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프시프터(shapeshifter) - 송승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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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프시프터(shapeshifter)1)

 

송승언

 

 

 

 

  전생을 생각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들이 과거로 유폐되고 있었다 최초의 마을을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 담장을 따라 길어지는 시간의 형상을 바라보면 내가 어두워졌다 담장이 바람의 행로를 지시했기에, 계절은 나를 괴롭혔다 담장 아래 꽃이 피면 꽃이 되고 나비가 꽃에 앉으면 나비가 되라는 주문이 있어 외부를 상상할 수 없었다

  나의 방은 나를 가둘 만큼 넓지 못해서 너의 방을 떠돌았다 네가 원한다면 몸을 흔들며 커튼이 되고, 테이블과 의자가 되고 너의 손에 들린 피 묻은 나이프가 되는 일 그것이 문제가 되는가 내가 있기 전부터 여기 구속되어 있던 사물들인데 너의 손이 내게 닿으면 너의 손이 되어 너의 의자를 만지고 그 자리에 누가 앉을 것인지 의논하는 일

  너는 테이블에서 나이프를 진전시킨다 나를 삼키고 네가 되려는,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나 너는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문장웹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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