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외 1편

 

 

연어

 

 

 


이병승

 

 

 

 

 

딸아이처럼 앳돼 보이는 햄버거 집 알바생
래퍼처럼 경쾌하게 주문을 받고
달인처럼 손가락을 움직인다
틈틈이 테이블을 닦는 손걸레질도
제집 밥상 닦듯 야무지다
요리 뛰고 조리 뛰면서도 말갛게 웃는 얼굴
그 아이를 보며
햄버거 페티와 도살된 소, 환경파괴 최저임금 신자유주의를 운운하기 난처하다
흐르는 강물이 더러워도
강줄기를 비틀거나 방향을 바꾸지 않고
저 혼자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저 즐겁고 씩씩한 한 마리 말간 연어
고민을 고민 없이 끌고 가는
싱싱한 웃음 앞에서

 

아, 정답이 따로 없다!

 

 

 

 

 

 

 

 

옆집에 놀러간다

 

 

 

 

 

    훌쩍 담장을 넘어
    옆집에 놀러간다

 

    그 집은 닭을 먹지 않는다 닭은 경배의 대상이다 다시 담장을 넘어 옆집으로 간다 그 집은 날마다 닭싸움을 한다 다시 담장 너머 옆집은 닭에게 하늘을 나는 훈련을 시킨다 무수한 닭이 절벽에서 추락한다 담장 너머 또 옆집은 닭에게 삶은 계란을 먹인다 또 그 옆집은 닭을 살찌워 코끼리를 만드는 중이다 또 옆집은 닭의 전투력을 높여 뱀을 이기려 한다 아주 오래전 앨버트로스를 이겼다는 닭의 전설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또 다른 옆집은 닭 울음소리를 연구하고 또 그 옆집은 닭과 사람을 합성하려 한다

 

    나는 이제 옆집에 놀러가지 않는다
    내 닭을 키운다

 

 

 

   《문장웹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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