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핀다 외 6편

 

 

 

핀다

 

 

추필숙

 

 

 

학교 담장에 장미 핀다.
밖으로만 핀다.
아이들이 어디로 가나
궁금해서,
몽글몽글
자꾸만 핀다.
가시바람도
향기도
덩달아 핀다.
벌 나비 날개도 핀다.
큰 사거리까지 따라 나와 핀다.

 

학원 가던 아이들도
장미가 어디까지 따라오나
궁금해서,
눈웃음이 핀다.
저절로 핀다.

 

 

 

 

 

 

 

봄 낚시

 

 

 






 

사과나무는 사과꽃을
배나무는 배꽃을
대추나무는 대추꽃을

 






 

기다린다,
나비와 벌이
낚싯밥을 물 때까지.

 

 

 

 

 

 

빨강 신호등이 한 일

 

 

 

 

뚝,

 

길을
끊었다.

 

뚝,

 

길을
붙였다.

 

그 애가
건너편에 서 있다.

 

 

 

 

 

 

폭포 2

 

 

 

아빠와 오른 산에서
서 있는 강을 보았어요.

 

바다가
보이나 안 보이나
보려고,

 

뒤꿈치 든 강을 보았어요.

 

정상이
보이나 안 보이나
보려고,

 

까치발로 선 나처럼.

 

 

 

 

 

 

더블클릭

 

 

 

– 일어나, 어서 일어나!
– 공부해, 얼른 공부해!

 

컴퓨터 화면 이동할 때
더블클릭하듯

 

내게
공간이동 시킬 때마다

 

엄마는
꼭 두 번씩 말한다.

 

 

 

 

 

 

나무의 등

 

 

 

나무는
등이 없다지만

 

등 뒤에
숨길 것도 없다지만

 

아이들은 알지.
숨바꼭질해 보면 알지.

 

나무가 내민 등
그 뒤에 숨어 보면 알지.

 

 

 

 

 

 

두더지 잡기

 

 

 

 

오락기 앞에 아이들이 모여 있다.
미진이 방망이가
두더지를 향해 날아간다.
쿵, 쿵쿵쿵 소리에 맞춰
잡힌 두더지들도
아이들도 제 머리를 감싸고는
뿅뿅뿅 사라진다.
나도 얼른 뿅, 사라진다.
대문을 여는 순간
“학원은 또 빼 먹은 거야?”
엄마의 잔소리 방망이가 날아온다.
이번엔 방으로 뿅, 사라진다.

 

 

 

   《문장웹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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