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혁 매란기 外 1편 - 고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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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혁 매란기

 

고찬규

 

 

 

『허삼관 매혈기』는 평등에 관한 이야기기라고 저자 위화는 말한다 평등에 관해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겠다

허삼관은 말 그대로 피를 팔아 장가도 가고 자식 새끼들도 키운다 피 한두 대접이면 몇 달을 쉬지 않고 땅을 파도 모으지 못할 돈을 쓸어 담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피가 어디 샘솟듯 마구마구 넘쳐날 것인가 그렇다면 누가 피를 살 것인가 한 번 팔면 석달은 쉬어야 함에도 그 기구한 삶이란 당신이나 나를 닮아 사나흘 만에 또 피를 팔아야 할 경우도 있다

대륙의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는 위화의 말마따나 평등을 추구하는 이 이야기에서 끝내 허삼관이 깨닫는 것은 자신의 몸에 나는 눈썹과 좆털 사이의 불평등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나기는 늦게 나도 자라기는 더 길게 자라나는 좆털의 갸륵한 위대함

 

〈최용혁 매란기〉는 알을 내다 파는 알량한 인간 최용혁의 이야기입니다 배경이 중국 대륙이 아닌 한반도 하고도 서천 어느 시골 동네로 스케일부터 다르고 최용혁이 직접 쓰는 이야기랍니다 이건 여담입니다만 혹 『허삼관 매혈기』의 옮긴이가 최용만인데 최용혁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지 마세요 최용혁은 최용만과는 본래 엮어볼래야 엮을 것이 없습니다 아무튼 병아리 몇 마리로 부터 시작된 이야기 〈최용혁 매란기〉는 이내 끝나버릴지도 모릅니다 요즘 농촌 현실이란 게 꼭 그렇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용산 바람

 

 

바다에 닿기까지는 강물입니다

바람이 더 큰 바람을 만나 파도가 됩니다

촛농처럼 흘러내리는 당신의 눈물

오늘에야 촛불 하나 더합니다

가장 밝은 거리가 되는 날은

가장 바람 많은 날

바람이 모여

바람이 되어

바람을 일으킵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입니다

거리가 이렇게 환합니다

종소리는

곧 들리겠지요  《문장웹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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