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월 외 1편 - 임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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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타월

 

 

임승유

 

 

 

 

    타월을 꺼냈다. 있은 지 한참 됐는데 쓸 데가 없어서 해변에 가지 않았고 오늘 아침에 꺼내 놓은 새 것 냄새가 났다. 오래된 냄새도 함께 났다. 오래 생각하면 오래 있게 될 거야. 어제 뜬 태양이 오늘 또 떠서 밝고 환하고

 

    부드럽고 부피가 있으며 흡수력이 뛰어나므로

 

    언제 끝낼지 모르는 언덕처럼 두 다리를 끌어당겨 한쪽으로 돌아누우면 언덕은 완만한 언덕

 

    언덕을 넘어서면 멀리 해변이 보였다.

 

 

 

 

 

 

 

 

 

 

 

 

 

반창고

 

 

 

 

 

    버리고 올게

 

    네가 무거운 것을 끌고 나간 후에 나는 저녁을 가장 사랑했다. 저녁은 무겁고 무엇보다도 전부였기 때문이다.

 

    어떤 색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네가 들어와 환하게 드러난 자리를 쓸고 닦는 동안 손가락으로 숲을 가리키면 숲은 더 들어가고 더 깊어져서 감자와 설탕을 먹었는데

 

    그만 일어나

 

    그런 말을 들으면 이제 감자가 한 알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기서 나가려면

 

    문을 열기만 하면 된다.

 

 

 

 

 

 

 

 

 

 

 

 

 

 

작가소개 / 임승유

2011년 『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문장웹진 201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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