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은 돌고 돈다 外 1편 - 우승미
단편 「지하철은 돌고 돈다」 중에서 단편 「수지가 삼킨 달」 중에서 지하철은 돌고 돈다 작가의 말 상갓집에서 밤을 지새우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밤새 운데다 술까지 마신 터라 몹시 지쳐 있었다. 지인을 땅속에 누이고 돌아서니 내 몸 누일 곳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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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의연금 납부사 - 허문재
국민 의연금 납부사 허문재 뉴스 속보였습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의 뉴올리언스를 휩쓸고 지나갔다고 했습니다. 도시의 80프로가 물에 잠기고 수천 명의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도둑이 들끓기 시작하고 살인과 약탈이 자행되고 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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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을 걷는 시간 - 염승숙
곡선을 걷는 시간 염승숙 부러 그렇게 만들어진 경우를 제외하면, 세상 모든 휘어진 것들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거나, 정신적 혹은 물리적 충격이 가해졌거나. 노인의 굽은 등과 허리, 사춘기 아이의 비뚤어진 성격이나 오래된 연인들의 등 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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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 - 김정남
숨결 김정남 1 붓을 잡은 손이 자꾸 곱아든다. 장갑을 끼면 터치감이 좋지 않아서 맨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 차가운 대기 속으로 희부연 빛살들이 시름시름 쏟아진다. 하루 중에 제일 싫은 시간이다. 생기를 잃고 시들어 가는 빛이 좋을 리 없다. 서쪽 담장에서 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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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와 함께 티타임 外 1편 - 황성희
황성희젖소와 함께 티타임젖소의 무리들이 나타난 것은 오후 무렵.주차장을 가득 메운 젖소들은 느긋하게화단의 풀을 뜯고 인도 위로 배설을 한다.놀이터에 진을 친 사자들에겐 벌써 이름이 붙었다.서두르지 않으면 새로운 이웃이 늘어난다.저기요, 삼삼오오 주차장의 젖소들은 이상합니다.의문을 제기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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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꽃은 어디로 갔을까 外 1편 - 채향옥
채향옥은행꽃은 어디로 갔을까옛적 백정들은 죽기 전에잡은 소를 마름질하는 데 쓰는아주 작은 칼, 은행꽃을아들에게 물려주었다는데요마른침을 삼키며 물려주었다는데요뜨거운 말은 마른침과 함께 삼켰다는데요그리고는 소 울음을 울다 죽었다는데요봄이 되면 은행꽃이 피는데요옛적 아비가 삼켰던 말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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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지구 外 1편 - 전윤호
전윤호수몰지구자꾸 네게 흐르는 마음을 깨닫고서둘러 댐을 쌓았다툭하면 담을 넘는 만용으로피해 주기 싫었다막힌 난 수몰지구다불기 없는 아궁이엔 물고기가 드나들고젖은 책들은 수초가 된다나는 그냥 오석처럼 가라앉아네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하지만 예고 없이 태풍은 오고 소나기 내리고흘러넘치는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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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연애 外 1편 - 이경임
이경임아름다운 연애세계는 한여름 광장의 낡은 벤치나는 그곳에 걸쳐진 두꺼운 외투너무 어울리지 않아연애밖에 할 것이 없다내가 너에게 입 맞추는 순간집의 창문, 종려나무에 흘러내리는 빛,혹은 서늘하게 반짝이는 침엽수림나침반도 없이욕설도 찬사도 없이우리의 입술들을 반죽해서 빵을 굽고빵을 나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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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치 外 1편 - 송기영
송기영발치그이가 난 이래로 나는 죽 더부살이를 했어요. 남들은 운명이라 그러더군요. 기쁠 때나 슬플 때에도 그이는 나를 위해 일했지요. 가끔 단단하게 박힌 못을 뽑거나 소주병을 따 주기도 했고요. 또 옆집의 그녀를 씹을 때면 기꺼이 힘을 빌려 주기도 했어요. 그이는 참,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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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으로 간다 外 1편 - 백무산
백무산외곽으로 간다지구에 아직 태풍이 몰아치고 해일이 뒤집고폭설이 내려서 다행이다숲이 있고 사막이 있고 경이로운 것들이 있어 다행이다난 종종 별이 그리워 지구의 외곽으로 간다하늘의 별이 아니라내가 밟고 선 우주의 바다에 뜬 작고 푸른 별태고가 그리워서가 아니다그 먼 길을 다 걸어온인간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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