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_차세대1차_시] 대공황 외 3편

 

[2014년 1차 차세대예술인력육성 문학분야 선정작 ]

 

 

대공황

 

 


오병량

 

 

 

    하얀 자작나무 같은 그의 손이 어깨 위에 내리고 있다 페치카 앞에 무릎을 오므리고 앉아 그녀는 잘 타오르는 음악을 듣고 그의 손이 닿은 곳으로 고개를 글썽인다 눈이 내린다 어떤 연주자가 이 무대를 놓칠 수가 있나, 어느 여자가 저처럼 다정한 손길을 마다할 수 있을까? 나는 주택가 구석에 앉아 고양이처럼 턱이나 쓰다듬고 있다 한가한 몸이나 만지면서 탓할 것을 찾는 중이다 빈 술병만이 전 재산인 양 코트 주머니에 담긴 채, 타이도 곱게 다린 셔츠 하나 없이 함부로 이곳에 와버렸다 딱히 설명할 수는 없다 내게 증오한다는 편지를 보낸 사람을, 열쇠를 현관문에 꽂은 채 외출에서 돌아온 앞집 부부와 마주친 저녁을, 남편은 아내를 등 뒤로 감추며 나를 경계했다 그런 남편을 보며 미소 짓는 그의 아내는 추녀였고 지독한 향수 냄새를 풍겼다 어제는 성당 앞에서 얼어 죽은 소녀도 보았다 성냥을 팔던 소녀라고 했다 나는 발치에 떨어진 성냥갑을 하나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동정은 흔한 죄라서 바구니에는 담지 않았다
    더는 야만을 상상할 수조차 없게 그는 완벽한 수염을 가졌다 부드러운 가시를 삼키듯 그녀는 그와 입을 맞춘다 누구나 한 번쯤 저만한 숲을 가지고 싶어 할 거야, 나는 그렇게 이해하면서 성냥을 켜고 손을 녹인다 몸이 빠져나간 바지처럼 어슬렁거리는 개를 불러본다 밤바람이 휘파람을 다독이고 있다 걷고 또 걷고 아무리 성냥을 깨물어도 빛이 보이지 않는 거리 누구든 나보다 괜찮은 사람을 만나, 알아 모든 것이 변했지 그녀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홀가분해졌을 것이다 거짓으로 나를 달래면서 안도하고 있었다 행운을 빌어, 차라리 사진이나 엽서 이런 것을 뒤적이다 손이라도 베었다면…… 간판 불을 켜둔 채 문을 닫은 단골 식당, 나는 주인의 빼빼 마른 철부지 애인이나 메뉴를 자주 혼동하는 야한 옷차림의 종업원을 떠올려본다 외로움을 사납게 배운 자들처럼 사내 둘이 어깨를 밀치고 지나간다 갑자기 싸구려 고기 비린내가 난다 누군가 게워낸 토사물에서 뜨거운 김이 올라온다 구 시청에서 공립학교로 이어지는 길은 군데군데 가로등이 고장 나 있거나 켜지고 꺼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클래식, 클래식, 적막 속에서 하이힐 소리 빛날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도시는 조용하다 죽은 듯 나는 뜨거운 물에 손을 담고 몇 마리의 물고기를 흔들어 본다 유독 추위에 떠는 물고기를 건져 피아노 건반 위에 올려본다 기억하지? 내 집에 두고 간 네 피아노 말야 기필코 오늘은 피아노를 끝장내고 싶어서 너의 집에 갔다 음악도 모르는 내가 감히 피아노를 처분할 수 없으니 피아노의 주인인 네가 나를 끝장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러나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 남자의 수염이 모든 걸 망쳐버렸다 침몰한 선채를 인양하려는 듯 금붕어들이 어항 속의 피아노를 마구 쪼아대고 있다 앞집 남자가 고함을 지르며 문을 세차게 두드리고 있다 설명할 길은 없지만 잠시 후, 큰 싸움이 일어날 것처럼 성냥이요, 성냥 사세요, 작은 환청들이 모여 적막을 키울까, 사람을 해칠까, 고민하는 날처럼 성냥팔이 소녀야, 너는 쓸쓸한 이름으로 죽었다 대체, 내가 왜 변해야 하는데? 너는 변했어, 아니야, 아니라는데도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방문을 두드리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가까운 누군가가 죽을지 몰라, 그 말을 전해준 이는 누구였을까, 나를 증오한다는 사람은 어떤 이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보낼 것인가, 모두 죽지 말고 오늘만은 참기를 나는 바라고 또 염원하면서 제발 문이라도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 몸집이 큰 흰 개가 수레를 끌고 지나간다 주인에게 가는 길인지, 주인을 잃은 개인지, 녀석은 아는 길처럼 잘 지나가고 있다
    문이 열린다 종소리가 울리며 폭죽 속에서 고깔을 뒤집어쓴 앞집 부부와 비상키를 흔드는 관리인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다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는 서로를 모르는데 메리 크리스마스, 그 말이 전부인 밤이다 편지에 적힌 주소를 찾아 아는 집에 다녀왔어 모르는 그가 멋진 수염을 하고 있었지, 나는 피아노 위의 편지를 집어 그들에게 내민다 해피 뉴 이얼, 방에 모여든 세 사람이 건방진 소리로 떠드는 방, 새벽이면 갱들의 총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도시, 그 외곽의 빈민가에 우리는 살고 운 좋게 살아있다 찬장의 밀주를 꺼내 천박한 자들과 술잔을 나누는 크리스마스, 재앙을 대비하며 자기소개가 시작된다 스페이스는 스페이스 다이아몬드는 다이, 한물간 인생들이 카드 패를 돌린다 총소리가 울린다

 

 

 

 

 

 

레닌그라드의 집배원

 

 

 

큰 어르신은 누구인가,
절대 묻지도 궁금해 하지도 말 것
고용주의 서류에 사인한 이래 가정은 화목한데
나를 레닌그라드의 선생이라 부르는 고용주의 자세는
모직 코트 왼쪽에서 꺼내주는 조간신문과
오른쪽에 있다고 믿어지는 권총 한 자루
어르신의 저택은 넓고
커다란 동상이 마당의 중앙에서 방문객에게 말하고 있다
어서 오시오, 고용주의 고객인 나의 어르신
집사가 두고 가시오, 라고 말하기 전까지
나는 골똘히 어르신을 떠올리고
어르신은 배달될 조국의 혁명을 기대하고 있는가
조용하군,
현관문이 닫히면 도어 벨이 크게 울릴 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정적이란 큰 어르신의 서재
문득 떠올리는 것은 고용주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
큰 어른이에요, 분명 조국에게 없어서는 안 될
당신의 심부름은 정말 대단한 영광이고요 어때요?
혁명의 집배원,
아내의 치아는 수고비를 담은 봉투처럼 누렇다
새벽인데, 배달할 신문은 도착하지 않고
그럴 리가 없는데 누군가 나를 포박하여
의자에 앉힌 채로
묻는다
동지, 동지가 배달한 게 무엇이지?
신문이지요, 신문은 고용주의 것이고 배달은 어르신에게
돈은 아내의 것이고 계약을 준수하는 집배원은……
얼굴을 덮은 천은 검고
그들 중 하나가 다시 묻는다
친애하는 배달원 동지, 조국을 위한 질문이오
내가 생각하던 어르신의 말투
도대체 고용주는 어디 가고 어르신만 남아
나를 심문하는 것일까,
누가 대체 이들 모두의 고용주란 말인가,
나는 지금 누구를 위한 신문이냐고 묻는 것이오
외투의 오른편엔 계약서 왼편은 조국의 수첩
나는 친애하는 마음으로 가슴에 손을 얹어 대답한다
혁명입니다
어르신,
혁명은 모든 것을 배달합니다

 

 

 

 

 

 

나들목

 

 

 

 

갈피란 말, 소매를 걷는 여자의 손목에서 본다
들머리에 닿은 흔적에는 변심한 애인의 입술자국
얼핏 보았다 한 사람을 두 번 사랑하려고 그은
중앙선이 붉다 그 어름에 바리케이드
물결 같다 물살을 떠미는 구릉 같은
비가 왔나요? 하필 오늘 같은 날
여우비다 마스카라가 번져 눈빛을 올린다
그녀, 와이퍼가 닿지 않은 창으로
더러운 햇살을 쬐고 있다 그러다 문득, 이 노래 나도 알아요!
신호를 놓쳤다 나를 알아요? 잘못 들어서
두고 온 우산 생각
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왔어요 배관을 살펴본다고
수도세가 많이 나오는 전셋집, 주인은 전화를 받지 않고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모르겠다, 구멍 난 우산을 누구에게 선물 받았는지도
나는 여자가 바라보는 물가를 한없이 동요해본다
고장을 염려하는 집주인의 심정으로
배관공의 시선으로 다시, 젖어가는 하늘
끝없이 기다리는 것이 버거워서
큰일은 아니겠지요? 묻는
옛 애인의 축가를 부탁받은 여자 옆에서
신호를 지키고 있다 혀끝을 말아 올린 경적소리
눈을 꼭 감고 보니 뚝뚝 떨어지는
물소리 이 모든 범람 앞에서
물살이 가문 자리 그 붉은 손목에게
괜찮을 겁니다 목숨이 내릴 겁니다
창틈으로 웅얼웅얼 밀려오는 것들을 말하면서
비로소 건강해지는 피의 일을 나는 한다
흐르는 물은 평등한 누수
건강한 빛을 나는 안다
손목을 적신다

 

 

 

 

 

 

모조로 피는 장미

 

 

 

    침대가 하나 비는 이인실에서 우리 둘은 좋아하는 사람 놀이를 했잖아.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 얘기인데…… 그 애가 좋아, 꽃병을 닦던 네가 그랬고
    공원에 모인 열에 하나가, 애인의 고백 같은 것도 떠올려볼 오후에는, 그네를 밀어주던 애도 그랬었지. 그 애가 좋다. 안 아픈 내가 하찮아지게 너는 그리 예쁘면서 어쩌자고 병이 들어, 병 없는 나를 위로받고 싶게 하는지. 이러다 정말 아파질까봐, 무섭기도 한 병실에서 나는 한참을 바라봤어.
    네 가는 팔목에 떨어지는 링거액을. 하지만 너도 좋아, 꽃물을 받아내며 네가 급히 울기에
    꽃물이라고, 뚝뚝 떨어진다고. 내가 그때 무슨 말을 한 건지. 나는 두려워졌어. 네가 오래 살까봐, 더 오래 예쁠까봐, 그 생각을 멈춰야 했어. 그때, 겁에 질린 나를
    너는 봤어. 시든 꽃잎을 꺾고, 많은 것을 겪고 견디려는 듯 내가 죽으면 너도 죽을 수 있어? 만에 하나 그래준다면 나를 믿어준다고 했어.
    너는 알고 물었지. 내가 아무리 아파도 너보다 안 예쁠 거. 마음을 뜨겁게도 차갑게도 하는 오후였어. 별보다도 그늘이 더 많은 병실에서 그동안 어떤 사람을 좋아했어, 너는? 묻는 것만 많았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것처럼 나는 병실을 나왔어. 죽어, 다 가져도 좋으니 차라리 죽어버려, 바라는 것이 다 받아 적힐 만큼 새하얀 복도여서 나는 놀랐어. 손이 뚱뚱한 아이가 초코바를 먹고 있는 병원 복도에서 누군가 나를 밀쳤는데, 돌아보니 바람이었어. 초콜릿 냄새가 진하고 역겨웠지. 그 애가 보고 싶었어.
    그리고 네가 죽었다, 하면 그 애가 울기를 예뻐 놓고 죽긴 왜 죽어, 내 옆에서 흐느끼기를 바라다, 넘어졌어. 뚱뚱한 아이가 환하게 웃고 있었지. 못생긴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그랬어. 못생긴 풍선 같다고, 나는 분명 들었는데 괜찮아? 돌아보니 네가 있었어.
    창피해서 배가 고팠어. 그 애가, 그 애가…… 좋아. 초콜릿을 좋아해! 나는 말했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얘기를, 하지만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내 이마에 손을 얹고 아프니? 아프냐고? 너는 묻는 것이 많은데 무릎에서 피가, 연붉은 당분들이 쏟아지는 오후가 아무래도 진정되지 않았어.

 

 

 

[작품 심사평]

< (선정평) 「대공황」 외 3편 >
 
    「대공황」외 3편은 개인의 목소리와 사회의 목소리가 뒤섞여 혼재하는 내적 발화를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이야기로 밀고 나가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 내적 발화에는 시적 자아의 삶과 욕망을 억압하는 병적인 현실과 사회가 보인다. 손목을 그은 흔적이 있는 여자의 상처를 물이 새는 배관과 과다 청구된 수도세와 평등한 누수와 수리로 이야기하는(「나들목」) 방식은 낯설면서도 흥미롭다. 현실과 사회는 막무가내의 저돌성과 폭력성으로 개인을 억압하지만, 그의 시는 시인이 어떻게 욕망과 사회 간의 팽팽한 갈등 속에서 그것들을 허구로 재구성하며 숨 쉬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기택)

 

===== 작가와 6문6답 =====
 

1. 우선 선정된 소감을 간단히 밝혀주세요. ^_^

 저는 아직 못 쓴 시에게, 앞으로의 모를 시들에게 영원히 주목받고 싶어요.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잘 알아서 그러고 싶은 거죠. 때문에 저의 이 끝없는 구애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덧붙여, 소득도 없는데 국민건강보험 요금이 나와 다소 당황하고 있는 제게 국가에 필히 납부할 금액을 주셔서 더욱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건강하게 살겠습니다.

 

2. 이 시는 언제, 어디서 영감을 얻어서 쓰게 되셨는지 간단한 시작 메모를 좀 부탁드릴게요.

 아프지 말자고 시작한 시가 「대공황」입니다. 우리의 결핍과 장애가 이미 이 시대의 정의가 된 지 오래니까. 우리의 아픔은 모두 정상적이야. 그렇게 나는 시를 통해 스스로를 돕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재앙 속에서도 ‘자기소개가 시작’되는 것이죠. 재앙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모두 친밀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3. 글을 쓸 때 특별히 듣는 음악이 있다든가, 자기만의 습관이 있다면요?

 ‘Why Try To Change Me Now’를 듣습니다. 원곡은 프랑크 시나트라(Frank Sinatra)가 불렀는데 저는 피오나 애플(Fiona Apple)이 리메이크한 버전으로 듣습니다. 이 버전은 아쉽게도 국내에 앨범이 나오지도 않았고 저작권 문제로 음악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없기에 저는 부득이하게 그녀의 공연에서 편집된 동영상을 찾아 반복적으로 듣고 있는 형편입니다.
 시는 고백하는 일입니다. 매번 새로운 여인에게, 온 마음을 다해 고백하는 일말이죠. 때문에 시는 고백 이전까지만 유효합니다. 그 후에는 그 다음의 고백이 필요하고 그 다음이 고백을 책임질 테니까 그냥 놔두면 그만입니다. 굳이 습관을 말하자면 이 같은 고백이 저의 습관이라 하고 싶네요. 성패가 없는 고백, 경쟁이 없는 고백이 이 세상에 많고 많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4. 글을 막 완성했을 때 가장 먼저 읽어주는 1차 독자가 있으신가요?

 동인 활동은 하지 않지만 다행히 고마운 친구가 둘 있습니다. 한 명은 뚱뚱하고 한 명은 날씬합니다. 한 사람은 뾰족하고 한 사람은 더 뾰족합니다. 시를 읽을 때의 태도가 그렇습니다. 한 시인은 스스로 유명시인이라 자책하는 먹보이고 한 시인은 손을 가만히 놔두지 못하는 일식집 마네키네코 같습니다. 언젠가 한 친구는 코트 주머니에서 시를 꺼내 보여주자, 멋있네요! 하고는 자신이 추천한 불고기 전골을 익기도 전에 집어 먹었고 다른 한 친구는 어느 여름, 대구의 작은 카페에서 시를 보여주자 아- 누구보다 잘 썼네. 등단해도 되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담배를 두고 제 담배를 슬쩍 꺼내어 태연하게 피울 수 있는 친구입니다. 그 둘은 멍청이고 사회 부적응자이며 가난뱅이에다 군미필에 감각과 감정의 무한한 확장 속에서 대단한 시를 낳을 이 시대의 시인들입니다.
 

5. 지금 막 발을 뗀 신인이지만, 일평생 작가로 살면서 이것만은 꼭 쓰겠다, 라고 다짐한 주제나 소재가 있나요?

 없습니다. 있다 해도 말하지 못합니다. 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그동안 작가의 인터뷰 등에서 거창한 말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더군요. 저는 포즈를 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건 정치가 잘하고 있는 일들이잖아요. 포즈를 취하는 순간, 고리타분해집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독자들이 그래서 한국문학을 떠났는지도 모르겠어요. 슬프지만 특히 시의 독자들이.
 작가는 고백을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그러니 폼 잡을 시간이 없어요. 작품을 골똘히 살피며 그림을 그리던 샤갈에게 사진작가가 묻습니다. “왜 이 작업을 하시나요?”샤갈이 말하죠. “나는 이것을 ‘진실의 체온계’라고 부릅니다. 만약 작품이 형태 자체로 진정한 작품이 되려면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런 형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시대가 요구하는 작가의 자세는 ‘진실의 체온계’뿐입니다. 이것을 지키는 게 제 시의 주제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주제를 다 받아낸 작품이 있다면 포켓에 아무렇게 구겨 넣고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작정입니다.

 

6. 향후 작품 활동 계획을 좀 부탁드립니다.

 꾸준히 쓰고 꾸준히 반성하고 꾸준히 실패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역사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실패할 시를 쓰다 보면 언젠가 최고의 실패작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문장웹진 6월호》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