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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장가 구병모 [2]
 

극심한 저온에 뒤틀려 네 귀가 잘 맞지 않는 철제 현관문 사이로, 투우사가 나부끼는 붉은 천에다 머리를 들이대고 달려드는 커다란 소처럼 외풍이 밀고 들어온다. 회색 페인트가 갈라져 벗겨진 자리에 다갈색 녹이 드러나 문이 흔들릴 때마다 가루가 되어 떨어진다. 2010.08.20

안내자 이재웅 [0]
 

이 노인은 곡물 창고를 정리하러 현관문을 나섰다. 곡물 창고는 본채 건물의 뒤란 쪽에 위치해 있었다. 뒤란은 풀이 무성히 자라 큰 돌과 웅덩이를 가리고 있었고, 그래서 이 노인은 뒤란 쪽에 백열 전등을 하나 달아 두었지만 그것은 고장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 노인은 발로 풀 밑을 더듬으며 나아가야 했다. 2010.08.20

달과 피카소 여성민 [2]
 

우린 항상 헷갈렸죠. 내가 형인지 동생이 형인지. 그래서 동생을 죽인 것은 아니에요. 으스스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지만요, 우리가 사는 방에 누군가 같이 살았어요. 가끔 벽에서 칼자국이 만져지기도 했죠. 벽화처럼. 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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