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혼자 어두운 외 1편 - 구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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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오로지 혼자 어두운

 

 

구현우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지만 나의 방은 한 명 이상의 외로움이 있다

 

    앨범과 책은 저 혼자 쓰러지기도 한다 금이 간 지독한 꽃병의 무늬는 그렇게 완연하다

 

    극적인

 

    사건과 별개로 이불은 다른 형태로 구겨질 뿐 올바르게 펴지는 법이 없다 누군가의 침실이었던 나의 방에서 사랑을 나누는 일은 위험하다

 

    위로부터 잠깐 찾아온 소음이 평생 머문다

 

    나의 방

 

    한가운데

 

    제각각 그림자가 한데 모여 일렁인다 무섭게 따뜻한 기분 그건 어디엔가 있을 사람의 모양이다 만난 적도 없이 나의 방에서 나란히 함께 어두운

 

 

 

 

 

 

 

 

 

 

 

 

 

 

 

연찬

 

 

 

 

    송별회에서 너는 정말 떠난다고 했다 이따금 모든 게 끝인 것 같았으나 한 움큼 기다리는 게 여럿 있어 우리를 유예했다 더러웠지만 결백해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는 말을 너는 세 번 했다 연락해 네가 돌아보지 않았다 손발이 무거워져 놓고 가야할 서정이 있었다 우리는 저마다 흩어진 후였다

 

 

 

 

 

 

 

 

 

 

 

 

 

작가소개 / 구현우

2014년 《문학동네》로 등단.

 

   《문장웹진 2017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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