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운 [2015_차세대2차_시] 2월에 비는 외 3편 - 안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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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AYAF 2차 시부문 선정작 ]

 

 

2월의 비는

 

 


안태운

 

 

 

    2월은 자주 슬픔을 어겼다. 비가 내렸고 그 비는 풍경을 지키고 있었다. 너는 지나가고 있었다, 그 비처럼. 그것을 보면서 겨울을 변명하기는 쉬웠다. 내게 이마는 눕기 좋다고 했다. 2월은 비를 받고 있었고 그사이 너는 더 멀리 통과되고 있었다. 나무는 물을 흘리고 있었다. 규제가 헐렸고 그 틈으로 새가 날았다. 젖고 있다. 너는 계속 걷고 있었다, 2월의 빗속으로. 그러나 비는 효력이 없었다. 그 비가 2월을 어겼다. 네가 그 비를 어기듯이 걸어갔다. 너는 민담처럼 흩어져 갔다.

 

 

 

 

 

 

우리는 흐르는 자세를

 

 

 

    건축물을 감상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서 그것을 바라본다. 기둥이 많구나. 기둥은 늙었고 열을 지어 서 있었다. 그 사이로 산의 능선이 보이고 있다. 건축물은 구조만 남아 드러나 있다. 거기 있습니까. 안개가 퍼져 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지 않는 동안에도 시간은 흘러갈 것이었고 어느덧 그 둘은 지붕을 바라보고 있었다. 올라가려 한다. 두 사람은 기어오르고 있다. 기둥에 달라붙어서 그것을 토대로 올라간다. 지붕에 다다르고 있다. 이것을 해체할 겁니다. 두 사람은 지붕을 쳐낸다. 차례차례 그것을 부수고 있다. 파편은 떨어진다. 지탱해야 할 것들은 흩어져 내린다. 두 사람이 내려오자 바닥에는 지붕의 잔해만이 쌓여 있었다. 그러나 다시 건축물을 감상하고 있었다. 시간은 활동하고 있다. 시간이 시간을 맞이한다. 그러므로 두 사람은 기둥에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그들은 그것에 한쪽 귀를 대보고 있었다. 기둥 하나로 잇닿아 있다. 나란히 있다. 그러면 기둥은 들립니까. 울리고 있습니다. 울리는 것은 울리는 대로 지나간다. 흐르는 것은 흐르는 채로 사라진다. 서로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의 귀는 기둥의 양쪽 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기둥이 우리를 듣는다. 우리는 들리고 있다. 서로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흐르는 자세를 지닌다.

 

 

 

 

 

 


 

 

 

    고깃배가 흘러간다. 너는 배를 타고 있다. 물이 흐르고 있다. 너는 그것을 잡으러 이곳으로 온다. 노를 젓고 있다.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너는 눕는다. 하늘과 구름은 입체적으로 보이고 있다. 타령을 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나지 않았고 다만 아는 노래를 타령조로 불러 본다. 주위의 풍경을 가사로 변환하면서. 그러면서 주위를 고적하다고 느낀다. 주위가 멀어진다고 느낀다. 감각이 무뎌진다. 새 한 마리가 날고 있었네. 그러나 그 새는 이미 배에 착지한 후였고 너는 모로 누워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가 떨고 있었다. 이내 움직임을 멈춘다. 쓰러진다. 너는 그것을 만져 본다. 흔들어 보고 있었고 그러나 죽어가고 있었다. 또 한 마리가 배 위로 들이닥치고 있었다. 그것 역시 쓰러진다. 너는 그것들에게 숨을 내뱉는다. 천천히 불어 넣고 있다. 하지만 네 숨은 서서히 마취되어 갔고 너는 자책하고 있었다. 이 새를 살리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나. 그 사이 죽기 직전의 새들은 또 몰려오고 있었다. 무더기로 떨어진다.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그것들은 배를 가득 메운다. 배가 무거워진다. 배는 흘러간다. 그러자 이 모든 상황이 드물게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너는 왠지 안도감이 들었다. 너는 너를 깨워 본다. 깨우고 있다. 그러나 깨지 않았고 이번에는 새를 깨우고 있다. 계속 깨우고 있었다, 달래면서. 그만 일어나라고. 하지만 이건 그 누구의 꿈도 아니었네. 너는 흐린 눈앞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끝을 분간해 내지 못했다.

 

 

 

 

 

 

자재로

 

 

 

    자재는 운반을 필요로 한다. 자재가 운반되고 있다, 노동력으로. 여기서 저기로 필요가 불어나고 있다. 자전거가 도로 밑으로 돌진한다. 도로 위로 가스가 새고 있다. 그와는 별개로 운반은 반복되고 있다. 이 자재는 강도가 셉니다. 이것으로 기초를 세웁니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파동이 감지되고 있다. 국외에서는 난이 일어나고 있다. 밖에서 안으로 공간에 따라 빛의 증감이 이전된다. 그와는 별개로 필요는 망각되지 않는다. 필요는 운반되고 있다. 숲이 허물어진다. 필요 없이도 경기가 진행된다. 그와는 별개로 노동력이 이동하고 있다. 강이 가능하지 않게 된다. 자재로 자재의 원천을 깨뜨린다. 묘사할 수 없게 되었다.

 

 

< (선정평) [시] 2월의 비는 외 3편 >

 
    「2월의 비는」 외 3편은 주로 짧은 단문들로 이미지가 구성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이미지의 과정이라는 것은 이미지가 완결되어 있다기보다 항상 새로운 가능성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하나의 구문은 다음 구문의 유연함과 활성에 의해 정지하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해서 이미지의 능선과도 같은 개성적이고 탄성 있는 세계가 주조된다. 물성으로서의 ‘비’, ‘건축물’, ‘새’, ‘자재’의 세계가 시인의 확장된 감각의 회로를 통해 새로 태어나고 있다. (이수명 / 시인)

 

안태운 (시인)
 

– 1986년 전북 전주 출생. 2014년 『문예중앙』 등단.

 

   《문장웹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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