물이라고?
    그렇지 않나?
    고작 이 참외 하나가 뇌물이라고?
    딸이 휴대폰으로 사전을 검색했다.
    뇌물. 명사.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을 매수하여 사사로운 일에 이용하기 위해 넌지시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 용례. 뇌물을 수수하다. 뇌물을 받다. 뇌물을 건네다.
    딸이 또박또박 읽는 소리를 들으며 여자는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따져 보니 맞는 말 같았다. 마음이 심란했다. 여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딸은 계속해서 직위니 매수니 하는 단어들을 검색해 나갔다. 여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뇌물은 아니야.
    그럼 뭐야?
    그러니까, 이거는 말이야. 이거는.
    물물교환 같은 거지. 여자의 말에 딸이 웃었다. 남편도 웃었다.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을 매수하여 사사로운 일에 이용하기 위해 넌지시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 여자는 뇌물의 정의를 생각하며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면서도 자꾸만 생각이 났다. 자신이 어떤 직위에 있는지, 노인의 리어카는 사사로운 일인지, 참외를 건넬 때 넌지시 주었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생각이 났다. 고작 참외 하나인데. 참외 하나에 종이박스에 막걸리 병일 뿐인데. 뇌물수수 같은 말은 대단한 사람들에게나 붙이는 거 아닌가.
    여자는 노인이 오면 그냥 돌려보내리라 생각했다. 참외가 아니라 수박을 주어도 받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면 이런 찝찝함도 쓸데없는 생각도 없을 것이었다. 도로 입구를 노려보며 노인의 리어카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노인은 손까지 흔들며 여자를 반가워했다.
    어제는 정말 고마웠어.
    노인은 여자에게 참외부터 내밀었다. 노인은 뇌물이라는 말을 알까. 지금 자신이 뇌물을 건네고 있다는 생각을 할까. 여자는 참외를 받지 않고 아무 말 없이 노인을 쳐다보았다. 노인은 쓰레기 더미 옆에 놓인 고철들을 보는 게 분명했다. 종이박스와 빈 병 정도면 몰라도 고철은 꽤 값이 나갈 것이었다. 지정된 업체에서 수거해 가는 것이 맞았다. 노인이 여자의 손에 참외를 쥐어주었다.
    이러시면 안 돼요.
    알지, 알지. 관계자 외에는 출입금지니까 말이야.
    노인이 아이고, 이것 참, 하며 주머니에서 참외를 한 개 더 꺼냈다. 이로써 명확해졌다. 이것은 뇌물이다. 뇌물이 분명하다. 여자의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많이도 아니고, 조금만 있으면 돼. 참외 살 만큼만 말이야. 어제 참외 참 맛있었지?
    참외는 달았다. 여자는 참외의 단맛을 기억했다. 여자의 딸도, 남편도, 모두 맛있게 참외를 먹었다. 뇌물이니 매수니 부정이니 하며 참외를 먹었다.
    서로 조금씩만 돕고 살면 좋지.
    여자는 노인의 뻔뻔스러운 얼굴을 보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여자는 생각했다. 살면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자부해 왔다. 참외 두 개를 노인에게 내밀었다.
    안 받아요. 이런 거.
    아니, 왜 안 받아.
    뇌물, 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제가 왜 받아요, 이거를.
    고마워서 주는 건데 왜 못 받아.
    고마울 일 없어요.
    여자와 노인이 옥신각신 참외를 주고받다가 그만 참외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져 깨졌다.
    아니 이걸 어째. 이게 얼마짜린데. 내가 이거를 사려면 박스를 몇 개나 주워야 하는데.
    노인이 깨진 참외를 주웠다. 여자는 당황했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다. 아직 멀쩡한 참외 하나는 여자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결국 여자는 쓰레기 더미 옆의 고철 중 제일 작은 것을 골라 노인에게 주었다. 종이박스와 빈 병도 실어 주었다. 하지만 참외를 집으로 가져가지는 않았다. 남편과 딸과 나란히 앉아서 참외를 깎아 먹으며 또다시 뇌물이니 부정이니 하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일당을 받을 때 관리소장에게 참외를 주었다. 관리소장은 이게 무슨 참외예요, 하고 참외를 받았다. 여자는 그냥 드세요, 하고 돌아섰다.

 

    오늘이 끝이에요. 정말이에요. 이제 오시면 안 돼요. 이러시면 안 되는 거예요. 여자는 리어카를 끌고 가는 노인의 등 뒤에 대고 몇 번이나 말했다. 그런데도 노인은 다시 찾아온 것이다.
    여자는 노인이 리어카를 세우기 전에 먼저 리어카 앞에 섰다.
    돌아가세요.
    아이, 이거 왜 이러나.
    노인은 마치 입장권을 찾는 것처럼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안 돼요!
    여자가 소리를 지르자 노인이 움찔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노인은 곧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이거 참, 야박하게 왜 이래.
    안 됩니다.
    여자는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노인이 주머니에서 참외를 꺼냈다. 하나, 둘, 셋. 세 개였다. 여자는 기가 막혔다. 이 사람이 지금 나를 어떻게 보는 건가. 참외 세 개, 참외 세 개로 지금 뭘 하자는 건가. 내가 만만하다는 건가. 여자는 참외 세 개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참외들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뭐 하는 짓이야.
    돌아가세요.
    저 참외가 어떤 참외인데. 저게 얼마나 비싼데. 내가 저걸 사려면 얼마나 고생을 해야 하는데. 저거를 저렇게 던지나. 저렇게 버려버리나.
    돌아가세요.
    여자는 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노인의 하소연과 신세한탄에 넘어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노인이 참외들을 다시 주워왔다. 여자에게 건넸으나 여자가 받지 않자 여자의 발 앞에 내려놓았다.
    이러셔도 소용없어요. 돌아가세요.
    여자가 참외들을 발로 툭 찼다.
    너무하네. 정말 너무하네.
    노인이 말했다. 너무해. 너무하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노인은 리어카를 세워 둔 채 어디론가 걸어갔다. 리어카 가져가세요, 여기서 치우세요, 여자가 그렇게 말해도 노인은 듣는 척도 하지 않고 걸어갔다.

 

    다시 돌아온 노인의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여자는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참외였다. 참외가 한가득 들어 있었다.
    자, 이제 됐지. 이제 됐지 않느냐고.
    무슨 말씀이세요. 이 참외가 다 뭐예요.
    이래도 안 된다고? 이래도? 노인은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여자에게 비닐봉지를 안겼다. 달콤한 냄새가 났다.

 

    여자는 노인을 막아냈다. 노인을 들여보내지도 않았고 노인에게 가져다주지도 않았다. 노인은 리어카를 끌고 떠났다. 여자에게는 참외 한 봉지가 남았다. 가져가시라고 하는데도 노인은 끝끝내 여자에게 참외 봉지를 안겨 주었다.
    여자는 낚시의자 옆에 참외 봉지를 놓고 앉았다. 고양이가 서너 마리 어슬렁거리다 지나갔다. 여자는 세 대의 승용차와 한 대의 오토바이를 저지했다. 길을 잘못 든 등산객들에게 길을 알려주기도 했다.

 

    일을 마칠 시각이 되자 관리소장이 찾아왔다. 오늘 공사가 끝날 수도 있고 내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아침에 연락을 드릴게요. 오늘 수고하셨어요. 소장이 만 원짜리 지폐 여덟 장을 내밀었다. 여자는 소장에게 참외 봉지를 줄까 하다가, 그건 마치 내일도 불러 달라는 것 같아서, 참외 한 봉지가 그런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넌지시 건네는 물건이 되는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여자는 일을 소개해 준 반장에게 일당을 받았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팔천 원을 소개비로 송금하기 위해 집에 가기 전에 은행에 들렀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남편은 슈퍼의 카운터를 지키고 있을 것이고 딸은 학교에 갔다. 여자는 식탁 위에 참외가 가득 담긴 비닐봉지를 올려놓았다. 집 안에 달콤한 참외 냄새가 퍼져 나갔다.

 

 

 

< 선정평 >

 
몸이 고단한 일만 했던 일용직 50대 여성 노동자가 모처럼 쉬운 일(공사 중인 도로 진입 차단)을 한다. 참외를 뇌물로 안기며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노인과의 소박한 갈등이 이야기의 뼈를 이룬다. 일용직 노동자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달콤한 뇌물 참외를 통해 이 사회에 만연된 부정비리를 해학적으로 바라본다. 소소한 이야기에 사람살이의 미묘한 정서를 집약하는 솜씨가 오 헨리의 깔끔한 단편을 연상케 한다. 김홍도의 풍속화를 보는 것처럼 은근히 느껴지는 게 많다.
    김종광 (소설가)

 

===== 작가와 6문6답 =====

 

1. 우선 선정된 소감을 간단히 밝혀주세요. ^_^

  기뻐요. 무척 기쁩니다.

 

2. 이 작품을 처음 떠올렸을 때 어디서 무얼 하고 계셨나요?

  ‘이걸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3. 글을 쓸 때 특별히 듣는 음악이 있다든가, 자기만의 습관이 있다면요?

  어두울 때 쓰고 밝을 때 고칩니다.

 

4. 작품을 발표하기 전(혹은 퇴고를 하신 후)에 가장 먼저 보여주는 사람이 있나요?

  이 사람의 마음에 드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5. 평생 또는 두고두고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주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도무지 잊히지 않는 말, 표정, 순간에 대해 쓰고 싶습니다.

 

6. 지금 막 쓰고 있는 (또는 품고 있는) 작품의 예고편을 들려주실 수 있나요?

  칠 개월 동안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던 여자가 불쑥 외출을 결심합니다.

 

 

조우리 (소설가)
 

2012년 《창작과비평》(제10회 대산대학문학상) 등단

 

 

   《문장웹진 11월호》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